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못난이- 백성공주야! 우리가 있는 곳이 광화문이잖아? 그런데 광화문 옆에 있는 일본대사관이 요즘 시끌시끌하더라? 무슨 일이야?
백성공주- 저기 봐봐! 대학생들이 일본에 항의하고 있어서 그런 거야.
정치못난이- 일본대사관에 항의하고 있다고? 뭐 때문에?
백성공주- 일본이 4월 13일 각료회의에서 엄청난 결정을 했거든. 글쎄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방사성 물질로 오염된 물을 바다에 그냥 방류하겠다는 거야.
정치못난이- 아, 그 뉴스 봤어. 2년 뒤부터 향후 30년에 걸쳐서 125만 톤의 오염수를 방출한다더라. 그거 때문에 항의하는구나? 그런데 후쿠시마 오염수가 그렇게 위험하지 않다는 얘기도 있던데?
백성공주- 뭐? 제정신이니? 누가 그러는데?
정치못난이- 일본대사관 홈페이지 보니까 그렇게 쓰여있더라고. “일본 국외를 포함해, 건강이나 환경에 피해를 주는 조치는 절대 취하지 않습니다”라고 말이야. 박유하라는 사람도 “일본은 사람들의 건강을 해칠 걸 알면서도 강이나 바다에 오수를 흘려보내는 파렴치한 공장주 같은 나라는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에 그러려니 한다”라고 하더라고.
백성공주- 에이 뭐야. 일본 사람들 주장을 가져오면 어떡하니?
정치못난이- 아니, 일본 사람 말고도 방사능 전문가들도 ‘방사능 오염수를 희석해서 방류하는 게 상식이다’, ‘거대한 바다에 희석되면 생선 한 마리에 몇 개의 방사성 물질 원자가 들어있겠냐’ 뭐 이런 식으로 얘기하던데?
백성공주- 이것들이 일본 돈을 먹었나 아니면 벌써 후쿠시마 방사능 물을 마셨나... 이미 머리가 헷가닥 한 것 같은데? 그렇게 안전하면 지들끼리 먹으면 되겠네.
정치못난이- 아니, 그렇게 감정적으로만 말하면 대화가 안 되잖아. 일단, 일본은 오염수를 방류하기 전에 오염물질을 제거하거나 희석하겠대. 그러면 되는 거 아냐?
백성공주- 정치못난이야 일본이 제대로 정화할 수는 있다니?
정치못난이- 엥? 일본이 지금 정화하고 있는 거 아냐?
백성공주- 일본은 다핵종제거설비(Advanced Liquid Processing System, ALPS) 줄여서 알프스라고 하는데 이 알프스로 오염수에서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겠다고 말하고 있어. 그런데 2021년 3월 발간된 일본 경제산업성 보고서를 보면 알프스로 정화를 했는데도 오염수의 73%에서 방사성 물질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정치못난이- 엥? 뭐야? 그럼 알프스로는 정화가 안 되는 거야?
백성공주- 그렇지. 일본이 하겠다는 알프스는 실패했어. 애초에 삼중수소 같은 건 제거할 방법 자체가 없고. 그런데, 뭐? 앞으로 오염물질을 제거해서 방류하겠다고? 2011년에 후쿠시마 사고가 난 뒤 10년이 지나는 동안 하지 못할 걸 갑자기? 퍽이나 잘하겠다.
정치못난이- 아니, 백성공주야. 결국 방사성 물질은 농도 문제인 거잖아? 그런데 생각해봐. 바다가 얼마나 넓니? 바다에 방류하면 충분히 희석되지 않겠어? 일본이 그렇게 주장하던데?
백성공주- 일본 정말 또라이 아냐? 날강도 양아치야? 그럴 거면, 공장 폐수를 방류해도 어차피 물에 희석되는데 뭐 하러 정화하니? 아무리 위험한 독극물도 다 바다에 버리면 되겠네?
정치못난이- 물론 환경에 좋진 않겠지. 하지만 아무래도 농도가 낮으면 영향이 미미할 거 아냐? 확률도 낮고.
