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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예감 346] 평화와 안보협력을 위하여, 루스끼섬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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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9-05-07 08:46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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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개벽예감 346]  평화와 안보협력을 위하여, 루스끼섬의 약속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조선과 로씨야가 안보협력의 길에 남긴 발자취

2. 뿌찐 대통령의 소원, 마침내 이루어지다

3. 조로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몇 가지 의제들

4. 미래를 개척하는 루쓰끼섬의 약속

 

 

1. 조선과 로씨야가 안보협력의 길에 남긴 발자취

 

2012년 8월 14일 일본 언론매체 <니혼게이자이신붕> 보도에 따르면, 울라지미르 뿌찐 로씨야 대통령은 2012년 8월 8일부터 9일까지 로씨야 울라지보스또크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기 직전 평양에서 조로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싶다는 의사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전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 제의를 받을 수 없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왜 그 제의를 받을 수 없었는지, 지금으로부터 7년 전에 있었던 사연을 되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동아일보> 2013년 8월 22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은 2004년 4월에 제정되었던 ‘전시사업세칙’을 2012년 8월에 개정하고, 조국통일대전 개전준비를 하고 있었다. 개정된 ‘전시사업세칙’에는 조선이 준전시상태를 선포하는 세 가지 조건과 전시를 선포하는 세 가지 조건이 각각 새로 명시되었다. ‘전시사업세칙’에 새로 명시된 조건들에 따르면, 조선은 국가의 최고이익을 침해하는 미국과 한국의 도발에 대응하여 준전시상태를 선포하게 되어 있었고, “미제와 남조선의 침략전쟁의도가 확정되었을 때” 주저 없이 자위적 선제공격으로 조국통일대전을 개전하게 되어 있었다. 2013년 3월 16일 <자주민보>에 실린 나의 글 ‘3일만에 끝날 단기속결전’에서 분석한 72시간 통일대전이 실제로 임박했던 것이다. 그처럼 극도로 긴장된 시기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다른 나라 국가지도자를 만나 정상회담을 할 수 없었다.  

 

정확한 시점은 알 수 없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략목표가 조국통일대전에서 핵무력완성으로 전환된 때는 대략 2013년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게 판단하는 까닭은, 2013년 2월 12일 조선에서 제3차 핵시험이 진행되었고, 3월 31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의 병진로선이 채택되었으며, 4월 1일 최고인민회의가 ‘자위적 핵보유국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데 대한 법’을 반포하였고, 4월에는 녕변핵시설단지에 있는 5메가와트급 흑연감속로가 재정비되어 무기급 핵물질생산을 시작하였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전략목표를 조국통일대전에서 핵무력완성으로 전환시킨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 동안 미국과 추종국들의 집요한 방해책동을 물리치면서 핵무력완성에 전념하고 있었으므로, 그 기간에 다른 나라 국가지도자를 만나 정상회담을 하는 것은 생각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그처럼 분망하고, 긴장된 기간에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자신에게 정상회담을 가장 먼저 제의한 뿌찐 대통령의 성의를 잊지 않았다. 그래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4년 11월 18일 최룡해 부위원장을 자신의 특사로 모스크바에 파견하였다. 최룡해 특사는 크레믈리대궁전에서 뿌찐 대통령을 접견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하였다. 당시 쎄르게이 라브로브 로씨야 외무장관은 최룡해 특사와 회담을 진행한 직후 단독기자회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뿌찐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내용에 대해 간략히 언급하였는데, 조선과 로씨야의 친선협조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고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호협력할 의사가 친서에 담겼다고 하면서, 로씨야는 조로정상회담을 진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었다. <사진 1> 

 

