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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204] 문재인을 따라가는 이재명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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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5-08-28 21:38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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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204]  문재인을 따라가는 이재명 대통령


문 경 환 기자 자주시보  8월 23일 서울 

검찰개혁

 

윤석열 검찰독재 정권을 무너뜨린 국민이 이재명 정부에 바란 것은 철저한 개혁입니다. 그리고 산적한 개혁 과제 가운데 가장 시급하다고 본 것은 검찰개혁입니다. 그래서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때 검찰개혁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으며 민주당은 대선이 끝난 직후인 6월 11일 검찰청법 폐지, 공소청 신설, 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 신설, 국가수사위원회 신설을 담은 4개 법안을 발의하면서 3개월 이내에 입법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새로 민주당 대표가 된 정청래 의원은 추석 전에 입법을 마무리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올해 추석은 10월 6일입니다. 

 

민주당의 4개 법안은 검찰청을 해체해 공소청과 중수청으로 분리하는 게 핵심 내용입니다. 법무부 산하의 공소청은 공소에 관한 업무를 하는 곳으로 사실상 기존 검찰청에서 수사권만 뺀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그 수사권은 행정안전부 산하 중수청이 가져갑니다. 그리고 경찰, 중수청, 공수처 등 여러 수사기관의 조율을 위해 국가수사위원회를 설립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검찰개혁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중수청을 행안부가 아닌 법무부 산하에 두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된 것입니다. 

 

7월 2일 자 노컷뉴스 기사 「[단독]중수청 ‘법무부 산하’ 무게…국정위 집중 검토」에 따르면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는 행안부 산하에 경찰청과 중수청이 모두 들어가면 수사권이 과도하게 집중된다며 중수청을 법무부 산하 외청으로 편제하는 방향에 무게를 싣고 논의했다고 합니다. 

 

검찰개혁의 핵심은 검찰에 집중된 권한을 쪼개는 것이며 따라서 핵심 권한인 공소권과 수사권을 분리해야 합니다. 그런데 공소청과 중수청을 같은 법무부 산하에 두면 애써 분리한 의미가 없게 되며 ‘도로 검찰청’이 됩니다. 공소청과 중수청을 다른 부처에 두는 게 검찰개혁의 기준입니다. 행안부가 비대해진다는 우려가 있으면 그것에 맞게 대책을 세우면 됩니다. 중수청을 법무부에만 안 보내면 됩니다. 

 

한편 위의 기사에는 “중수청의 행안부 편제 논의 배경에는 과거 검찰 출신 법무부장관들의 수사 개입·남용에 따른 불신이 깔려있다”라며 “비(非) 검찰 출신인 정(성호) 의원이 법무부장관으로 임명되면 이 같은 불신이 상당 부분 해소될 거라는 기대감이 크다”라는 한 여권 관계자의 발언도 나옵니다. 

 

그러면 법무부장관이 다시 검찰 출신으로 바뀌면 그때 가서 또 법을 바꿔 편제를 옮긴다는 말인가요? 말도 안 되는 얘기입니다. 게다가 법무부는 장관뿐 아니라 차관과 그 아래 고위공무원도 대부분 검사 출신입니다. 이런 실정을 뻔히 알면서도 저런 얘기를 한다면 다른 의도가 있을 것입니다. 

 

법무부도 중수청을 행안부 산하에 설치하는 것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민주당에 전달했습니다. 법무부 권한이 줄어드는 게 싫었을 것입니다. 

 

보완수사권도 논란입니다. 보완수사권이란 수사기관의 수사가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검사가 보완수사를 할 수 있는 권한입니다. 보완수사권은 사실상 수사권입니다. 그래서 지금 검찰도 보완수사권은 없고 수사기관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만 있습니다. 민주당은 공소청에도 보완수사권을 주지 않기로 했는데 여권 일각에서 보완수사권을 줘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러면 공소청이 검찰보다 오히려 권한이 커집니다. 

