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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예감 558] 굽이치는 두만강, 백년대계의 전략적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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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3-10-10 13:03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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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예감 558]  굽이치는 두만강, 백년대계의 전략적 관계

한 호 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자주시보 10월 9일  평양 

<차례>

1. 국제원자력기구에서 추태 부린 미 제국

2. 유엔안보리에서 추태 부린 미 제국

3. 세계의 이목 집중시키는 두만강역

4. 그 많은 철제짐함에 무슨 화물이 들어있을까? 

5. 대규모 핵동력발전소 건설하려는 조선 

6. 포탄과 핵물질 맞바꾸는 백년대계의 전략적 관계 

 

 

1. 국제원자력기구에서 추태 부린 미 제국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23년 9월 25일부터 29일까지 150개 회원국 대표단 2,8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총회 제67차 회의를 진행했다. 그런데 회의 마지막 날 미 제국이 추태를 부렸다. 그날 미 제국은 한국, 일본과 함께 공동결의안을 총회에 상정함으로써 조선[북한]을 자극했다. 공동결의안에 담긴 내용은, 조선이 핵무기와 핵프로그램을 완전히, 검증할 수 있게, 불가역적으로 해체하고, 모든 핵활동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래 미 제국은 “포괄적이고(comprehensive), 검증할 수 있고(verifiable), 불가역적인(irreversible) 한반도의 비핵화(denuclearization)”를 주장하면서 CVID라는 약어를 사용했었다.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 시기인 2018년부터 “조선의 핵무기 및 핵프로그램의 완전하고(complete), 검증할 수 있고(verifiable), 불가역적인(irreversible) 해체(dismantlement)”라는 말을 쓰기 시작했다. 이 신조어도 CVID라는 약어로 표기된다. 

 

조선과 국제원자력기구의 관계는 20년 전에 완전히 끝났다. 2003년 1월 6일 국제원자력기구 특별이사회가 조선의 핵개발계획을 해명하고 핵동결조치를 원상으로 복구하라고 촉구하는 부당한 결의안을 채택하였을 때, 조선은 그에 대응하여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유보한 조치를 철회함으로써 국제원자력기구와의 관계를 끊어버렸다. 조선과 국제원자력기구의 관계가 20년 전에 끝났으므로, 국제원자력기구가 조선의 핵문제를 두고 이러쿵저러쿵 시비질을 할 수 없으며, 더욱이 조선이 핵을 폐기할 것이라는 바보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도 없는데, 미 제국은 국제원자력기구에서 조선의 핵폐기를 운운하면서 추태를 부렸다. 

 

조선 원자력공업성 대변인은 2023년 10월 2일 발표한 담화에서 “지난 9월 29일 국제원자력기구 제67차 회의에서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공모 하에 반공화국 《결의》가 또 다시 조작되였다”라고 지적하고, “국제기구로서의 초보적인 사명마저 줴버리고(함부로 내버리고 돌아보지 않고) 미국의 어용단체로 완전히 전략된 국제원자력기구의 비정상적인 행태를 단호히 규탄 배격”하였다. 

 

미 제국이 국제원자력기구를 앞세워 조선을 자극하고, 비방하고, 모략해온 지난 30년 동안 볼 수 없었던 특별한 현상이 나타났다. 특별한 현상의 주인공은 로씨야[러시아]다. 2023년 9월 28일 미 제국이 조선의 핵무기와 핵프로그램은 완전히, 검증할 수 있게, 불가역적으로 해체되어야 한다는 공동결의안을 국제원자력기구 총회에 상정했을 때, 로씨야는 그 공동결의안을 가리켜 “쓸모없는 문서이며, 심지어 해로운 문서”라고 맹비난했다. 로씨야가 조선의 핵폐기를 운운하는 미 제국의 추태를 그처럼 직설적인 언사로 비난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2. 유엔안보리에서 추태 부린 미 제국

 

미 제국이 국제원자력기구에서 추태를 부린 2023년 9월 29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비확산 문제에 관한 협의가 비공개로 진행되었다. 