▲ <사진 1> 이 사진은 2019년 4월 25일 로씨야 울라지보스또크 루쓰끼섬에 있는 원동련방종합대학 청사에서 단독회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이 환담하는 장면이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60여 년 동안 강화, 발전시켜온 조선과 로씨야의 전통적인 친선협조관계를 새로운 전략환경에 맞게 더욱 강화, 발전시키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외교정책구상은 이 역사적인 상봉과 회담으로 마침내 실현되었다. 그리고 2012년 8월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이 성사되기를 바랐던 뿌찐 대통령의 소원도 마침내 이루어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력완성사업을 틀어쥐고 정력적으로 지도하기 시작한 때로부터 어느덧 5년이 지나 2017년이 되었다. 그해 9월 3일 조선은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되는 열핵탄두(수소탄두)기폭시험에서 성공하였고, 같은 해 11월 29일에는 열핵탄두가 장착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서 성공하여 마침내 국가핵무력을 완성하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8년 1월 1일 신년사에서 조선의 국가핵무력이 완성되었음을 선포하였다. 

 

조선이 국가핵무력을 완성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화들짝 놀란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1월 16일 판문점에서 진행된 서훈-김영철 비공개회담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조미정상회담을 제안하였다. 그리하여 2018년 한 해 동안 조중정상회담, 남북정상회담, 조미정상회담이 연속적으로 진행되는 바람에, 조로정상회담까지 성사될 분위기는 아니었으나, 조선과 로씨야는 대화와 교류를 가일층 확대하고 있었다. 이를테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8년 5월 31일 평양을 방문한 쎄르게이 라브로브 로씨야 외무상을 접견하였고, 9월 8일에는 공화국 창건 70주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한 왈렌찌나 마뜨비옌꼬 로씨야련방평의회 의장을 접견하였고, 10월 12일에는 조로수교 70주년에 즈음하여 뿌찐 대통령과 축전을 교환하였으며, 조선로동당 대표단과 로씨야 외무성 대표단은 10월 22일과 23일 각각 모스크바와 평양을 교차방문하였다. 지난 해에 진행된 위와 같은 외교활동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로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물론 뿌찐 대통령도 조로관계를 매우 중시한다. 2000년 7월 19일 그의 평양방문은 1991년 12월 25일 쏘련이 해체된 이후 일시적으로 소원해졌던 조로관계를 친선협조관계로 복원시킨 결정적인 계기로 되었다. 그는 소련-로씨야 역대 최고지도자들 가운데 조선을 처음으로 방문한 최고지도자다. 2000년 5월 7일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조선방문과 조로정상회담을 추진한 것만 보더라도, 그가 조선과의 관계를 얼마나 중시하는지 알 수 있다. 

 

시야를 넓혀 역사적 견지에서 보더라도, 로씨야는 조선과의 관계를 중시하지 않을 수 없다. 1904년 2월 8일부터 1905년 9월 5일까지 지속되었던 로일전쟁, 1918년 여름부터 1992년 6월 24일까지 일본의 씨리비(시베리아)침공, 1938년 7월 29일부터 8월 9일까지 일본의 소련침공으로 일어난 로일국경분쟁, 1945년 8월 9일부터 9월 2일까지 만주에서 벌어진 로일격전 등이 말해주는 것처럼, 20세기 전반부에 로씨야는 아시아대륙을 넘보는 일본을 상대로 네 차례 전쟁을 벌였다.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오늘까지 70년 동안 로씨야는 과거 일본제국보다 더 강해진 무력을 가지고 아시아대륙을 넘보는 미일동맹에 맞서고 있는 것이다. 이런 대립구도 속에 존재하는 로씨야는 미일동맹의 위협으로부터 원동지역 및 씨비리의 안전을 수호하고, 연해변강에서 동해를 통해 태평양으로 나아가기 위해 조선과 손잡고 동북아시아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것이다. 바로 이런 점에서, 조선과 로씨야의 안보이익은 일치한다. <사진 2> 

 

