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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104] 얼마 전 3차 세계대전 위기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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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4-09-27 16:49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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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104]  얼마 전 3차 세계대전 위기를 넘겼다


문 경 환 기자 자주시보 9월 27일 서울 

우크라이나 전쟁이 점점 우크라이나의 패배로 흘러갑니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서방에서 지원해 준 장거리 타격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게 허용해달라고 떼를 씁니다. 이제 남은 방법은 모스크바를 공격해 러시아가 전쟁을 포기하게 만드는 수밖에 없다고 여기나 봅니다. 유럽도 이를 적극적으로 지지했습니다. 그러자 러시아가 무기를 제공한 나라를 공격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핵무기도 쓸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자칫하면 3차 세계대전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은 젤렌스키 요청을 거부해 왔습니다. 

 

그러다 9월 들어 미국 내에서 우크라이나의 요청을 검토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변화 가능성이 보였습니다. 그러자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부리나케 미국에 날아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유럽의 기대와 달리 미국은 끝내 우크라이나의 요청을 거절했습니다. 

 

러시아 본토 공격 허용에 관해 유럽은 미국과 다른 목소리를 냅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러시아 본토를 공격했을 때 보복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전쟁에서 위험이 없는 선택지는 없다”라면서 나토에 있어 가장 큰 위험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에서 이기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확전을 각오하고서라도 러시아가 이기는 걸 막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앞서 2월에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유럽의회 연설에서 “미국의 지원이 있든 없든, 러시아가 전쟁에 이기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 “전쟁의 위협은 임박하지 않은 것일지라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하여 유럽연합이 러시아와 전쟁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과 달리 유럽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활을 건 듯합니다. 왜 그러는 걸까요?

 

자본주의진영이 전반적으로 경제 위기에 빠져드는 가운데서도 미국은 유럽 등 다른 동맹국을 수탈하며 버티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 피를 빨리는 유럽의 상황은 매우 심각합니다. 

 

예를 들어 10년 전 유럽 경제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컸습니다. 유럽연합의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경제의 23.5%로 미국의 22.1%보다 많았습니다. 그런데 2024년 세계 경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6.3%로 늘어났는데 유럽은 20.5%로 줄어들었습니다. 미국 방송에서는 미국의 트럭 한 대 값이면 프랑스나 이탈리아에서 집 한 채를 살 수 있다면서 유럽을 개발도상국 취급합니다. 

 

유럽은 사회도 불안합니다. 경제가 어려우니 민심이 흉흉하고 폭동이 끊이지 않습니다. 

 

유럽의 사회 문제에서 주목할 부분은 난민 문제입니다. 10여 년 전부터 주로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경제난과 전쟁 때문에 해마다 수백만 명의 난민이 유럽에 밀려든 것입니다. 안 그래도 경제가 어려운데 난민까지 밀려드니 유럽 각국에 큰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특히 중동에 가까운 나라와 먼 나라가 서로 난민 문제 해결책을 두고 갈등을 빚습니다. 

 

▲ 2024년 7월 영국에서 벌어진 반이민 폭동.  © StreetMic LiveStream


그런데 난민 문제의 근원을 따져보면 결국 중동에서 끊임없이 전쟁을 일으킨 미국이 나옵니다. 또 당시 중동 경제난의 원인도 미국의 양적 완화였습니다. 그러니 미국이 저지른 일 때문에 유럽이 피해를 보는 셈입니다. 

 

유럽의 국방력도 취약해졌습니다. 무기가 부족해 우크라이나에 약속한 무기도 다 지원하지 못할 지경입니다. 실전에 배치할 수 있는 나토군 규모는 1개 여단뿐입니다. 유럽에서 가장 국방력이 강하다는 영국이 지난 1월 전략핵잠수함에서 발사한 탄도미사일 트라이던트 II는 바다에 추락했습니다. 트라이던트 II는 8년 전에도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는 사고가 있었는데 성능이 더 떨어진 것입니다. 영국이 보유한 가장 강력한 핵무기가 무용지물임을 알 수 있습니다. 

 

▲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트라이던트 II가 통제 불능이 돼 바다로 추락하고 있다.  © 미국 국립박물관

 

유럽 정치도 혼란합니다. 최근 선거들에서 유럽 각국의 극우정당이 약진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하지만 단순히 극우정당이라고 볼 수는 없는 게 이들 정당은 대체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부정적으로 보면서 러시아와 다시 화해해 자국 경제를 살리자고 주장합니다. 반면 기존의 주류 정당들은 미국을 추종하면서 유럽을 몰락의 길로 내몰고 있습니다. 그러니 유럽 각국 정권은 어떻게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리하지 않으면 정권교체로 권력에서 쫓겨나는 건 물론이고 분노한 국민의 손에 붙잡혀 단두대에 끌려갈 판입니다. 

