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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193] 검찰개혁에 관한 입장을 다시 바로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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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5-07-15 08:50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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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193] 검찰개혁에 관한 입장을 다시 바로 잡아야 한다


문 경 환 기자 자주시보  7월 11일 서울

 4일 임은정 신임 동부지검장이 첫 출근을 하면서 기자들에게 “검찰이 수술대 위에 놓인 상황이어서 바뀐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해체에 가까운 개혁을 당하지 않을까 생각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은 검찰개혁의 상징적인 인물인 임은정의 발언이라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그런데 ‘해체에 가까운 개혁’이라는 표현이 좀 걸립니다. 마치 ‘검찰 해체까지는 아니고 그 전 단계인 검찰개혁까지만 해야 한다’는 말로 들립니다. 

 

어디 법에 정해진 건 아니지만 검찰개혁은 검찰의 문제점들을 고치는 포괄적인 개념이며 검찰 해체는 검찰을 아예 없애는 개념입니다. 즉, 검찰개혁의 범주 안에 검찰 해체도 들어갑니다. 검찰개혁의 가장 높은 단계가 검찰 해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검찰개혁과 검찰 해체를 서로 대립하는 개념, 양립 불가능한 개념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개혁이냐 해체냐 가지고 싸울 필요는 없는 것이지요. 

 

그런데 임은정은 검찰개혁을 검찰이라는 기구를 그대로 두고 고치는 개념으로 여겼나 봅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검찰을 그대로 두고 개혁만 해야 좋은데 잘 못하면 개혁으로 안 끝나고 해체까지 갈 수도 있다고 우려한 것입니다. 

 

동부지검장 취임식 영상을 보면 행사에 참가한 검사들의 표정이 좋지 않습니다. 검찰개혁이 싫다고 무언의 시위를 하는 것이겠지요. 임은정에게 인사를 하지 않은 검사가 있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지금 국민은 검찰이 고쳐 쓸 수 없을 지경으로 망가졌으며 스스로 개혁할 의지도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재명 정부가 정치검찰을 청산하고 검찰청도 폐지할 것을 원합니다. 민주당에서 제시한 것처럼 검찰청을 공소청, 수사청으로 분리하는 것도 이에 부합하는 안입니다. 

 

임은정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검찰을 고치는 의사가 되고 싶었지만 능력이 부족해 검찰의 장례를 치르는 장의사가 되겠구나 라고 생각한 지 오래”라고 썼는데 검찰 장례를 치르겠다는 바로 이런 자세가 필요합니다. 

 

임은정 발언에 주목하는 건 그가 이재명 정부의 국정기획위원회 전문위원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재명 정부는 조기 대선으로 탄생하는 바람에 인수위원회 기간이 없었습니다. 대신 국정기획위가 그 역할을 했습니다. 즉, 국정기획위는 이재명 정부 5년의 밑그림을 그리는 기구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임은정이 이재명 정부에서 검찰개혁의 밑그림을 그리는 핵심 역할을 했을 것으로 여겼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검찰개혁 상황을 보면 상당히 불안하고 국민이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이게 임은정이 국정기획위에서 밑그림을 그린 검찰개혁안에 따른 것 아닌지 의문입니다. 

 

첫째, 이재명 정부 첫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 친윤 검사를 대거 등용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 성상헌 법무부 검찰국장, 노만석 대검찰청 차장검사, 송강 고검장 등이 잘못된 인사라고 지적합니다. 법무부 차관에 친윤 검사로 지목받는 이진수를 임명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둘째, 정성호 법무부장관 후보가 “기구 개편은 해야겠지만 그게 검찰 폐지를 말하는 건 아니다”, “야당(국힘당)도 납득할 수 있는 개혁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총대를 메고 검찰개혁을 추진해야 할 법무부장관 후보의 생각이 이러면 과연 제대로 된 개혁이 될지 의문입니다. 

 

셋째, 4일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 특수활동비가 통과됐습니다. 검찰 특활비가 그간 논란의 대상이었고 검찰개혁의 중요한 부분이기에 명백한 퇴행입니다. 문제는 민주당이 이걸 아무런 해명도 없이 국민 몰래 진행했다는 점입니다. 자기들도 뭔가 꺼림칙하니 그랬을 것입니다. 

