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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 이제 그만 헤어져] 국보법 사건의 최후변론 : 피고인은 무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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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8-12-28 16:37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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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이소아 변호사(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


[국가보안법 이제 그만 헤어져] 국보법 사건의 최후변론 : 피고인은 무죄입니다

 

이소아 변호사(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민중의소리 

 

우연한 기회에 두 건의 국가보안법 사건 변호를 맡게 되었다.

 

첫 번째는 2014년 봄에, 두 번째는 2017년 봄에. 첫 번째 사건의 당사자는 대학교 1학년 때 선배들의 권유로 통일캠프를 참가했던 것을 가지고 군검찰이 국가보안법 위반(찬양고무·이적동조) 등으로 기소했다. 대학생 통일캠프 잉여로운 여름은 가라!’에서 일률적으로 받았던 노래자료집 등이 이적표현물인데 소지하였다는 것과, 평양의 상황에 대한 설명이 담긴 강연자료집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였다.

 

두 번째 사건의 당사자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본인이 운영하는 인터넷 까페에 당시 정권들의 정책 혹은 대북정책을 비판하는 취지로 인터넷 기사를 긁어 게시한 것이 문제가 되어 국가보안법 위반(찬양고무·이적동조) 등으로 기소되었다. 그 내용 중 상당 부분은 이명박·박근혜 정권 퇴진, 한미 FTA 반대와 같은 것이었고, 북측 김정일이 사망했던 당시 김정일에 대한 기사를 퍼온 것, 북측의 군사력에 대한 자주민보 등의 기사를 퍼온 것이 문제 되었다.

 

두 사건 모두에서 검찰은 공소사실에 기재된 문건 혹은 인터넷 게시글이 이적성이 있는지 그 자격과 실체도 불분명한 곳에서 감정을 받아 이를 증거자료로 제출하였다. 대학교 헌법 시간에 분명히 십자가 밟기 같은 사상검증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배웠던 것 같은데, 그렇게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방법으로 형사재판의 증거를 제출하는 일이 2010년대에도 일어나다니.

 

법학은, 그 중에서도 형법은 수학적인 학문이다. 하나라도 오류가 있다면 그 전체가 오류를 갖게 되는 것이다. 단 한사람의 인권이라도 침해하고 침해할 위험이 있다면 그 전체가 오류를 갖게 되는 것이고, 그 오류를 없애는 방향으로 개정이 되어야 한다. 아래 글은 위 두 사건들의 1심 결심공판에서 최후 변론으로 구술했던 것을 적절하게 편집하여 작성한 것이다.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 회원들이 국가보안법 제정일인 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보안법 폐지와 양심수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 회원들이 국가보안법 제정일인 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보안법 폐지와 양심수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민중의소리

작은 조각 하나를 전체로 몰아가는 공안기관의 횡포

 

검사는 피고인이 대한민국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한다는 사실을 알면서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활동을 찬양 동조하거나 이적표현물을 취득 반포한 것이라며 공소를 제기하였습니다. 그러나 재판을 통해서 드러난 이 사건의 본질은 검찰이 선배들의 권유로 캠프에 참가한 대학 초년생 젊은이를 합리적인 증거 없이 국가보안법 위반죄로 무리하게 수사를 하고 기소하였다는 것입니다.

 

피고인에 대한 공소제기를 통하여 검찰이 얻고자 했던 것이 시민 스스로의 자기검열이라면 공안당국의 목적은 이미 달성되었습니다. 피고인은 이제 스스로 자신의 행동과 말을 검열하며 집회나 시위에 참여하면 안되겠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피고인이 범행의 목적과 고의가 있었다는 점을 입증할 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이는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만 증명되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올린 글 자체 이외에, 피고인에게 국가질서를 위태롭게 할 목적과 고의가 있었음을 입증할만한 제3의 증거는 검찰 측 증인(피고인이 올린 글이 이적성이 있다고 한 감정인)의 진술 뿐입니다. 그런데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행위는 사상의 자유, 양심의 자유, 표현의 자유의 영역이고, 어떤 측면에서는 이 글을 이적표현물이라고 규정하여 이를 감정한다는 것 자체가 헌법에서 금하고 있는 사상검열로서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여 헌법에 반한다고 할 것입니다.

 

같은 이유로, 설사 백번을 양보하여 이적표현물을 감정할 수 있다고 본다 하더라도, 이적표현물을 증명하기 위한 감정서나 감정증인은 법원에 의하여 선정된 편향적이지 않고 공정한, 충분한 전문성과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제3자에 의하여 진행되어야만 증거능력, 증명력이 인정된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 사건 자료들이 이적표현물이라고 감정서를 작성한 사람들은 법원에 의하여 선정된 객관적인 감정인도 아닙니다. 증인의 전문성을 담보할 수 있는 어떠한 자료도 없습니다. 따라서 그들이 제출한 감정서, 감정 증언 자체가 증거능력이 인정되어서는 안됩니다. 자격이 없는 자들에 의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법률조항 자체에 기본권 침해로 인한 위헌성이 의심되는 위험이 크다면 수사기관은 이를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며 엄격한 자료들로서 수사, 기소해야합니다.

 

피의사실을 밝히겠다는 미명하에 강릉 국정원은 20129월부터 10월까지 전남 보성에 사는 피고인을 10차례 소환하여 조사하였습니다. 이후 보성 경찰은 4차례, 강릉지청 2차례, 순천지청 1차례 총 17차례 조사하였습니다. 그러나 십수차례의 피의자신문, 2천쪽이 넘는 수사기록,1년 반이 넘는 이 재판에서 드러난 것은 피고인이 국가존립안전을 해할 목적으로 이적동조, 찬양고무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뒷받침할 합리적인 증거가 없다는 것입니다.

 

한 개인이 가진 생각은 아주 입체적이고 알록달록한 색색의 작은 조각들로 이루어집니다. 그 중의 작은 조각 하나가 반국가단체가 가진 입체적인 모양 중 어느 한 조각과 같다는 이유만으로 그 개인 전체를 대한민국에 위해를 가하는 국가보안법 위반 범죄자로 보아서는 안됩니다. 본 변호인들은 이 사건에서 작은 조각 하나를 전체로 몰아가는 공안기관의 횡포를 마주하면서 그 근거 법률인 국가보안법 제7조 자체의 위헌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고 같은 취지로 20115월 유엔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의 국제기구에서 계속 지적되어 왔으며, 수원지방법원에서는 같은 조항에 대하여 위헌심판제청결정을 내리기도 하였습니다.(2017초기1410)

 

피고인은 수사 초기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목적과 고의를 부인해왔습니다. 그리고 1년가량 이어져온 이 재판에서 피고인이 올린 게시물이 ① 대한민국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점도 ② 피고인이 대한민국을 위태롭게 하기 위한 목적을 가졌다는 점도 ③ 피고인이 반국가에 동조한다는 점을 알면서 글을 올렸다는 점, 그 어떤 범죄사실도 증명되지 못하였습니다. 오히려 이 사건 기소 자체가 피고인의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이 법의 이름으로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제기는 범죄의 증명이 없으므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여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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