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광장에서 배우다] 1. 국민만 믿으면 된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5-04-24 20:22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고 우 리 자주시보 4월 18일 서울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일꾼들이 3년간의 촛불집회에서 느낀 점을 쓴 수기 14편을 차례로 소개합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윤석열이 파면되었습니다.
관저 앞에서 무대 영상을 숨죽여 보면서 헌재 결정문을 듣고,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울고 웃으며 얼싸안았던 순간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윤석열 임기가 시작되면서 시작된 3년간의 투쟁 기간 몇 가지 새롭게 깨달은 것이 있었습니다. 너무나 강렬해서 쉽게 잊을 수도 없고, 앞으로 제 운동의 큰 힘이 되어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첫째는 국민에 대한 절대적 믿음입니다.
몇 년 전에 ‘국민주권시대’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거리감 있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시대는, 이번 투쟁은 ‘국민주권’이라는 말이 아니고는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국민은 투쟁의 모든 기간 주인이었습니다. 구호를 바꾸는 것도 국민의 요구였습니다. ‘퇴진’ 구호를 들고 행진을 하고 있었는데, 촛불국민은 어느새 ‘탄핵’ 구호를 외쳤습니다. 김건희 ‘특검’으로는 성에 안 찬다고 ‘김건희 구속’을 외쳤습니다. 지역에서 매주 집회를 하는 게 제안되었을 때 일꾼들은 우리 역량이 될까를 재고 있었고 규모를 축소해서 선전전 형태로 진행했습니다. 그때 촛불국민은 ‘왜 선전전 형태로 하냐?’, ‘매주 집회를 하자’고 방향을 제시해주었습니다. 적폐들의 집요한 공격에 국회에서 탄핵이 불발되고, 체포가 불발된 상황을 뚫어준 것도 국민이었습니다. 투쟁의 과정에서 ‘국민만 믿으면 된다’라는 생각이 머리가 아니라 제 마음속에 깊게 뿌리 내렸습니다.
둘째는 청년 대학생 운동에 희망을 보았습니다.
윤석열이 계엄을 선포하고 주말 집회 장소로 가는데, 평소와는 다르게 10, 20대 생기발랄한 친구들이 응원봉을 들고 모이고 있었습니다. 집회가 시작하기 30분 전인데도 질서정연하게 앉아있는 모습, 희망에 가득 찬 표정을 보면서 너무나 신기해서 앞에서부터 뒤까지 여러 번 왔다 갔다 했습니다. 그 이후에도 계속 광장을 지킨 응원봉 물결과 전국 대학에서 진행된 시국선언과 학내여론, 윤석열 탄핵 투쟁을 하는 조직을 찾아오는 대학생들을 보며, 청년이 희망이라는 운동의 진리를 절감했고 큰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개인주의로 가득 찼다고 봤던 이들 마음속에 가득 차 있는 애국심을 어떻게 지속적으로 분출시킬 것인가, 벅찬 과제가 남았습니다.
촛불국민을 보면서 항상 부끄러웠습니다. 자신의 몸에 퍼지고 있는 암보다는 ‘나라의 암 덩어리’를 걱정하셨던 조일권 선생님의 이야기는 충격이었습니다. 역사책에서 보던 독립운동가, 위인의 모습이었습니다. 운동하는 저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애국심의 경지였습니다. 목숨을 바치겠다는 각오로 국회 앞으로 달려 나온 국민, 3년간 촛불을 한결같이 지켜온 국민, 비가 오는 날에는 피켓에 비닐을 싸시는 국민, 촛불행동을 소중하게 여기고 탄압에도 의연하게 조직을 지켜주는 국민, 애국심, 헌신, 열정, 의지···모든 것을 갖추신 우리 국민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진정한 스승이십니다.
마지막으로 촛불행동을 보면서 대중들과 함께 투쟁하는 조직이 어때야 하는가를 배웠습니다.
집회가 끝나면 국민의 의견을 듣고, 자족하지 않고 평가하고 반성하는 모습, 촛불국민을 머릿수를 채우는 대상으로 봤다고 공개적으로 반성하는 권오혁 촛불행동 공동대표의 모습도 충격이었습니다. 민심을 반영한 구호를 만들기 위해, 의견을 주시면 즉각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그러기 위해 부단히 실력을 기르는 모습, 과녁을 정확하게 맞춰 투쟁하고 노선을 제시하는 모습, 대중이 주인이 되는 조직은 어떤 모습인지, 얼마나 위력적인지, 그런 조직을 만들기 위해 일꾼들은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 촛불행동을 보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내란 청산과 민주정부 건설! 당면한 우리의 과제입니다. 일제강점기 때부터 뿌리박힌 적폐, 내란세력을 정말 깨끗하게 청산할 수 있을까 물으면서 동시에 우리 국민이라면 해낼 거라고 확신합니다. 우리 국민이 만들어갈 승리가 얼마나 철저하고 완벽한 승리일지 기대됩니다. 앞으로 후회가 남지 않게 촛불국민을 따라 배우며 더 큰 승리를 위해 진심을 다하고 헌신하겠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