▲ <사진 2> 이 사진은 2001년 8월 4일 모스크바를 방문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뿌찐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하기 직전 환담하는 장면이다. 전통적으로, 조선과 로씨야는 공동의 안보이익을 추구해오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뿌찐 대통령과 두 차례 정상회담을 진행하였던 것과 뿌찐 대통령이 소련-로씨야 최고지도자들 가운데 조선을 처음으로 방문한 것은 두 나라가 공동의 안보이익을 추구해오고 있음을 웅변적으로 말해준다. 조선과 로씨야의 안보협력공약은 2000년 7월 19일 평양에서 발표된 공동성명과 2001년 8월 4일 모스크바에서 발표된 공동성명에 각각 명시되었다. 그 공동성명들에 명시된 조로안보협력문제는 조선과 로씨야에 대한 침략위험이 조성되거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정황이 조성되는 경우 두 나라가 즉각 협의한다는 것, 그리고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에서 평화를 실현하고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주한미국군이 철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로씨야는 조선과 채택, 발표한 공식외교문서에서 주한미국군 철거를 지지한 유일한 나라다.     

 

조선과 로씨야가 공동의 안보이익을 추구하고 있다는 사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이 두 차례 정상회담에서 각각 채택, 발표한 공동성명들에 반영되어 있다. 2000년 7월 19일 조로공동성명에는 두 나라의 안보협력문제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명시되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로씨야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로씨야에 대한 침략위협이 조성되거나 평화와 안전에 위협을 주는 정황이 조성되여 협의와 호상협력을 할 필요가 있는 경우 지체 없이 서로 접촉할 용의를 표시한다.”  

 

2001년 8월 4일 조로공동성명에는 두 나라의 안보협력문제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명시되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남조선으로부터의 미군철수가 조선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전보장에서 미룰 수 없는 초미의 문제로 된다는 립장을 설명하였다. 로씨야측은 이 립장에 리해를 표명하였으며 비군사적 수단으로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여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이 2000년과 2001년에 각각 합의하였던 조선과 로씨야의 안보협력은 오늘 변화된 정세에 맞게 더욱 강화, 발전되어야 하였다. 2019년 4월 2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뿌진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의 변화된 정세가 조선과 로씨야에게 요구하는 새로운 안보협력문제를 해결한 역사적인 계기로 되었다. 

 

 

2. 뿌찐 대통령의 소원, 마침내 이루어지다

 

2019년 4월 25일 로씨야 연해변강 울라지보스또크의 명승지 루쓰끼섬에 있는 원동련방종합대학 청사에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의 역사적인 상봉이 이루어졌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60여 년 동안 강화, 발전시켜온 조선과 로씨야의 친선협조관계를 새로운 전략환경에 맞게 더욱 강화, 발전시키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외교정책구상이 마침내 실현되었다. 2012년 8월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이 성사되기를 바랐던 뿌찐 대통령의 소원도 마침내 이루어졌다. 자기 소원을 이루게 된 뿌찐 대통령은 온갖 성의를 다하여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극진히 환대하였다. 로씨야민족근위군아까데미야협주단, 국립크레믈리발레단, 국립아까데미야볼쇼이극장발레단, 크라스노다르필하모니합창단을 모스크바에서 울라지보스또크로 불러 성대한 축하연회에 출연시키고, 다채로운 공연종목들을 펼친 사실 하나만 봐도, 뿌찐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얼마나 극진히 환대하였는지 잘 알 수 있다.    

 

조선의 언론매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이 “력사적인 첫 상봉을 통하여 훌륭한 친분관계를 쌓으셨다”고 보도하였다. 오랜 시간 동안 단독회담과 확대회담을 끝마치고 축하연회장에 들어서기 전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은 선물을 교환하였다. 뿌찐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위해 성의껏 준비해온 세 가지 선물을 하나씩 차례로 설명하였다. 세 가지 선물은 특별렬차를 이용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열차 안에서 마실 수 있도록 일습으로 준비한 로씨야 전통차, 이번 조로정상회담을 위해 특별히 제작한 기념메달, 그리고 옛날 로씨야 기마병들이 사용하던, 완만한 곡선으로 굽어진 싸브르(sabre)라는 검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사인검처럼 생긴 조선의 전통검을 뿌진 대통령에게 선물하면서, “이 칼은 절대적인 힘을 상징한다. 나의 넋이 이 칼에 담겼고, 당신을 지지하는 우리 인민의 마음이 이 칼에 담겼다”고 말하여 뿌찐 대통령에게 강렬한 인상을 안겨주었다. 이런 분위기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의 친분관계가 얼마나 돈독해졌는지 잘 말해준다. <사진 3>   