 

이대로 가면 유럽의 미래는 없습니다. 미국인의 인식처럼 유럽이 개발도상국 수준으로 추락할지 모릅니다. 그래서 유럽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큰 기대를 걸었습니다. 전쟁에서 이기면 거대한 러시아를 마음껏 수탈할 수 있으리라 여겼습니다. 그런데 전쟁에 진다? 유럽의 몰락에 결정타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전황을 뒤집기 위해 뭐라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말 그대로 3차 세계대전을 각오하고라도 새로운 변수를 만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럼 바이든은 왜 러시아 본토 공격을 불허했을까요? 어차피 불허할 거면서 허락할 것 같은 분위기는 왜 풍겼던 걸까요?

 

미국은 3차 세계대전을 내심 바라고 있을 것입니다. 다만 전제가 있습니다. 자국의 피해가 최소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2차 세계대전처럼 본토를 공격받지 않아 산업시설을 고스란히 살린 채 외국에서만 전쟁을 한다면 그만큼 미국이 좋아할 일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만약 유럽에서만 전쟁을 한다는 보장이 되면 러시아 본토 공격을 막을 이유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게 가능한지 타산해 보기 위해 우크라이나 요청을 검토한다느니 하는 말을 하면서 분위기를 엿본 듯합니다. 

 

그런데 스타머 영국 총리가 바이든을 만나러 출국하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북한을 향해 출국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쇼이구의 만남이 미영정상회담과 13일 같은 날 이뤄진 것입니다. 

 

올해 6월 체결한 북러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조약에 따라 러시아가 공격을 받으면 북한은 지체 없이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원조를 하게 되어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장거리 무기로 모스크바를 공격한다면 이 조약이 발동됩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미 그런 일이 발생하면 무기를 제공한 미국과 유럽 나라들을 공격할 것이라고 선언한 상황입니다. 아마 북한도 어떤 식으로든 군사적 원조를 할 것입니다. 쇼이구의 북한 방문도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노동신문이 14일 공개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쇼이구 서기의 접견 사진을 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뭔가 이야기를 하고 쇼이구 서기가 그걸 열심히 받아 적는 모습이 있습니다. 북한이 어떤 군사적 원조를 할지 이야기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북한의 원조가 러시아를 직접 도와 유럽 나라를 공격하는 방식도 있지만 다른 식으로도 가능합니다. 북한의 구상은 13일 아침 북한 언론의 김정은 국무위원장 동정 보도 3개를 통해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13일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와 무기급 핵물질 생산기지를 현지지도한 사실과 신형 600밀리미터 방사포차 성능 검증을 위한 시험 사격 참관, 특수작전무력 훈련기지 현지지도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바이든은 이 보도를 본 뒤 미영정상회담을 했을 것입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핵무기연구소와 무기급 핵물질 생산기지 현지지도는 북한이 최초로 우라늄 농축 시설을 공개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었습니다. 어마어마하게 많은 원심분리기가 우라늄을 농축시키는 모습이 사진에 담겼습니다. 북한은 이를 통해 핵무기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고 있음을 실물로 보여주었습니다. 

 

 

북한의 600밀리미터 방사포는 한반도 전역을 사거리로 두고 풀업 기동을 하여 요격도 불가능한 매우 위험한 핵무기입니다. 앞선 우라늄 농축 시설과 함께 생각해 보면 북한이 600밀리미터 방사포 등으로 한국 전역을 핵공격할 것임을 암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4일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한국의 모든 항과 군사기지들이 안전한 곳이 못 된다”라고 주장했는데 이 역시 한국의 군사시설들을 핵공격할 수 있다는 경고로 보입니다. 

 

그런데 한국에는 한국군의 군사시설만 있는 게 아닙니다. 주한미군 기지도 있습니다. 미국이 정확히 공개하지 않지만 최소 2만 3천 명에서 최대 2만 8,500명 규모의 미군이 한국에 주둔 중입니다. 북한이 공격을 한다면 한국군의 전시 작전통제권을 쥐고 있는 주한미군도 당연히 공격할 것입니다. 수십 발의 핵미사일이 날아와 주한미군 기지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2만 명이 넘는 주한미군이 증발해 버릴 수 있습니다. 

 

끝으로 특수작전무력은 한국 전역에 쏟아져 들어와 ‘점령, 평정’하는 부대입니다. 