 

비확산(nonproliferation)이라는 개념은 핵보유국이 핵무기, 핵물질, 핵기술, 핵시설을 다른 나라에 이전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남측에서는 비확산이라는 용어를 쓰고, 북측에서는 전파방지라는 용어를 쓴다. 

 

2023년 9월 29일 유엔안보리 비공개 협의가 미 제국의 모략에 의해 진행된 것은 명백하다. 비확산 원칙을 수없이 어겨온 미 제국이 시치미를 뚝 떼고 비확산 문제를 거론한 것은 세인의 조롱거리밖에 되지 않는다. 

 

조선은 핵무기, 핵물질, 핵기술, 핵시설을 다른 나라에 이전하지 않는다. 2022년 9월 8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가 채택, 발표한 핵무력 정책에 관한 법령 제10항에 비확산 원칙이 명기되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책임적인 핵보유국으로서 핵무기를 다른 나라의 령토에 배비하거나 공유하지 않으며 핵무기와 관련기술, 설비, 무기급 핵물질을 이전하지 않는다.”

 

2023년 9월 29일 유엔안보리에서 비확산 문제에 관한 비공개 협의가 어떻게 진행되었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으나, 2023년 10월 4일 유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연합뉴스 보도에 의하면, 미 제국이 조선과 로씨야의 상호협력을 반대하였다고 한다. 

 

주목되는 것은, 미 제국이 조선과 로씨야의 상호협력과 비확산 문제를 서로 결부시키려고 했다는 사실이다. 이런 사정은 미 제국이 비확산 원칙을 들고 나와 조선과 로씨야의 핵협력을 반대하였다는 것을 말해준다. 하지만 비확산 원칙을 어기면서 친미 동맹국들과 다양한 핵협력을 계속해오는 미 제국이 조선과 로씨야의 핵협력을 반대하는 것은 명백한 자가당착이다. 

 

최선희 외무상은 2023년 9월 30일 발표한 담화에서 “9월 29일 미국과 그 추종국가들이 유엔안전보장리사회 비공개 협상을 소집하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신성불가침의 헌정활동과 자위적 국방력 강화 조치를 비난하는 추태를 부리였다”고 지적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적대세력들의 불법무도한 행태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자주권에 대한 정면도전으로, 주권국가의 내정에 대한 로골적인 간섭으로 락인하며 강력히 규탄 배격”하였고, “공평과 공정을 상실한 채 미국에 절대 추종하면서 불법무도한 이중 기준을 서슴없이 자행하고 있는 유엔안전보장리사회에 경종을 울린다”라고 했다. 

 

임천일 외무성 부상은 2023년 10월 1일 담화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로씨야련방 사이의 전통적인 친선협조관계에 대한 미국의 불법무도한 적대감과 간섭기도가 한계선을 넘어서고 있다”라고 지적하고, “최근 미국은 조로[북러] 두 나라 사이의 선린우호관계 발전을 유엔 《결의 위반》, 《국제법 위반》으로 무근거하게 걸고 들면서 조로협력이 세계 평화와 안전에 대한 《위협》인 듯이 세계 여론을 오도하고 있다”고 논박하면서, “조로관계에 대한 미국의 악의적인 거부감은 그들이 반제자주적인 나라들과의 대결에서 힘과 수가 딸린다는 것을 스스로 들어내 보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3. 세계의 이목 집중시키는 두만강역 

 

김정은 총비서는 2023년 8월 15일 뿌찐[푸틴] 대통령에게 보낸 축전에서 조선과 로씨야의 친선협조관계가 “백년대계의 전략적 관계로 더욱 승화 발전될 것”이라고 언명하였다. 백년대계의 전략적 관계는 길이가 17.5km밖에 되지 않는 조선과 로씨야의 두만강 하류 국경선을 넘나들면서 시작되는 것이다. 

 

두만강역에서 로씨야 하싼역까지 이어진 철도의 길이는 약 5km다. 바로 여기서 850개 역을 통과하며 조선과 유라시아대륙을 연결하는 장장 9,288km의 씨비리(시베리아)를 횡단하는 철도가 시작된다. 조선과 로씨야가 맺은 백년대계의 전략적 관계는 세계 최장 철도 위에서 확대될 것이다.  

