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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187] 기초과학에서도 밀리는 미국, 한국도 교훈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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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5-06-24 21:44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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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187]  기초과학에서도 밀리는 미국, 한국도 교훈 찾아야


문 경 환 기자 자주시보 6월 22일 서울

18일 자 매일경제 기사 「“중국 이 정도라니, 무서울 지경”…미국마저 제쳤다, 기초과학 패권 장악」은 최근 중국의 기초과학 수준이 놀라운 속도로 오르고 있는 현황을 소개했습니다. 기사는 “첨단기술 경쟁력에 이어 기초과학 패권마저 중국이 가져가고 있다”라며 미국이 객관적인 지표에서 중국에 뒤처졌다고 평가했습니다. 

 

기사가 소개한 객관적 지표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가 최근 발표한 ‘2025 네이처 인덱스’의 세계 연구 선도 기관 순위입니다. 순위를 보면 기초과학 분야 상위 10곳 가운데 8곳이 중국이었습니다. 1위는 중국과학원으로 압도적인 실적으로 2위인 미국의 하버드대학교를 두 배 이상의 점수로 따돌렸습니다. 

 

  © 네이처 인덱스


기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구개발비를 삭감하는 등 미국의 연구 생태계를 망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실력 있는 연구자들이 대거 미국을 떠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미중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흥미로운 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연구 기관들 속에서 그나마 명함을 내밀고 있는 미국의 하버드대학교를 탄압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트럼프가 미국 최고의 대학으로 꼽히는 하버드를 탄압하는 건 하버드가 자기 말을 듣지 않고 저항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트럼프가 미국 내 여러 대학에 들불처럼 번진 팔레스타인 지지, 이스라엘을 규탄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대학들을 압박했을 때 하버드는 정부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소송까지 제기했습니다. ‘헌법상 표현의 자유와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트럼프가 본보기로 하버드를 휘어잡으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 하버드대 야경.  © Meihe Chen


트럼프는 전체 40억 달러 규모(우리 돈 약 5조 5천억 원)의 연방 보조금, 연구 계약을 취소하면서 하버드를 압박했습니다. 그런데 하버드는 자체 재정이 탄탄해서 이런 재정 압박으로는 굴복시킬 수 없었습니다. 그러자 트럼프는 하버드에 유학생 등록을 금지하는 ‘초강수’를 두었습니다. 국토안보부가 대학에 제공하는 ‘학생 및 교환 방문자 프로그램’ 인증을 박탈한 것입니다. 이어 전체 학생의 약 27%에 달하는 외국인 유학생을 쫓아내는 전례 없는 조처를 취했고 하버드에 기부하는 사람에게 주었던 면세 혜택도 박탈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이 때문에 하버드 인재들이 미국을 떠나기 시작했고 이걸 노린 다른 나라들이 인재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5월 16일 자 조선일보 기사 「“美 떠나는 고급 인재들, 기회다”...각국 앞다퉈 인재 유치 총력」에 따르면 미국의 과학자 4명 중 3명은 트럼프의 정책 때문에 미국을 떠날 고민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이에 호주 전략정책연구소는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인재 확보 기회”라며 정부에 인재 영입을 촉구했고 유럽연합(EU)은 ‘유럽을 선택하라’라는 과학연구 종합 지원 계획을 내놨습니다. 

 

이처럼 미국에서는 과학기술의 미래가 안 보입니다. 과학기술은 미래 산업으로 연결되어 경제력에 영향을 주며, 첨단 무기 개발 등 군사력에도 영향을 줍니다. 

 

미국의 모습을 보며 우리나라도 교훈을 찾아야 합니다. 윤석열 정권 때 정부가 연구개발(R&D) 예산을 삭감해 논란이 됐는데 비단 이것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나라가 기초과학에 투자하지 않고 기업 주도로 이른바 ‘당장 돈 되는’ 연구에만 투자하는 건 하루이틀 된 일이 아닙니다. 코로나19 사태 때도 질병 통제나 치료 기술은 세계적으로도 앞섰지만 정작 백신 개발은 주요국 가운데 가장 늦은 편이었습니다. 수학, 물리 등 기초과학이 무너지면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장래도 어두울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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