 

▲ <사진 3> 뿌찐 대통령은 최상의 예우를 갖춰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환대하였다. 위쪽 사진은 정상회담을 마친 직후 축하연회장에 들어서기 전에 뿌찐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위해 성의껏 준비해온 세 가지 선물을 하나씩 자세히 설명하는 장면이다. 사진에서 뿌찐 대통령은 옛날 로씨야 기마병들이 사용하던, 완만한 곡선으로 굽어진 싸브르라는 검을 칼집에서 빼어들고 있다. 아래쪽 사진은 뿌찐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위하여 마련한 성대한 축하연회의 한 장면인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국립아까데미야볼쇼이극장발레단 무용수들이 발레무용을 무대에 올렸다. 뿌찐 대통령은 로씨야가 자랑하는 국보급 예술단체 4개를 모스크바에서 울라지보스또크로 불러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환영하는 축하연회에서 다채로운 공연을 펼치도록 하였다. 로씨야의 변방을 방문한 다른 나라 국가지도자를 이처럼 환대한 전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분위기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의 친분관계가 얼마나 돈독해졌는지 잘 말해준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이 “격의 없는 친근한 감정”을 가지고, “신뢰적이며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심도 있는 대화”를 진행하였다고 보도하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이 중대현안들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누었다는 사실은 회담시간이 예정보다 훨씬 더 늘어난 데서도 알 수 있다. 단독회담은 원래 50분 동안 진행하기로 예정되었으나, 두 배 이상 늘어났다. 또한 양측 수행간부들이 동석한 확대회담은 오후 3시 4분부터 5시 4분까지 두 시간 동안 이어졌다.  

 

알렉싼드르 마쩨고라 조선주재 로씨야대사는 조로정상회담에 수행간부로 동석하고 평양에 돌아간 2019년 4월 29일 <따스통신> 평양주재원과 회견하면서 “회담결과를 높이 평가한다. 과장하지 않고, 역사적인 정상회담이었다. 두 수뇌분들은 공식회담과 상봉을 합쳐 약 5시간 동안 대화하면서 양국관계와 국제문제를 논의했다. 나는 다소 흥분된 심정으로 평양에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런데 조선과 로씨야의 친선협조관계가 발전되고, 상호안보협력이 강화되는 것을 꺼려하거나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번 조로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이 발표되지 않은 것을 지적하면서,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다느니 회담결과가 실망스러웠을 것이라느니 뭐니 하면서 잠꼬대 같은 폄하타령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런 폄하타령과는 정반대로 전개되었다. 

 

전통적으로, 조로정상회담에서는 외부에 공개할 수 없는, 중대하고 민감한 의제들이 논의된다. 이를테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0년 7월 19일 평양을 방문한 뿌찐 대통령과 회담하면서 조선이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였다는 비밀정보를 뿌찐 대통령에게 알려준 바 있다. 뿌찐 대통령은 그런 비밀정보를 들은 때로부터 17년이 지난 2017년 10월 4일 모스크바에서 진행된 로씨야에너지주간 행사에서 연설하면서 그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하였다. 이번 조로정상회담에서도 중대하고 민감한 의제들이 논의되었기 때문에 회담결과를 외부에 공개할 수 없었고, 따라서 공동성명이 발표되지 않았던 것이다. 