 

종합해 보면 북한은 러시아 본토가 공격을 받으면 주한미군을 핵과 방사포(미사일), 특수부대로 초토화, 점령하겠다는 구상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면 미국은 핵으로 대응해야만 합니다. 2만 명이 넘는 주한미군이 핵미사일에 증발하거나 특수부대에 포로로 잡혔는데 그 상황에서도 말로만 규탄하면서 조건 없는 대화를 하자고 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런데 미국이 북한을 핵으로 공격하면 북한도 미국 본토에 초대형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날릴 것입니다. 북한의 핵무력법에 따르면 미국이 핵으로 공격할 징후를 포착하면 선제공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이 북한을 핵으로 미처 공격하기도 전에 북한의 핵미사일이 미국 본토로 날아갈 수 있습니다. 

 

지난해 6월 마이크 터너 하원 정보위원장은 “현재 북한은 핵무기 능력, 미국을 타격하고 뉴욕시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7월에는 미 의회조사국(CRS)이 ‘북핵·미사일 프로그램’ 보고서를 통해 “북한 미사일은 요격이 어려운 특성이 있다”라며 “대륙간 탄도미사일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켰다”라고 평가했습니다. 10월에는 미 의회 전략태세위원회가 보고서를 통해 “북한은 미국 본토 방어를 위한 미국의 지상 기반 탄도미사일 방어 체계를 잠재적으로 무력화하기에 충분한 수의 핵무장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빠르게 개발 중”이라고 했습니다. 또 올해 1월 미국외교협회 산하 방지행동센터가 공개한 ‘2024 안보 위협 우선순위 조사’ 보고서는 북한의 핵과 장거리 미사일을 미국의 1등급 위협으로 선정했습니다. 이처럼 북한이 미국 본토를 핵공격할 수 있고 이걸 막을 수 없다는 점은 미국도 인정합니다. 

 

이제 미국은 주한미군의 존재가 골치 아프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미리 뺄 수도 없습니다. 지금 주한미군을 빼면 패배를 자인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그냥 둘 수도 없습니다. 주한미군이 완전히 북한의 인질이 되어버린 꼴입니다. 

 

결국 미영정상회담 직전에 이런 북한의 움직임을 본 미국은 영국의 요청을 거절하고 맙니다. 러시아 본토를 장거리 무기로 공격하는 등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략을 바꾸려면 미국 본토를 얻어맞을 각오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전술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확전하는 정도는 할 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지금 미국은 세계 곳곳에서 대리전을 하고 있으며 더 늘리려 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은 미국을 대리해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이 전쟁하는 것입니다. 미국은 대만을 앞세워 중국과 대리전을 하고자 합니다. 그런데 유독 북한은 대리전이 안 됩니다. 윤석열 정권을 앞세워 남북이 전쟁하게 만들고 무기만 대주면 좋겠지만 주한미군이 인질로 잡혀있으니 그런 대리전을 할 수 없습니다. 

 

신임 주한미군 사령관으로 임명된 제이비어 브런슨은 17일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나는 한국이 직면한 위협을 잘 알고 있으며, 한반도의 모든 군의 지속적 준비 태세를 보장하는 것이 내 역할이라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미국 본토를 방어해야 할 필요성을 잘 알고 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의 급속한 발전과 핵무기를 기하급수적으로 확장하려는 북한의 야망은 3군 사령부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여기서 3군 사령부란 주한미군·한미연합사·유엔사 사령부를 말합니다. 모두 브런슨이 사령관으로 됩니다. 

 

주한미군은 명목상 한국을 지키기 위해 있는 부대이고 실질적으로는 동북아지역에 미국의 군사력을 행사하는 부대입니다. 그런데 주한미군 사령관이 엉뚱하게 “무엇보다도 미국 본토를 방어해야 할 필요성을 잘 알고 있다”라고 말합니다. 이상합니다. 주한미군 사령관이 본토 방어를 자기의 최대 임무라고 공개적으로 발언한 건 아마 처음일 것입니다. 미국 본토로 날아갈 북한의 핵미사일을 막는 게 주한미군의 최대 과제로 바뀐 건가요? 브런슨의 발언은 언제 북한의 핵미사일이 본토에 떨어질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미국의 심리를 잘 보여줍니다. 

 

결국 주한미군이라는 인질 때문에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을 허락하지 못하였습니다. 어찌 보면 3차 세계대전 위기를 당장은 넘긴 것입니다. 

 

한·미·일과 서방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평화를 위협하고 긴장을 고조시킨다며 비난합니다. 반면 북한은 자기 핵과 미사일이 평화를 지키고 긴장을 완화한다고 주장합니다. 지금 국제 질서는 북한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고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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