백성공주- 방사성 물질은 오랫동안 변형되거나 사라지지 않고 존재하는 물질이야. 그렇게 존재하는 동안 꾸준히 방사선을 방출한다고. 방사성 물질은 반감기라는 게 있는데 삼중수소는 12.3년, 스트론튬은 28.7년 정도나 돼. 반감기가 길어 수명이 긴 핵물질일수록 자연계를 떠돌다 인체로 흡수될 가능성이 크겠지. 그래서 이 오염수를 그냥 방류하는 게 아니라 충분히 오랫동안 보관해서 방사성 물질을 줄이거나 제거해야 안전한 거라고.
정치못난이- 하지만 어쩌겠어. 후쿠시마 오염수가 있는데 그걸 언제까지고 가지고 있을 수 없잖아. 어떻게 처리하긴 해야 할 거 아냐?
백성공주- 정치못난이야. 방사성 물질을 꼭 바다에 방류해야 하는 건 아냐. 다른 처리 방법도 있다고.
정치못난이- 엥? 방류하는 거 말고도 다른 방법이 있었어?
백성공주- 그래. 일본의 ‘원자력시민위원회’는 대형 탱크 보관 방법과 고체화 보관 방법을 제시했어. 대형 탱크 보관이란 건 말 그대로 대형 탱크를 만들어서 오염수를 보관하는 거야. 방사성 물질은 서서히 물질이 붕괴하기 때문에 장기간 보관하면 방사성 물질이 제거되기도 하거든. 고체화 방법은 오염수를 시멘트와 섞어서 고체로 만드는 거야. 그 뒤에 탱크 안에 보관하는 방법이지. 그러면 삼중수소나 이런 것들을 차단할 수 있다는 거야.
정치못난이- 시멘트랑 섞는다고?
백성공주- 그래. 이게 미국에서도 핵폐기물을 고체화 방법으로 관리하고 일본에서도 이 방법으로 폐기물을 처분하고 있어. 그래서 그렇게 처리하면 되는 거지. 그런데도 일본이 그냥 바다에 방류하기로 한 건 단지 그게 비용이 싸기 때문이야. 환경이나 건강, 안전을 생각한 게 아니라고. 그러니까 일본이 무턱대고 바다에 방류하겠다는 게 얼마나 무책임한 민폐니? 테러라고 할 수 있지.
정치못난이- 그렇구나. 그런데 원자력 발전소를 운영하면서 생긴 방사성 물질을 희석해서 바다에 방류하는 건 일반적인 방식이라고 하던데 ? 그런데 왜 일본만 유독 안 된다는 거야?
백성공주- 정치못난이야. 일반적으로 원전을 운영하면서 나온 물도 물론 좋진 않겠지. 그래서 세계적으로도 탈원전을 하자고 하잖아. 하지만 그중에서도 일본의 오염수가 특히 위험한 건 지진과 쓰나미로 원자로가 녹아버리는 이른바 멜트다운이 된 원자로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지.
정치못난이- 아, 그럼 일본의 오염수는 다른 원전에서 나오는 물과는 달라?
백성공주- 일반적인 원전에서는 냉각수가 핵연료봉에 닿을 일이 없어. 그런데 후쿠시마는 핵연료봉에 직접 닿아 오염된 물이라 훨씬 더 인체에 더 유해한 방사성 물질이 많다고. 그래서 후쿠시마 오염수에서는 다른 정상 원전에서는 잘 발견되지 않는 세슘 137, 아이오딘 129, 스트론튬 90 등이 검출되는 거야.
정치못난이- 헐, 그럼 훨씬 심각한 거네.
백성공주- 그래. 이 물질이 건강에도 얼마나 안 좋은데. 스트론튬은 골수암, 백혈병 유발하는데 후쿠시마 오염수에선 기준치의 최대 2만 배까지 검출됐다고. 세슘 137이나 요오드 129도 최대 10배 가량 검출됐어. 그런데도 건강과 안전을 우선하기보다 돈이 덜 들어간다고 해서 바다에 방류한다는 게 말이 되니?