 

 

3. 조로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몇 가지 의제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은 “이번 상봉과 회담이 오랜 친선의 력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두 나라 사이의 친선관계를 보다 공고하고 건전하게 발전시키며 제2차 조미수뇌회담 이후 불안정한 조선반도 정세를 전략적으로 유지관리해나가는 데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유익한 계기로 되었다는 데 대하여 일치하게 평가하였다”고 한다. 이 인용문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은 조선과 로씨야의 전통적인 친선협조관계를 더욱 강화, 발전시키기 위한 여러 부문의 의제들, 그리고 제2차 조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불안정해진 한반도 정세를 전략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매우 민감한 의제들을 중점적으로 논의한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의 단독회담에 관한 조선의 언론보도는 다음과 같은 의제들이 논의되었음을 말해준다. 

 

(1)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은 “각기 자기 나라의 형편을 통보”하고, “국가건설과정에 이룩한 성과와 경험을 교환”하였다.

 

<해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선의 내부사정과 국가건설경험을 통보하였고, 뿌찐 대통령은 로씨야의 내부사정과 국가건설경험을 통보하였다. 상호신뢰가 없으면, 회담상대에게 내부사정을 알려주지 않는 법이다. 상호신뢰가 전제되지 않는 조미정상회담, 조일정상회담, 그리고 남북정상회담에서는 서로 내부사정과 국가건설경험을 통보하는 기회가 있을 수 없다. <사진 4> 

 

▲ <사진 4> 위의 사진은 2019년 4월 25일 울라지보스또크 루쓰끼섬에 있는 원동련방종합대학 청사에서 조로정상회담이 진행되는 장면이다. 두 나라 국기들이 게양된 회의장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이 양측 수행간부들과 함께 대화하는 장면이다. 이번 조로정상회담에서는 두 나라 내부사정과 국가건설경험을 상호통보하였고, 두 나라의 전통적인 친선협조관계를 새로운 전략환경에 맞게 더욱 높은 차원으로 상승발전시키기 위한 의제들이 심층적으로 논의되었고, 제2차 조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불안정해진 한반도 정세를 전략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의제들이 중점적으로 논의되었다. 이번 조로정상회담에서는 외부에 공개할 수 없는, 매우 중대하고 민감한 의제들이 논의되었으므로, 공동성명이 발표되지 않았다.     

 

(2)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은 “여러 분야에서 쌍무적 협조를 가일층 확대발전시켜나갈 데 대하여 토의”하였고, “호상리해와 신뢰, 친선과 협조를 더욱 증진시키고 새 세기를 지향한 조로친선관계의 발전을 추동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향과 조치들에 대하여 합의”하였으며, “당면한 협조문제들을 진지하게 토의하시고 만족한 견해일치를” 보았다. 

 

<해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확대회담에서 “고귀한 전통을 이어 새 세기의 요구에 맞게 조로관계를 새로운 높은 단계에 올려세우는 것은 시대와 력사 앞에 지닌 응당한 책임이라고 하시면서 선대령도자들의 뜻을 받들어 조로관계발전의 새로운 전성기를 열어나갈 결심을 표명하시였다”고 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심에 따라 조로친선협조관계를 더욱 높은 차원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방향과 조치들이 정상회담에서 합의되었다. 어떤 방향과 조치들인가? 확대회담에 관한 조선의 언론보도가 의문을 풀어준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확대회담에서는 “최고위급상봉과 접촉을 포함한 고위급 래왕을 강화하며 두 나라 정부와 국회, 지역, 단체들 사이의 협력과 교류, 협조를 다양한 형식으로 발전시켜나갈 데 대하여 론의”되었다고 한다. 이 인용문에 따르면, 앞으로 조선과 로씨야는 정상회담, 고위급회담, 국회회담, 지방정부급회담 등을 활발히 진행하게 될 것이고, 각계각층별로 다양한 협력, 교류, 협조를 추진하게 될 것이다. 또한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확대회담에서는 “정부 간 무역, 경제 및 과학기술협조위원회의 사업을 더욱 활성화하며 두 나라 사이의 호혜적인 경제무역관계를 보다 높은 단계에 올려세우기 위하여 여러 분야들에서 적극적인 대책을 취해나가기로 하였다”고 한다. 이것은 조선과 로씨야가 무역, 경제, 과학기술부문에서 협조를 더욱 확대할 것임을 말해준다. 조선과 로씨야가 무역, 경제, 과학기술부문에서 상호협조를 확대하면, 두 나라를 겨누고 있는 미국의 경제재재는 무력화될 것이다.   

