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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1-02-18 19:05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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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군사훈련을 꼭 해야 하나?

허 상 수 : 자주시보

*다른 백년 ‘허상수의 전환시대의 새로운 질서 만들기基’에 올라온 글을 아래에 소개한다. (편집자 주)


 

지난 1년 이상 돌림병이 여전히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이 전쟁판 같은 엄청난 불안과 공포, 위험에도 불구하고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꼭 해야 하나? 한국과 미국 군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만연이라는 대위기상황에도 불구하고 3월 둘째 주부터 9일간 한미연합훈련을 실시키로 했다. 참으로 어이없고 부질없는 짓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번 한미연합군사훈련은 실제 병력이 투입되는 야외 실기동훈련(FTX, Field Training Exercise)이 아니라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되는 연합지휘소연습(CPX, Command Post Exercise)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그 훈련 규모와 훈련 계획 등 세부사항은 양국 군부 간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 한미연합군사훈련은 사전연습인 연합지휘소훈련(CCPT, computer-simulated Combined Command Post Training)에 이어 위기관리참모훈련(Crisis Management Staff Training, CMST)이 진행되어 1부는 5일간, 2부는 4일간 실시된다.

 

그동안 한미 양국은 이런 군사훈련을 매년 연례행사로 실시해왔다. 특히 주목할 점은 키리졸브 연습, 독수리 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 비질런트 에이스 연합공중훈련 등이 연중 계속 이어져 왔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한미 양국은 연중 한 차례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게 아니라 이런저런 이름으로 수시로 군사훈련을 해왔다는 데 있다. 그리고 지난 몇 년간 실시와 연기, 미실시를 반복해 온 한미군사훈련의 사례부터 살펴보자.

 

키리졸브 훈련은 2018년 3월에 실시되었으나 2019년엔 연합지휘소 훈련으로 축소되어 실시되었다가 2020년에 코로나19 악화로 무기 연기되었다. 그리고 이번 2021년 3월에 컴퓨터 시뮬레이션방식으로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수리훈련은 2018년 4월에 실시되었으나 2019년 폐지되었고, 2020년 8월에 규모를 축소하여 실시되었다.

 

을지프리덤가디언연습은 2018년 중단되었다가 2019년 8월에 연합지휘소훈련으로 대체되었고, 2020년 8월에 10일간 규모를 대폭 축소하여 실시했다.

 

비질런트 에이스 연합공증훈련은 2018년 12월에 다른 훈련으로 대체되었다. 그리고 2019년에 아예 연기되었고, 2020년 4월에 4일간 실시되었다. 이런 군사훈련은 1년에 전반기화 후반기에 실시되어 온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남북갈등이 고조되던 때나 남북대화가 진행되던 때나 가리지 않고 한미동맹을 내세워 한미연합 군사작전을 연습해 왔다. 이게 대한민국이 불완전한 주권국가임을 너무나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군사훈련 실시와 연기, 폐지, 대체 현황에 관해 나타난 특징을 살펴보자. 첫째 이번 2021년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 통일부뿐만 아니라 외교부에서도 이런저런 방식으로 이견을 보여 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그러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현재와 같이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어보자고 생각했다면 그 어떤 이유를 들더라도 한미연합훈련을 연기했어야 마땅할 것이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는 지난 1월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한미연합군사훈련과 첨단무기 반입 중단을 요구했다. 김정은 총비서의 요구는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성사와 4·27판문점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에 비추어보아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특히 9·19 군사합의에 의해 군사분계선에 존재했던 양쪽 전방초소들을 파괴한 이후 아무런 군사 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에 비춰보아도 한미군사훈련을 이 시점에서 강행해야 하느냐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둘째, 이번 2021 한미연합군사훈련은 전시작전통제권의 한국으로의 전환과 매우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과 미국 두 나라는 이번 한미연합군사훈련에서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 Full Operational Capability)을 검증해야 한다고 전해진다. 2020년 후반기에 실시되었던 한미연합군사훈련에서 완전운용능력을 검증해야 했으나 사실상 무산되어 예행연습만 실시되었다. 따라서 한국은 이번 상반기 연합군사훈련을 통해 완전운용능력을 검증하길 원하고 있다. 한국 정부가 2021년 완전임무수행능력(FMC, full mission-capable) 검증까지 완료하여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완료하려면 이번 상반기 훈련과정에 완전운용능력 검증을 완료해야 하는 사정이 있다. 즉 한국군은 북한의 반발 등을 감안하여 훈련 규모를 축소하더라도 완전운용능력 검증을 이번 훈련에서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 주장대로 별도의 시기에 별도 방식으로 얼마든지 검증할 수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고 본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전시작전통제권을 전환한다면서 굳이 한국군과 미군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연합군사령부를 구성, 운영해야 하느냐는 의문은 가시지 않는다.

 

셋째, 한미 양국 군부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후 구성, 운영될 한미 미래연합사령부의 전시 지휘통제소 위치를 둘러싸고 견해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한국군은 수도방위사령부가 관할하는 남태령의 B-1 문서고를 전시지휘소로 선호하고 있고, 이미 몇 년 전부터 이를 위한 리모델링 작업을 해왔다. 그러나 미군 측은 이 전시지휘소를 성남시 미군 전용 핵 ‘CP 탱고, CP TANGO, Command Post Theater Air Naval Ground Operations; TANGO탱고’를 사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이 핵벙커는 구글 지도에 위치가 노출된 이 미군전용 지휘통제소이다. 한국군이 전시작전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말하려면 한국군이 원하는 장소나 위치에 전시지휘소를 설치, 운영하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 아닌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넷째, 이런 한미연합군사훈련 실시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해 한미 간 견해차가 존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미군측은 코로나19 등 이유로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 검증을 뒤로 미루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한국 측은 아예 그런 이류로 한미연합군사훈련 자체를 연기하자는 주장을 왜 펴지 못하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네 가지 의문조차 풀지 못하고 있으면서 안보공백 타령이나 하면서 자주국방을 말하는 게 우습지 않은가 묻고 싶다.

 

끝으로 묻는다. 이제 대한민국은 한미군사동맹이 우선인가 민족 간 교류와 협력이 우선인가 여부를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언제까지 미국이 원하면 국토 어디에서라도 미군을 위해 군사기지를 제공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응답할 수 있는 때가 왔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한미군사동맹만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필수조건인가? 그렇다면 남북대화나 남북교류와 협력은 접어야 하는가? 아니면 이제 한미군사동맹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남북관계 개선과 도약을 통해 한반도 평화 대전환을 추구하는 게 민족문제 해결의 급선무라는 가치전환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즉 한반도 평화 대전환은 모든 국정 목표의 우선 목표요 대상이어야 한다.

 

이제는 대한민국이 명실상부한 주권국가임을 증명해 보여야 할 때이다. 대한민국이 명실상부한 주권국가임을 증명하려면 군사주권, 전시작전통제권을 미국으로부터 어서 빨리 회수해야 할 것이다. 70년이나 철 지난 한미군사동맹의 낡은 신화로부터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 저자 허상수는 현재 한국사회과학연구회 이사장이며 성공회대 교수, 대통령 자문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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