정치못난이- 그렇구나. 난 그냥 방류하면 되고, 그러면 농도가 희석되니까 다 괜찮을 줄 알았는데...
백성공주- 지금 일본이 가지고 있는 오염수는 125만 톤인데 이게 끝이 아니야. 이 오염수가 지금도 하루 평균 170톤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그러니까 일본이 바다에 방류하게 되면 한두 번에 그치는 게 아니라 계속 방류하게 될 거라고. 이렇게 문제점이 많은데도 일본은 무조건 오염물질 제거할 거니까 괜찮다고만 말하면서 무조건 방류하겠다고만 통보하고 있어. 이게 말이 되니?
정치못난이- 듣고 보니 이 정도면 걱정이 될만한데? 일본은 자기들만의 문제도 아닌데 무조건 방류하겠다고만 하지 말고 여러 다른 나라들의 의견도 들어서 가장 안전한 방법을 찾는 게 맞을 것 같은데?
백성공주- 그래. 그런데 일본은 “한국과 중국 따위의 항의는 받지 않겠다” 뭐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잖아.
정치못난이- 와, 완전 미쳤네. 그렇게 무시하고 넘어갈 일이 아니지!
백성공주- 문제는 미국도 일본 편을 들고 있다는 거야. 토니 블링컨이라는 미국 국무장관은
“우리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처리수를 처리하는 결정을 투명하게 노력하려는 일본에 감사한다”라고 하더라.
정치못난이- 아하, 미국이 일본을 감싸고 도네. 그래서 일본이 방류한다고 당당하게 나오는구나?
백성공주- 그래. 일본의 뒷배엔 미국이 있어. 그렇게 투명해서 안전하면 미국 지네 나라에다가 뿌리라고 하지? 그러고도 우리 동맹이라고 할 수 있어? 정말 너무한 거 아냐?
정치못난이- 사기꾼들이잖아? 그런데 어쨌든 미국이 일본 편을 드니까 우리로선 골치 아프게 됐네.
백성공주- 그래서 우리나라 정부의 역할이 중요해. 미국이 알아서 중재해줄 거라고 쳐다보기만 해서는 일본의 방류를 막을 수가 없을 거라는 거지.
정치못난이- 그럼? 우리가 뭘 할 수 있는데?
백성공주- 일본에 강경하게 대응을 해야지. 일본이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도쿄올림픽에 불참하는 건 어떨까? 지금 조건부로 연장한 한일 지소미아를 파기하거나 필요하다면 일본과 외교관계를 단절하기라도 해야 하지 않겠어?
정치못난이- 외교 관계 단절까지?
백성공주- 필요하면 그런 것도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지. 그만큼 일본의 방류를 어떻게 해서든 막는 게 중요하니까. 일단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하면 그걸 회수할 수는 없잖아.
정치못난이- 그래. 나중에 가족이 아파서 병원을 갔는데 피폭을 당했다는 진단을 받으면 정말 너무 화가 나고 슬플 거 같아. 그때 가서 후회해도 늦는 거니까. 백성공주야, 그러면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백성공주- 지금 대학생들이 일본 대사관 앞에서 열심히 싸우고 있어. 화요일에는 대학생들이 단체로 삭발까지 하면서 일본에 항의하기까지 했다고.
정치못난이- 와, 정말 애국자들이네!
백성공주- 그래서 우선은 이 대학생들을 응원하고 대학생들이 요청하는 활동에 동참하면 좋을 것 같아. 무엇보다 범국민대회가 이번 주 토요일에 열릴 예정이래. 이 집회에 함께 하면 좋겠어.
정치못난이- 좋아! 나도 일본에 할 말은 해야겠어! 너희의 만행을 단죄하려는 우리 민족의 목소리를 들어라!
* 방사성 물질을 바다에 버리겠다니, 일본이 미쳐 날뛰고 있네요. 우리 국민이 나서서 일본에 본때를 보여주자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