 

두만강 건너편 로씨야 원동지역은 천연자원의 보고다. 그 지역에는 150억 톤 이상의 석탄, 90억 톤 이상의 원유, 14조㎡의 천연가스, 엄청난 규모의 산림자원, 각종 희귀금속들이 풍부하다. 로씨야에서 생산되는 금의 65%, 연과 아연의 70%, 텅스텐(조선에서는 월프람)과 안티모니(조선에서는 안티몬)의 40%, 수산물의 75%, 통나무의 29%가 원동지역에서 생산된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두만강역이야말로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천연자원의 보고로 직통하는 관문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023년 5월 말 두만강역 일대를 촬영한 민간위성사진에 길이가 5m인 건물 13동과 길이가 50m인 건물 3동이 두만강역 인근에서 지난 1년 동안의 시공 끝에 완공된 모습이 나타났다. 두만강역에 대규모 물류기지가 건설된 것이다. 위성사진에 나타난 철로는 두만강역 → 물류기지 → 조로 친선각 → 조로 우정의 다리(두만강 철교) → 로씨야 하싼역으로 이어졌다. 

 

2023년 10월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023년 9월 22일과 24일에 각각 촬영된 민간위성사진을 분석한 기사를 실었는데, 두만강역 물류기지에 철제짐함들(containers)이 200m 길이와 300m 길이로 각각 길게 늘어선 모습이 나타났고, 20m 길이의 수송열차 2량과 3량이 철로에서 대기하고 있고 그 옆에 화물들이 놓여있는 모습이 보였다고 한다. 2023년 9월 28일과 10월 1일에도 두만강역 물류기지에 철제짐함들이 늘어서 있었고, 수송열차가 대기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지난 9월 14일에 물류기지를 촬영한 민간위성사진에서는 철제짐함이나 수송열차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김정은 총비서가 뿌찐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로씨야 원동지역과 연해주를 차례로 순방하고 귀국한 9월 18일 직후부터 조선과 로씨야의 철도수송 물동량이 급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선과 로씨야의 육로교역은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미 제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23년 10월 5일에 촬영된 민간위성사진에서 두만강역 물류기지에 수송열차 73량이 집결된 모습이 식별되었고, 방수포가 덮여 있는 화물들도 식별되었다고 한다. 엄청난 규모의 물류수송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4. 그 많은 철제짐함에 무슨 화물이 들어있을까?  

 

두만강역 물류기지에 늘어선 수많은 철제짐함에 무슨 화물이 들어있을까? 위성사진을 보아서는 그 안에 무슨 화물이 들어있는지 알기 힘들다. 궁금증이 동한 미 제국은 조선이 엄청난 양의 군수물자를 로씨야에 수출하는 것으로 추측했다. 

 

2023년 9월 13일 로씨야 크레믈리 대통령궁 대변인은 로씨야TV와 대담하면서 로씨야는 군사분야에서 조선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으므로, 조선이 군수물자를 로씨야에 수출하고 있다는 미 제국의 추측은 빗나간 것이 아니다.  

 

2023년 10월 5일 미 제국 언론매체 CBS 뉴스(News)는 미 제국 정부 관리가 흘려준 정보를 인용해 조선이 로씨야에 야포(field artillery)를 수출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이 야포를 로씨야에 수출하면, 당연히 포탄도 함께 수출하게 된다. 2023년 9월 18일 로씨야 일간지 프라우다(Pravda) 보도에 의하면, 조선이 로씨야에 포탄 1,000만 발을 수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1,000만 발인가? 

 

로씨야의 연간 포탄 생산량은 100만 발이므로, 포탄 1,000만 발은 로씨야가 10년 동안 생산하는 엄청난 양이다. 로씨야가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 전쟁을 개시할 때 로씨야의 포탄 재고량은 1,000만 발 이상이었는데, 1년 넘게 전쟁을 하면서 그 많은 포탄을 전부 쏘았다. 아무리 군사강국이라도, 포탄 소모전이 장기화되면 포탄을 아껴 써야 하는 상황을 피할 수 없다.  

