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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코레아뉴스 | 비전행 장가수 안학섭 , 동지들이 있는 곳에서 묻히고 싶다! 제3국 거쳐서라도 반드시 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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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5-11-26 19:14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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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 4개월 동안 옥고를 치룬 비전향 장기수 안 학 섭 선생 

안학섭 “동지들이 있는 곳에서 묻히고 싶다...제3국 거쳐서라도 반드시 갈 것”


김 영 란 기자  자주시보  11월 26일 서울 


 

“제3국을 거쳐서라도 반드시 가겠다.”

 

비전향장기수 안학섭 선생이 지난 20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이날 안 선생은 불교인권상을 받았다. 

 

안 선생은 수상 소감으로 “(나에게) 불교인권상을 주는 것은 분단시대에 파묻힌 인간의 존엄성을 끊임없이 외치라는 뜻”이라며 “오늘의 이 기쁨을 여기 오신 여러분, 오늘 오지 않으셨더라도 반미투쟁과 조국통일을 하는 사람들과 제국주의를 반대하는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라고 말했다.

 

불교인권상 선정위원회는 “비전향장기수 안학섭 선생은 6.25전쟁의 포로임에도 당시 우리 정부는 제네바협약에 의한 인도적 송환을 하지 않았다. 이후 종신에 가깝도록 국가보안법을 적용해 42년 4개월 동안 감금했다. 96세인 현재도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에 인간의 신념을 법으로 통제해서는 안 된다는 인류애를 받들어 제31회 불교인권상 수상자로 선정했다”라고 밝혔다.

 

▲ 불교인권상을 받은 안학섭 선생(앞쪽 왼쪽), 불교인권공로상을 받은 박정훈 대령(앞쪽 오른쪽)과 불교인권위 관계자들.  © 김영란 기자

 

수상식 이후 인터뷰를 했다.

 

2000년 6.15남북공동선언 이후 비전향장기수를 송환할 때 안 선생은 북한으로 갈 수가 있었다. 하지만 당시 안 선생은 “남쪽에 미군이 점령하고 있는데 어떻게 이 땅을 떠날 수 있느냐, 미군이 나갈 때까지 투쟁하겠다”라며 북한으로 가지 않았다.  

 

북한으로 송환을 가지 않고 남쪽에 남으면서 반미투쟁을 한 이유에 관해 묻자 안 선생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해방될 때 (미국이) 정말 은인인 줄 알았다. 그런데 맥아더가 포고령을 선포하는 것을 보면서 뭔가 잘못 돌아간다고 그때부터 느꼈다. 그래서 ‘이건 식민지가 그대로 지속되는구나’라는 느낌을 받으면서 그때부터 반미운동을 했다. 2000년 송환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안방에 도둑놈이 들어왔는데 안방을 내주고 내가 북으로 간다’는 것에 내 양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이재명 정부 들어 송환을 요구한 것에 대해서 안 선생은  “그때(2000년도)는 내가 활동을 할 수 있고, 말도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나도 느끼는데 말도 어눌해지고 자꾸 잊어버린다. 아, 이제 쓸모가 없게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몇 차례 응급실에 갔다가 깨어난 적도 많다. 여기 있으면 오히려 내가 짐이 된다고 생각했다. 여기는 땅은 내 땅이지만. 내 나라가 아니다. 그렇다면 생사고락을 같이하던 동지들이 북에 다 있는데 나도 같이 가서 묻혔으면 좋겠다. 어떻게든 나를 보내 달라, 혼자라도 가겠다, 가다가 총 맞아 죽으면 거기 묻어주겠지라고 이야기를 했더니 송환추진위가 만들어졌다"라고 답했다.

 

고령인 안 선생은 몇 번 위급한 상황을 맞았다. 그래서 송환추진위는 안 선생을 하루라도 빨리 북한으로 보내드려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안 선생은 지난 8월 20일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가려고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최근에는 제3국을 통해서라도 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안 선생은 “정부에서는 자기들이 보내겠다고 아주 장담을 한다. 우리가 보내줄 테니까 조금만 참으라고 한다”라면서 “정부가 말만 하고 지연시키는 것 같아서 다른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다가 송환추진위가 제3국 경유 방법을 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 선생은 “내 나이의 한계가 있다. 지금도 졸도할 때가 있다. 그래서 며칠 더 살지 모르는데 죽어서 가는 것보다 기왕에 살아서 가서 (북한의 변모한 모습을) 단 1초라도 보고 죽었으면 하는 희망이 있다”라며 송환의 절절함을 밝혔다. 

 

제3국을 경유해서라도 반드시 가겠냐는 기자의 질문에 선생은 “그렇다. 그리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내 이념의 고향이다. 내 출생지는 강화도지만 이념의 고향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말했다.

 

안 선생은 남북관계에 대해 “남북관계의 모든 걸 중단하고 파괴한 것은 남쪽이다. 그래서 북이 지금 정부를 만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전례가 있지 않은가. 남북관계에서 남쪽이 북한을 속인 경우가 있다. 합의를 파기한 것도 남쪽인데 북이 당장 대화에 나오겠는가. 나도 북이 지금 대화에 나오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송환추진위 공동대표인 이적 목사는 “통일부가 안 선생 송환 문제를 남북관계 개선과 자꾸 연결해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상태로는 정부 간 대화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통일부가 앞에 나서면 안 된다고 말했다. 민간단체가 나서는 것이 맞다고 전달했다”라고 덧붙였다.

 

제3국 경유 송환에 대해서 통일부도 알고 있다며, 통일부가 방법을 찾아보고 있으니 올해 말까지 기다려 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 목사는 “송환추진위는 제3국 경유 송환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고 있다. 중국, 러시아 등에 의사를 타진했다. 안 선생이 제3국을 거쳐 송환되시면 송환추진위가 북까지 모셔다드렸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 젊은 청년들과 불교인권상 수상자들.  © 김영란 기자

 

한편 안 선생 이외에 양원진·박수분(박순자)·김영식·양희철·이광근 선생이 송환을 요구하고 있다. 이중 박순자 선생은 얼마 전 타계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3일 튀르키예로 가는 공군 1호기에서 비전향장기수의 송환문제에 관해 “북한으로, 자기 고향으로 가겠다는 걸 뭘 막느냐”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경색된 남북관계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화, 교류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하지만 비전향장기수 선생의 송환 문제를 언급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하나의 방도로 송환 문제를 대해서는 안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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