 

(3)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은 “조선반도정세와 국제관계분야에서 나서는 여러 문제들에 대하여 서로의 견해를 공유하고 공동으로 정세를 관리해나가기 위한 솔직하고 기탄없는 의견을” 나누었다. 

 

<해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위의 인용문에 가장 큰 관심을 기울이게 될 것이다. 위의 인용문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은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의 정세를 안정적으로, 공동으로, 전략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안보문제를 깊이 논의하였다. 이 논의는 미국의 대결주의정책으로 매우 불안정해진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의 정세를 평화와 안전으로 이끌어가려는 조선과 로씨야의 안보협력이 본격화될 것임을 예고한다. 이전에 조중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의 불안정한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안보전략을 논의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번 조로정상회담에서도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의 불안정한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안보전략을 논의하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이 논의한 안보전략이 무엇인지 파악하려면, 다음과 같은 설명이 요구된다.  

 

 

4. 미래를 개척하는 루쓰끼섬의 약속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이 논의한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 안보전략과 관련하여, 조선의 언론보도에서 다음과 같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1)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은 “중대한 고비에 직면한 조선반도 정세추이에 대하여 분석평가”하였다. 한반도 정세추이에 정통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해설하였고, 뿌찐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세해설을 주로 들었던 것으로 생각되는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뿌찐 대통령에게 들려준 정세해설은 어떤 내용이었을까? 

 

위의 인용문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한반도 정세가 “중대한 고비에 직면하였다”고 지적하였다. 중대한 고비에 직면하였다는 것은 제2차 조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협상재개의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교착국면을 두고 한 말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확대회담에서 교착국면에 대해 언급하면서 “얼마 전에 진행된 제2차 조미수뇌회담에서 미국이 일방적이며 비선의적인 태도를 취함으로써 최근 조선반도와 지역정세가 교착상태에 빠지고 원점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위험한 지경에 이른데 대하여 지적”하였다고 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제2차 조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이며 비선의적인 태도”를 취하였다는 절제된 외교어법을 사용하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취한 “일방적이며 비선의적인 태도”는 그가 조선을 리비아처럼 비핵화하려는 방안을 제시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꺼내놓은 리비아식 비핵화 방안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지에 대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미 6년 전에 다음과 같이 언명한 바 있다. 2013년 3월 3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보고에서 “미국의 목적은 수단과 방법을 다하여 우리의 핵무장해제와 제도전복을 이루어보자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지금 적들은 우리에게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으면 경제발전을 이룩할 수 없다고 위협공갈하는 동시에 다른 길을 선택하면 잘 살 수 있게 도와주겠다고 회유도 하고 있다”고 언명하였다. 이번 조로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뿌찐 대통령에게 리비아식 비핵화 방안에 담겨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음흉한 계략에 대해 설명하였다. 

 

(2)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확대회담에서 뿌찐 대통령에게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은 전적으로 미국의 차후태도에 따라 좌우될 것이며 우리는 모든 상황에 다 대비할 것이라고 말씀하시였다”고 한다. 미국의 차후태도에 의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이 좌우될 것이라는 말은, 트럼프 대통령이 리비아식 비핵화 방안을 철회하느냐 마느냐 하는 결정에 따라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이 좌우될 것이라는 뜻이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리비아식 비핵화 방안을 철회하면, 조미핵협상은 재개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미핵협상을 마감하고 새로운 길을 갈 것이다. 조로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뿌찐 대통령에게 “우리는 모든 상황에 다 대비할 것”이라고 말한 것은 새로운 길로 전환하는 급변상황에 대비할 것이라는 뜻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9년 1월 1일 신년사에서 “미국이 세계 앞에서 한 자기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우리 인민의 인내심을 오판하면서 일방적으로 그 무엇을 강요하려들고 의연히 공화국에 대한 제재와 압박에로 나간다면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이 부득불 나라의 자주권과 국가의 최고리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언명한 바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언급한 새로운 길은 핵협상이 핵대결로 뒤바뀌는 반전의 길이며, 핵대결이 격화되어 파탄에 빠진 미국의 국가안보를 수호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굴복을 감수해야 하는 벼랑길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선에게 최후승리를 안겨주고, 미국에게 최후패배를 안겨줄 급변상황에 대비할 것이라고 명백히 언명하였다. 한반도의 정세는 협상과 대결의 갈림길에 이르렀다. 