 

미 제국은 로씨야와 전쟁을 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 4,300억 달러, 비군사지원 700억 달러를 퍼주고 있다. 미 제국 텔레비전방송 CNN 2023년 10월 4일 보도에 의하면, 2022년 12월 9일 이란이 예멘공화국의 안싸룰라(Ansarullah, 후티반군은 잘못된 명칭)에 제공하는 군수물자를 실은 화물선을 불법적으로 나포, 압수한 미 제국은 압수한 탄약 110만 발을 2023년 10월 2일 우크라이나에 넘겨주었다고 한다. 미 제국은 압수한 자동보총, 기관총, 반땅크유도미사일, 유탄발사기도 우크라이나에 전부 넘겨주게 된다고 한다. 미 제국은 노략질한 탄약과 무기까지 우크라이나에 넘겨주면서, 조선이 로씨야에 군수물자를 수출하는 것을 불법으로 몰아가는 깡패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조선은 얼마나 많은 포탄을 로씨야에 보내줄 수 있을까? 조선의 포탄 재고량이 엄청나다는 사실을 알려준 탈북자가 있다. 조선인민군 제4군단 제26사단 제49포병련대 제3대대 참모장으로 군사복무를 하다가 1997년 9월 군사분계선을 넘은 탈북자 차성주는 2010년 4월 12일 조선일보에 체험담을 털어놓았다.

 

“내가 배치돼 있었던 토미산 기지에는 중대 포진지 바로 옆에 3,000발의 장사정포 및 일반 포탄 창고가 설치돼 있었고, 중대 창고에는 1,000여 발의 예비포탄이 준비돼 있었다. 이어 대대, 연대, 사단, 군단으로 올라가면서 저장된 포탄은 갈수록 많아진다. 근 반세기 동안 쌓아둔 포탄이니 물량쌓기로 일관해온 전쟁준비는 이미 완료된 것이나 다름이 없다. 내가 군사복무를 할 때 고위 작전참모로부터 들은 이야기인데, 남측 전역에 10cm 두께로 깔아놓을 수 있는 폭약이 준비돼 있다고 한다. (중략) 오래된 포탄은 창고에서 꺼내 연습용으로 사용됐고, 새로운 포탄들이 포탄창고에 쌓였다. 이는 나라의 경제사정이 어려워지든 말든 관계없이 진행되는 일이다.”

 

조선인민군에 2,000여 개의 전투중대가 있는데, 1개 전투중대마다 예비포탄 1,000발이 비축되었다면, 전군에 비축된 예비포탄은 총 200만 발에 이른다. 비정규무력인 로농적위군은 예비포탄 100만 발을 비축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인민군은 예비박격포탄 100만 발, 로농적위군은 예비박격포탄 50만 발을 각각 비축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인민군은 예비방사포탄 50만 발, 로농적위군은 예비방사포탄 20만 발을 각각 비축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므로 조선은 포탄 520만 발을 로씨야에 보내줄 수 있다. 미 제국은 우크라이나에 포탄 250만 발을 보내주었다. 

 

▲ 2017년 4월 북한의 합동타격훈련 장면.     

 

2023년 8월 18일 데일리NK 보도에 의하면, 김정은 총비서는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7차 확대회의에서 각종 무장장비 증산투쟁을 지시했으며, 그에 따라 군수공장들에서 간부, 노동자, 기술자들이 현장에서 침식을 같이 하면서 공장을 멈추지 않고 2023년 10월 말까지 24시간 만가동하고 있다고 있다. 로씨야에 보내줄 포탄과 군수물자를 생산하는 70일 투쟁이 조선에서 불철주야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국제무기시장에 형성된 포탄 가격을 보면, 152mm 포탄 한 발은 400달러이고, 102mm 포탄 한 발은 300달러이고, 122mm 방사포탄 한 발은 800달러다. 이 3종 포탄의 평균가는 500달러다. 그러므로 조선이 평균 500달러에 거래되는 포탄 520만 발을 로씨야에 수출하는 경우, 수출총액은 26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과 로씨야의 군사협력은 현금결제 방식이 아니라 물물교환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예를 들면, 조선이 포탄 520만 발을 로씨야에 보내주는 경우, 로씨야는 그에 상응하는 26억 달러의 물품을 조선에 보내주는 식이다. 