 

넷째, 검찰개혁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민정수석에 검찰 특수통인 오광수를 임명했다가 부동산 문제로 사퇴하자 대검 차장 출신 봉욱을 임명했습니다. 게다가 봉욱 수석은 말썽 많은 김앤장 변호사입니다. 

 

대선 때까지만 해도 검찰개혁을 철저히 하려고 했는데 막상 집권하고 보니 검찰을 통제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긴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비슷한 느낌이 듭니다. 

 

2016년 이재명은 한 유튜브에 출연해 “노무현 대통령이 너무 안타깝다. 상대가 정말 인간으로 보이고 내가 인간으로서의 최선과 성의를 다하면 그들이 받아들여 줄 거라고 믿은 거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권력 행사는 잔인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좋은 방향으로. 용서나 화해, 화합은 잘못을 뉘우치고 책임지고 반성하는 사람하고 하는 것이다. 강도하고는 화해하는 게 아니다. 불법 범죄를 저지른 부정, 불합리한 집단 인간들하고는 화해하는 게 아니라는 거다”라고 단호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에 몰고 간 검찰에 대해 ‘잔인하게’ 개혁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밝힌 것입니다. 

 

그런데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이재명은 “공직사회는 로봇 태권브이와 비슷해서 그 자체로 엄청난 힘을 갖고 있다. 그런데 결국은 그 헤드에, 조종 칸에 철수가 타면 철수처럼 행동하고, 영희가 타면 영희처럼 행동한다. 철수나 영희가 아무것도 안 하면 제자리에 주저앉아서 엉뚱한 행동을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윤석열이 조종하는 로봇(검찰)은 나쁘지만 자신이 조종하면 괜찮다는 말입니다. 피 묻은 로봇이라도 주인이 바뀌었으니 쓸 수 있다는 말입니다. 

 

▲ 기자회견을 하는 이재명 대통령.  © 대통령실


이처럼 이재명의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국민의 요구는 친윤 검사를 철저히 배제하고 정치검찰을 해체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재명은 자신이 통제할 수 있으니 문제없다며 허점을 보입니다. 하지만 이진수 차관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현 정부의 검찰개혁 공약에 관해 동의한다고 확실히 답변을 못 하는 걸 보면 우려가 됩니다. 이처럼 허점투성이의 자세로는 검찰개혁이 좌절될 수도 있습니다. 

 

임은정이 가장 적극적인 검찰개혁파였는데 그조차 이런 생각을 했다면 큰일입니다. 윤석열을 비판했다가 핍박을 받았는데 이제 윤석열이 쫓겨나서 승리감에 도취한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2023년 고려대-연세대 친선경기대회(일명 고연전) 때 임은정이 깜짝 등장해 응원단복을 입고 후배들과 치어리딩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는 대학 시절 응원단 영타이거스 활동을 한 경력도 있습니다. 혹시라도 자기를 뽐내고 돋보이고자 하는 기질이 있다면 주의해야 합니다. 이런 게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매우 많기 때문입니다. 

 

조은석 내란 특검을 사람들이 신뢰하는 이유는 언론 홍보를 전혀 하지 않으면서 빈틈을 보이지 않고 일을 잘하기 때문입니다. 자기 과시욕이 있는 사람은 조그마한 성과도 언론에 크게 떠들면서 인기를 누리려고 합니다. 그러다가 일을 그르칩니다. 

 

여기서 국민 중심의 관점이 중요하다는 게 다시 확인됩니다. 오로지 국민이 원하는 대로 정치검찰 해체, 즉 친윤 검사 인사 청산을 하고 검찰청도 폐지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적폐세력은 틈을 주면 살아납니다.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은 전두환 군부세력을 청산하려고 취임 11일 만에 하나회 해체를 시작해 단 3개월 만에 해체했습니다. 이렇게 전격적으로 처리해야 적폐세력의 저항을 최소로 받으며 개혁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적폐세력에 관대하면 결국 뒤통수를 맞습니다. 과거 전두환, 노태우, 박근혜, 이명박을 감옥에 넣었지만 나중에 슬그머니 사면해 주니까 적폐들이 기가 살아서 겁을 안 먹고 나쁜 짓을 반복했습니다. 이제는 그러면 안 됩니다. 딴생각하지 말고 오로지 국민을 믿고, 국민이 바라는 개혁을 철저히 수행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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