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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랜드 동굴사건에서 세월호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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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8-07-13 08:50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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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랜드 동굴사건에서 세월호를 본다

김영순 (재미동포)

최근 타이랜드의 축구소년들과 축구코치가 동굴에 갇혔다가 구조된 사건으로 몇 주 동안 세상이 떠들썩하였다.

이것은 11세에서 16세 사이의 타이랜드 축구소년 12명이 623일 코치의 인도를 받으며 타이랜드의 유명 관광지 탐루앙 동굴에 갔다가 갑작스러운 대홍수로 출입구가 막히는 바람에 10(4km)나 되는 길고 어두운 동굴에 갇혀서 2주일 넘게 사투를 벌인 사건이다.

이들 13명은 동굴을 탐험하던 영국 다이버에 의하여 갇힌 지 9일만에 발견되었고, 이 사실을 알게된 타이 정부는 즉시 해군구조대를 현장에 보내 구조를 시도하였다. 타이정부는 자신의 힘 만으로 빠른 구조가 불가능하자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하였다. 그러자 세계로부터 수많은 아이디어들이 인터넷에 쇄도하였고, 중국, 오스트랄리아, 미국, 영국 등 많은 나라에서 전문가들이 자원하였다. 그리하여 동굴전문가들, 산악등반인들, 전문 다이버들을 포함한 1000여 명이 소년들의 구조에 투입되었다. 구조대는 목숨을 걸고 물과 시간과 싸우면서 8일에 4, 9일에 다른 4, 10일에 5, 하여 갇힌 지 17일만에 전원구조라는 쾌거를 이루었다. 25세의 코치는 물론 끝까지 아이들의 안전을 위하여 애쓰다가 맨 마지막에 구출되었다.

산소 부족으로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던 이들 13명이 완전구조되었다는 소식이 보도되자 온 세계 사람들은 너도나도 가슴을 쓸어 내리며 안도의 숨을 쉬었고 감동과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국가와 인종을 초월한 생명존중의 마음으로 세계가 하나된 순간이었다.

나는 동굴소년 전원이 구조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접하면서 아무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울부짖으며 발을 구르는 부모들앞에서 죽어간 세월호 아이들이 생각나서 슬펐다.

세월호가 기울기 시작했을 때 선원들이 승객들에게 모두 갑판으로 피신하라고 방송 한번만 해주었어도, 선장이 끝까지 배에 남아 제대로 된 지휘만 해주었어도, 우리 정부가 즉시 구조대를 현장에 보내서 배의 창문만 깨주었어도, 언론이 정부가 구조를 잘하고 있는 듯이 거짓보도만 하지 않았어도, 해양청이 민간잠수부들과 구조대들의 접근을 막지만 않았어도, 이들 중 하나라도 실행되었더라면 초기대응으로 승객 전부는 아니더라도 많은 이들이 살 수 있었을 텐데 라고 생각하니 분노가 치밀었다. 우리의 정부가 타이정부처럼 신속한 구조를 시작했더라면 세월호 아이들은 거의 다 구조되었을 것이고, 기대에 못 미쳤다고 하더라도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에 우리가 더는 괴로워히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이다.

세월호참사에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에 분노했지만 최근 보도된 참사 후의 후속조치라는 것이 더 절망스럽고 기무사가 대통령에게 올렸다는 제언은 참담하기 그지없다. 기무사 요원 60여명으로 구성된 세월호 TF요원들은 유가족들을 사찰한 뒤 세월호를 인양하면 사고원인들이 들어나 정권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배 인양을 막기 위해 대통령이 눈물담화를 하고 거짓여론을 조작하도록 청와대에 조언하였다고 한다. 이는 유족들뿐만 아니라 국민들을 기만한 반역적 범죄행위가 아닌가?

박근헤는 정부의 첫째 의무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것임을 모르지 않았을 터인데, 아이들을 구할 수 있었던 시간에 아무것도 하지 않아 모두 공포속에서 죽어갔다. 이것이 고의적인 살인과 무엇이 다른가? 아이들이 죽어야만 정권유지에 도움이 되었던가? 박근혜의 사람들에게는 변태대통령의 권력유지로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는 것 외에는 눈에 보이는 게 없었던 게 분명하다.

박근혜는 며칠후 담화에서 실제로 아이들이 이름을 부르며 누가 보아도 가짜로 보이는 눈물을 보이고 자리를 급히 떴다. 갑지기 광주항쟁 당시 자기 국민을 북의 사주를 받은 폭도로 몰아 무차별적으로 살륙하게 한 전도환에 항거하는 시민군들이 생각난다. 시가지를 달리던 그들의 트럭에는 전두환 찢어죽여라는 분노의 구호가 펄럭이고 있었다.

박근혜 적폐정권의 무책임과 무개념에 분노한 촛불의 힘에 밀려 정권을 잡고 적폐청산을 약속한 문재인 정권은 지금이라도 세월호참사의 진상을 똑바로 밝히고 사건을 악화시킨 자들의 책임을 철저히 물어 희생자와 유족들의 한을 풀어주고 국민들의 분노를 달래주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땅에 다시는 이런 부끄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람을 살리는 데 촛점을 맞춘 상식적인 정치를 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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