 

 

5. 대규모 핵동력발전소 건설하려는 조선

 

조선에 필요한 것은 전기와 핵물질인데, 전기와 핵물질을 동시에 생산하는 분야가 핵동력공업이다. 그러므로 조선은 로씨야에 필요한 포탄을 주고, 자기의 핵동력공업을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로씨야의 기술지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조선은 핵동력공업을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로씨야의 기술지원을 받으려고 했었다. 2002년 3월 19일 최태복 당시 최고인민회의 의장을 단장으로 하는 조선 대표단은 모스크바를 방문하여 일리야 클레바노브(Ilya L. Klebanov) 당시 산업과학기술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로씨야 대표단과 회담했다. 그날 조선이 로씨야에 제안한 쌍무협조의 최우선적 사업은 조선에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이었다. 

 

2018년 3월 21일 조선-로씨야 경제협력위원회 제8차 회의에서 조인된 무역, 경제 및 과학기술협조에 관한 의정서에 가장 먼저 명기된 것도 에너지 분야인데, 에너지 분야의 상호협력에서 중요한 것은 조선에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이다.        

 

김정은 총비서는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3년 3월 31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원자력공업을 현대화, 과학화하는 것은 핵물질 생산을 늘이고 제품의 질을 높이며 핵무기의 소형화, 경량화를 보다 높은 단계에로 발전시키기 위한 기본열쇠”라고 지적하고, “원자력공업을 새 세기의 요구에 맞게 최첨단 과학기술의 토대 우에 확고히 올려 세우며 자립적인 핵동력공업을 발전시켜 나라의 긴장한 전력문제도 풀어야 한다”라고 언명하였다. 

 

핵동력공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김정은 총비서의 전략구상에 따라 원자력공업성 이외에 국가핵동력위원회가 설립되었다. 

 

2021년 1월 8일 김정은 총비서는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핵동력공업 창설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기 위한 계획들을” 언급했다. 이런 사정을 보면, 핵동력공업을 창설하기 위한 계획들이 이미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핵동력공업을 창설하기 위한 계획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핵동력발전소 건설계획이다. 

 

2022년 4월 29일 데일리NK 보도에 의하면,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개년 계획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원자력공업성이 공화국의 자주권과 평화적 핵리용 권리에 기초해 지난 10년 간 자체의 힘으로 발전시킨 핵동력공업의 과학적 토대 우에서 핵동력발전소 건설을 시작해야 한다”라고 했으며, 김정은 총비서는 핵동력공업 전문가들에게 핵동력발전소를 건설할 후보지를 답사한 뒤 2022년 10월 초까지 대책안을 만들어 올리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또한 조선은 핵동력발전소 7~8개를 건설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핵동력발전소 7~8개를 건설하려면 엄청난 자금, 기술, 자원이 필요하다. 조선은 엄청난 자금, 기술, 자원이 투입될 핵동력발전소 7~8개를 건설하기 위해 로씨야의 지원을 받게 될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38년 전인 1985년 12월 12일 조선과 로씨야(당시에는 소련)는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경제 및 기술협력 협정’을 체결하였다. 이 협정은 1991년 소련이 해체되는 바람에 무효화되었지만, 이제 소련의 계승국인 로씨야가 그 협정을 복원할 때가 왔다. 

 

38년 전에 체결된 협정에 의하면, 조선과 소련은 상호협력하여 함경남도 신포에 핵동력발전소를 건설하기로 했는데, 440메가와트급 원자로 4기를 그 발전소에 설치할 계획이었다고 한다. 녕변핵단지에 있는 원자로는 5메가와트급이다. 