 

(3)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은 “조로 두 나라가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전보장을 위한 려정에서 전략적 의사소통과 전술적 협동을 잘 해나가기 위한 방도적인 문제들에 대하여 진지하게 토의”하였다.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서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전략적 의사소통과 전술적 협동을 잘 해나가기 위한 방도는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조로정상회담의 논의내용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아서, 그 방도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뿌찐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단독기자회견에서 그 방도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비핵화 방도에 대해 아주 짤막하게 언급하였다. 그는 “비핵화는 조선의 군비를 일정정도 감축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뿌찐 대통령이 이해하는 비핵화의 의미가 이 짤막한 발언에 들어있다. 조선이 핵군비를 일정정도 감축하는 것이 그가 이해하는 비핵화의 의미다. 다시 말해서, 그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개념을 일정한 수준의 핵군비감축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핵군비감축은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부분적으로 폐기한다는 뜻이므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시한 핵동결(핵군비통제)과는 다른 개념이다. 뿌찐 대통령이 핵군비감축을 언급한 것은, 그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핵동결방안과 트럼프 대통령의 핵폐기방안 사이에서 절충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생각된다. <사진 5>

 

▲ <사진 5>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로정상회담에서 발언하는 모습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정상회담에서 뿌찐 대통령에게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은 전적으로 미국의 차후태도에 따라 좌우될 것이며, 우리는 모든 상황에 다 대비할 것"이라고 언명하였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리비아식 비핵화 방안을 철회하면, 조미핵협상은 재개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미핵협상을 마감하고 새로운 길을 갈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언급한 새로운 길은 조미핵협상이 조미핵대결로 뒤바뀌는 반전의 길이며, 핵대결이 격화되어 파탄에 빠진 미국의 국가안보를 수호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굴복을 감수해야 하는 벼랑길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선에게 최후승리를 안겨주고, 미국에게 최후패배를 안겨줄 급변상황에 대비할 것이라고 명백히 언명하였다. 한반도의 정세는 협상과 대결의 갈림길에 이르렀다.     

 

조로정상회담 중에 뿌찐 대통령으로부터 핵군비감축방안을 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핵군비를 감축하려면 조선과 미국이 대등한 지위에서 핵군축회담을 해야 한다는 기존 견해를 제시하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조선은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09년 1월 13일 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통해, 그리고 2월 2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답변을 통해 조미핵군축회담을 미국에게 제안한 바 있다. 

 

(4) 뿌찐 대통령은 조로정상회담 직후 단독기자회견에서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건설적인 대화를 하려는 의사를 표명하면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를 이어가고 싶다는 의사를 자신에게 밝혔다고 말했다. 주목되는 것은, 조로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미핵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조건을 뿌찐 대통령에게 제시하였다는 사실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시한 조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건설적인 대화를 하려는 전향적인 의사를 먼저 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건설적인 대화를 하려는 전향적인 의사를 표명한다는 말은 리비아식 비핵화 방안을 철회한다는 뜻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뿌찐 대통령에게 그런 철회조건을 제시한 까닭은, 조미핵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조선의 입장이 뿌찐 대통령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해지기 바랐기 때문이다. 

