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광장에서 배우다] 2. 평화라는 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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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5-04-24 20:37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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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광장에서 배우다] 2. 평화라는 동지
박 근 호 자주시보 4월 19일 서울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일꾼들이 3년간의 촛불집회에서 느낀 점을 쓴 수기를 14편 연재합니다.
윤석열이 파면되었습니다. 윤석열 탄핵이 기각되면 곧바로 대항쟁으로 뛰어 들어가려던 사람들이 모두 환호했고 울고 웃었습니다. 그중 저도 있었습니다. 그런 역사적 순간에 함께 할 수 있도록 저를 만들어준 것은 다름 아닌 곁의 동지들이었습니다. 눈물에 빛나는 눈, 빨개진 눈가, 우는 건지 웃는 건지 분간할 수 없는 행복한 얼굴들을 둘러보며 생각했습니다. ‘여기 있는 사람들이 나의 동지라서 감사하다. 그러니 내 기쁨은 모두 동지들의 것이다.’
뜨거운 땡볕에 땀을 흘리면서도 웃었고 태양처럼 뜨겁게 구호를 외쳤습니다. 쏟아지는 폭우에도 어린아이처럼 깔깔 웃으며 거리를 마구 달려갔습니다. 옹기종기 둘러앉아 이 땅의 불의에 분노하고 아픔에 눈물짓고 함께 나아갈 목표를 다졌습니다. 추위에 덜덜 떨면서도 뜨거운 기세로 이겨내면 된다며 호탕하게 웃고 진득하게 싸워나갔습니다. 우리는 웃으며 싸웠습니다. 그렇게 윤석열의 탄핵을 위해 간절히 달려왔습니다.
지난 시간이 스쳐 지나가며 눈물이 났던 것은, 그 모든 시간이 진심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윤석열이 파면된 순간, 수많은 진심이 모이고 단결하면 승리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뭐든 끈질기게 하면, 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촛불처럼 밝게 춤추며 타오르는 국민과 동지들이 있으니 못 할 것이 없다는 믿음을 확실히 얻은 윤석열 탄핵 투쟁이었기에, 제 모든 행복과 감사함과 뿌듯함은 동지들의 것입니다.
운동하는 삶을 살게 된 이후 가끔은 세상이 진짜 변하는 것이 맞는가 하는 의심을 해본 적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저는 세상은 바뀐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습니다. 국민의 목소리에 국가가 견인되어 결국 세상은 국민의 방향대로 흐릅니다. 윤석열 파면을 이루어냈고, 미국의 내정간섭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광장에 울려 퍼지고 있으며, 이 땅의 평화를 위해서는 결국 분단을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는 마음들이 부풀고 있습니다. 세상은 정의가 이끄는 방향으로 전진 중입니다.
평화를 바라는 사람들은 왜 늘 아픈가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평화’, 그 두 글자가 하늘을 향해 흩날리는 것을 보며, 평화는 대체 무엇이길래 이토록 쉽게 오지 않는 것인지 가슴 아팠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압니다. 평화는 달리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광장에 함께 있는 동지들이고 동지들의 웃음이고 춤과 노래 속에 있다는 것을. 평화는 아름다운 동시에 아플 때도 있지만, 그것 자체로 사랑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삶을 바친 양회동 열사, 나라의 암을 뿌리 뽑고자 하셨던 조일권 촛불행동 명예최고대표, 윤석열이 탄핵당해야 진정한 추모가 시작된다던 이태원 유가족분들, 그리고 채해병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기 위해 싸우고 있는 해병대 예비역 연대분들, 이 모든 분이 이 땅의 평화 자체입니다.
윤석열이 파면된 이후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명확합니다. 윤석열이 망가뜨린 나라를 빠르게 회복하고 우리 국민이 진정한 주인이 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국가의 부재로 발생하는 참사가 없도록, 노동하며 죽는 사람이 없도록, 전쟁 위협에 이 땅이 더 이상 고통받지 않도록, 분단의 왜곡되는 역사가 없도록 계속 싸워야 합니다.
끝까지 싸우는 사람들은 맑은 양심을 지니고 ‘우리’를 위해 기꺼이 제 한 몸을 바칩니다. 역사의 증인이 되는 것을 넘어, 역사를 직접 만들어 나간다는 주인된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그런 사람들을 나의 동지로 받들며 앞으로의 날들을 살아가겠습니다.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 조국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삶이 내 생의 진정한 행복임을 잊지 않겠습니다. 더 이상 윤석열 같은 악마가 우리 땅에서 활개 치는 것을 보지 않겠다는 마음, 그리고 한반도의 긴장을 없애 장벽의 상처를 걷어내겠다는 의지로 살아갈 것입니다. 조국의 평화가 우리 민중의 평화가 되고 곧 나의 평화가 됩니다. 평화를 향해, 동지의 마음을 향해 나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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