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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코레아뉴스 | 제주 4.3의 ‘완전한 해결’ 약속한 문 대통령 “진상규명·명예회복 후퇴하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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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8-04-03 19:07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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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제70주년 제주 4·3 추념식이 거행되는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 평화공원 위령제단에서 추념사를 하고 있다.ⓒ뉴시스

 

제주 4.3완전한 해결약속한 문 대통령 진상규명·명예회복 후퇴하지 않을 것

 

슬픔에서 기억으로, 기억에서 내일로” 70년 시린 상처 보듬은 제주 4.3 추념식

  남소연 기자 민중의소리

 

무고한 민간인들이 제주에서 학살된 지 70년이 됐다.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됐던 꼬마들은 어느새 머리 희끗한 노인이 되어 지팡이를 짚고 제주 4.3 평화공원을 찾았다. 부모의 이름이 적힌 비석을 쓰다듬다 주저앉아 통곡하던 이는 제주말로 '속숨허라(말하지 말라)'는 세월을 온몸으로 견뎌왔다. 4.370년 전 과거에만 갇혀있는 불행한 '사건'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다.

 

3일 제주 4.3 평화공원에서는 제70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이 열렸다. 추념식의 주제는 '슬픔에서 기억으로, 기억에서 내일로'. 침묵과 슬픔 속에만 갇혀있던 오랜 기억 속의 고통을 끄집어 내 분명한 역사로 기억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국가권력이 가한 폭력 인정하고 공식 사과한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제70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이 열린 제주특별자치도 제주4·3 평화공원에 입장하고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70주년 제주 4·3 추념식이 거행되는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 평화공원 위령제단에서 추념사를 하고 있다.ⓒ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제70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이 열린 제주특별자치도 제주4·3 평화공원에 입장하고 하고 있다.ⓒ뉴시스


이날 추념식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는 12년 만에 참석해 그 의미를 더했다. 지난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념식에 참석한 이후 두 번째다. 또 대통령 내외가 4.3 추념식에 참석해 분향과 헌화까지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4.3을 상징하는 동백꽃을 희생자들에게 바쳤다.

 

문 대통령은 추모사에서 제주 4.3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함과 동시에 철저한 진상규명을 약속했다. 또한, 제주 4.3에 대한 완전한 해결 의지를 보였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저는 오늘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을 약속한다. 더 이상 4.3의 진상규명과 명예 회복이 중단되거나 후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가권력이 가한 폭력의 진상을 제대로 밝혀 희생된 분들의 억울함을 풀고, 명예를 회복하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장내에 있던 4.3 생존 희생자들과 그 가족들은 큰 박수를 보냈다.

 

4.3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진상규명 노력은 김대중 정부 때부터 시작됐다. 김대중 정부는 4.3 진상규명특별법을 제정하고 4.3위원회를 만들었다. 이후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4.3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처음으로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러나 이명박·박근혜 정권에 들어서는 4.3을 둘러싼 이념 논란만 부각시키는 등 화해와 치유에 대한 활동은 사실상 중단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4.3 추념식에 참석하지 않았고, 극우 단체들은 앞장서서 4.3'좌파 폭동'이라고 강변했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극우보수 세력은 오늘도 여전히 이 같은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처럼 4.3을 왜곡하는 일부 세력에 대해서는 단호한 어조로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아직도 4.3의 진실을 외면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직도 낡은 이념의 굴절된 눈으로 4.3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다""이제 우리는 아픈 역사를 직시할 수 있어야 한다. 낡은 이념의 틀에 생각을 가두는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두 함께 눈물 흘린 4.3 추념식


제70주년 제주 4·3 추념식이 거행되는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 평화공원 위령제단 앞 객석에서 한 4·3 유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70주년 제주 4·3 추념식이 거행되는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 평화공원 위령제단 앞 객석에서 한 4·3 유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뉴시스

 

이날 추념식에는 4.3 생존자 및 유족, 4.3 범국민위원회 등 15천여 명이 참여해 4.3 영령을 추념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특히 4.3 희생자 유족들이 연단에 서서 편지를 낭독하자 많은 이들이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4.3으로 아버지와 큰 오빠를 잃은 이숙영 씨는 한을 품고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는 편지를 낭독했다.

 

이 씨는 "굳은 신념과 열정으로 교육에 헌신하던 아버지가 4.3으로 끌려가 사라봉 기슭에서 총살당하시던 날, 산등성이 맴돌던 까마귀의 구슬픈 울음소리를 저 하늘은 기억하고 있다""'착한 사람을 왜 학살했는지 밝혀달라' 누구에게도 물어볼 수 없는 44살 어머니는 안으로 눌러둔 울분을 밤이 되면 쏟아내 흐느꼈다"고 회상했다.

 

이 씨는 "제주도 최초로 교악대를 창단하며 음악 교육에 앞장섰던 큰 오빠가 예비검속으로 끌려가 바다에 수장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던 날, '아이고 집안의 주춧돌이 무너졌다. 우리 어떻게 살아갈꼬' 땅을 치던 어머니의 그 애끊는 통곡을 저 바다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아픈 단어들을 가슴에 새긴 채 숨죽이며 살아온 70. 죄 없이 가신 님들이여. 이 땅에 진정한 평화가 찾아오는 날 마디마디 맺힌 한을 풀어놓으시고 편히 잠들라"고 애도했다.

 

추념식은 모든 참석자들이 4.3을 소재로 한 노래 '잠들지 않는 남도'를 제창하며 마무리됐다. 이 곡은 제주 4.3 희생자 유족회의 공식 지정곡이었지만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위령제와 추념식에서는 불리지 않으면서 '금지된 곡'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추념식이 끝난 뒤 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행방불명인 표석 및 봉안실을 찾아 4.3 영령들의 명복을 기렸다. 문 대통령은 행방불명인 표석에 동백꽃을 놓았고, 봉안실에서는 술을 올리며 4.3 정신을 되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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