 

뿌진 대통령은 조로정상회담 직후 단독기자회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의 입장을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에게 각각 전해달라고 자기에게 요청하였다고 말했다. 그런 요청에 따라 뿌찐 대통령은 2019년 4월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진행된 ‘일대일로 정상연단’에 참석하여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조로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해달라고 요청한 조선의 입장을 전하였다. 

 

2019년 5월 3일 뿌찐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1시간 동안 전화통화를 하였다. 크레믈리대궁전 공보실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뿌찐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조로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설명했으며, 조선의 성실한 의무이행에 상응하여 미국이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크레믈리대궁전 공보실의 언론보도문은 뿌찐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조로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설명하였다고 간략하게 서술하였으나, 뿌찐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리비아식 비핵화 방안을 철회해야 조미핵협상이 재개될 수 있다는 조선의 입장을 전했고, 조선의 핵동결조치에 발을 맞춰 미국도 제재를 완화하는 상응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 분명하다. 

 

(5)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뿌찐 대통령은 “지역의 평화와 안전보장을 위한 전략적인 협동을 강화해나가기로” 합의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지역의 평화와 안전보장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전보장이라는 뜻이다. 뿌찐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연회 도중 축하연설에서 “로씨야는 조선반도에서의 긴장을 해소하고 동북아시아지역 전반에서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하여 계속 호상협력해나갈 용의가 있다”고 밝히면서, “국제사회와 모든 관심 있는 국가들의 적극적인 참가 밑에 반도와 지역의 공고한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고 번영을 이룩해나가기 위한 목적을 반드시 달성할 것이라고 확신하였다”고 한다. 이것은 조로정상회담에서 뿌찐 대통령이 동북아시아의 다자안보협력문제를 제기하였음을 말해준다. 

 

그런데 뿌찐 대통령의 안보전략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가 조로정상회담에서 6자회담 재개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생각하였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오해다. 뿌찐 대통령은 오래 전에 폐기되어 실패의 과거사 속에 파묻힌 6자회담을 다시 꺼내놓은 것이 아니라, 동북아시아안보협력체제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뿌찐 대통령이 조로정상회담에서 언급한 동북아시아안보협력체제가 무엇인지 파악하려면, 2019년 4월 27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진행한 직후 단독기자회견에서 “근본적인 문제(한반도 정전상태를 뜻함-옮긴이)가 종결되어야 하고, (한반도 비핵화가) 안보측면에서 조선에게 충분한 (안전)조건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한 그의 발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발언은 조미핵협상의 목표가 한반도에서 정전체제를 해체하고 평화체제를 수립하는 것과 동시에 동북아시아에서 기존 양자동맹체제를 해체하고 새로운 다자안보협력체제를 수립하는 데 있다고 언급한 것이다. 이것은 무슨 뜻인가?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수립된다는 말은 주한미국군이 철거된다는 뜻이고, 동북아시아에 새로운 안보협력체제가 수립된다는 말은 조선-중국-로씨야 대 한국-미국-일본의 대결구도가 해체되고 다자안보협력체제가 등장한다는 뜻이다. 만일 한반도 평화체제가 수립된 뒤에 한반도 밖의 동북아시아지역에서 대립과 대결이 여전히 지속된다면 한반도 평화체제는 또 다시 위험에 빠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한반도에 평화체제를 세우는 것은 동북아시아에 다자안보협력체제를 세우는 것과 병행되어야 한다. 동북아시아안보협력체제는 한미동맹이나 미일동맹과 양립할 수 없으므로, 새로운 다자안보협력체제를 세우려면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이 해체되어야 한다. 새로운 다자안보협력체제가 한반도를 비핵화하는 과정에서 한반도 평화체제와 동반적으로 수립되어야 한다는 것이 뿌찐 대통령의 안보전략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뿌찐 대통령이 제시한 안보전략구상에 지지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생각된다. 조선과 로씨야는 동북아시아에서 평화와 안전이 실현되는 미래를 함께 개척해나갈 것이다. 루쓰끼섬의 약속에서 미래가 밝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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