 

그런데 지금 조선은 핵동력발전소 7~8개를 건설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1개 핵동력발전소마다 원자로를 4기씩 건설하면, 7~8개 핵동력발전소에 원자로 30여 기가 건설되는 것이다. 조선의 핵동력발전소 건설은 조선과 로씨야가 백년대계의 전략적 관계를 발전시켜나가는 추진력이다.  

 

 

6. 포탄과 핵물질 맞바꾸는 백년대계의 전략적 관계  

 

김정은 총비서는 2023년 9월 26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9차 회의 연설에서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가 제시한 현 단계의 투쟁강령 실현에서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가 잠시도 멈춤 없이 추진시켜야 할 중대과제는 핵무력을 질량적으로 급속히 강화하는 것”이므로 “핵무기 생산을 기하급수적으로 늘이고 핵타격수단들의 다종화를 실현하며 여러 군종들에 실전배비하는 사업을 강력히 실행해나갈 데 대하여 강조”하였다고 한다. 

 

조선이 핵탄두를 기하급수적으로 증산하려면, 핵탄두에 들어가는 플루토늄과 트리튬을 기하급수적으로 증산해야 하는데, 플루토늄과 트리튬은 핵동력발전소를 가동해야 얻을 수 있는 핵물질들이다. 그러므로 조선에서 핵동력발전소 건설은 전력 문제와 핵물질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확실한 방도다. 

 

그런데 지금 조선의 플루토늄 생산량은 제한적이다. 녕변핵단지에 있는 5메가와트급 원자로에서 핵연료봉들을 꺼내 재처리하면, 고순도 플루토늄을 연간 약 20kg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수준의 플루토늄 생산량으로는 핵탄두를 기하급수적으로 증산하지 못한다.  

 

다른 한편, 핵동력발전소는 플루토늄을 다량으로 생산할 수 있지만, 핵동력발전소 건설기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그러므로 조선이 핵탄두를 기하급수적으로 증산하려면 비상한 대책이 필요하다. 조선의 비상한 대책은 로씨야에서 핵물질을 수입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조선은 로씨야에서 핵물질을 수입하고, 로씨야는 조선에서 포탄을 수입하는 반제공동전선의 군사협력이 실행되는 것이다. 포탄과 핵물질을 맞바꾸는 백년대계의 전략적 관계, 바로 이것이 조선과 로씨야가 반제공동전선을 급속히 강화하는 지름길이다. 

 

비확산 원칙은 지난날 미 제국과 소련의 핵거래에 의해 깨졌고, 미 제국과 영국의 핵협력에 의해 깨졌고, 프랑스와 이스라엘의 핵협력에 의해 깨졌다. 비확산 원칙을 깨뜨려버린 미 제국, 영국, 프랑스는 조선과 로씨야에 비확산 원칙을 지키라고 말할 자격도 명분도 없다.   

 

조선에는 포탄이 남아돌고, 로씨야에는 핵물질이 남아돈다. 지난 시기 소련의 플루토늄 재고량은 125,000kg이었고, 고농축 우라늄 재고량은 1,400,000kg이었다. 미 제국은 소련에서 남아도는 고농축 우라늄 500,000kg을 수입하였다. 

 

지금 로씨야에는 과잉생산된 무기급 핵물질이 쌓여 있다. 그러므로 조선과 로씨야가 포탄과 핵물질을 물물교환 방식으로 맞바꾸면 두 나라의 공동이익이 극대화될 것이다. 로씨야에서 핵물질을 다량 수입하여 핵탄두를 기하급수적으로 증산하는 조선, 그리고 조선에서 포탄을 다량 수입하여 압도적인 포병전을 전개하는 로씨야, 바로 이것이 백년대계의 전략적 관계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극적인 장면이다. 

 

지난 날 미 제국이 소련으로부터 무기급 핵물질을 다량 수입했던 것처럼, 조선은 로씨야로부터 무기급 핵물질을 다량 수입할 것이다. 두만강 철교 위에 수송열차의 동음이 울린다. 햇빛 비치는 낮에도 울리고, 달빛 내리는 밤에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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