 

다만 공소청에 보완수사요구권은 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보완수사요구권도 수사기관을 통제하는 수단이 될 수 있으니 공소청장 직선제를 도입해 견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검찰개혁을 둘러싸고 이런저런 논란이 계속되자 신중론이 나옵니다. 

 

이 대통령은 18일 국무회의에서 정성호 장관에게 “민감한 핵심 쟁점의 경우 국민께 알리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라며 “최대한 속도를 내더라도 졸속화하지 않게 잘 챙겨달라”라고 했습니다. 국민은 검찰개혁을 하자고 몇 년을 싸웠는데 이제 와서 공론화 과정부터 다시 밟으면 시간이 얼마나 더 걸릴지 모를 일입니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여당 간, 검찰개혁을 주장해 온 각 정당 간 조율할 시간을 충분히 갖는 게 좋겠다”라고 했습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도 “신중하고 꼼꼼하게 해야 한다”라고 거들었습니다. 

 

문진석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0일 “입법이 완료되는 건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추석 전에 입법을 마무리하겠다는 정청래 대표 발언을 두고는 “정치적인 발언 메시지로 이해”하라고 했습니다. 

 

결국 20일 이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 등 민주당 신임 지도부 만찬에서 참가자들은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중수청 설립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9월 내 처리하고 나머지 세부적인 내용은 그 이후에 추진하는 걸로 절충했습니다. 

 

검찰개혁 신중론은 이 대통령의 뜻입니다. 이 대통령은 취임 한 달을 맞아 연 기자회견에서 공직 사회를 로봇 태권V에 비유했습니다. 로봇이 아무리 힘이 세도 누가 조종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걸 검찰에 적용하면 검찰도 결국 공무원이니 대통령이나 법무부장관이 잘 조종하면 괜찮은 것 아니냐는 결론이 나옵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2월 27일 SBS ‘정치컨설팅 스토브리그’에 출연해 한 발언도 있습니다. 당시 이 대통령은 “검찰을 없애면 기소, 공소 유지는 누가 하겠나. 제도는 필요한데 지휘하는 사람이 문제”라며 “칼은 잘못이 없다. 의사의 칼이 되기도 하고 강도의 흉기가 되기도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지휘만 잘하면 되니 검찰 해체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속도를 내던 검찰개혁에 신중론, 속도조절론을 가지고 제동을 걸면 검찰이 부활할 틈이 생깁니다. 이러면 문재인 정권이 검찰개혁에 실패한 전철을 그대로 밟게 됩니다. 

 

당시 문재인 정권은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한다는 ‘검수완박’을 구호로 걸고 법안을 마련했습니다. 그러다 국힘당과 검찰 등 적폐세력이 강하게 저항하자 ‘중요 범죄’의 수사권을 남겨두는 걸로 타협했습니다. 

 

그런데 법안 통과 막판에 그 ‘중요 범죄’의 규정을 “부패범죄, 경제범죄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에서 “부패범죄, 경제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로 수정해 버렸습니다. 앞 문구는 부패범죄, 경제범죄 2개로 ‘중요 범죄’를 한정하는 것이지만 뒤 문구는 2개 범죄를 포함해 범위를 무제한 넓히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석하는 게 상식입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런 우려를 두고 아무런 근거나 논리도 없이 ‘그렇게 해석할 수 없다’고만 우겼습니다. 그리고 윤석열 정권은 대통령령을 통해 검찰 수사권을 마구잡이로 넓혀버렸습니다. 검찰개혁을 한다고 요란을 떨었지만 타협을 거듭한 끝에 걸레짝이 된 것입니다. 

 

대미 외교

 

많은 이들이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을 평가하면서 남북정상회담으로 좋은 기회를 만들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승인 없이 한국은 아무것도 못 한다”라며 통제하는 바람에 실패했다고 이야기합니다. 미국이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을 통제한 건 맞지만 그렇다고 문재인 정부에 면죄부가 주어지는 건 아닙니다. 한미동맹을 절대시하면서 미국을 추종하며 미국의 통제에서 한 치도 벗어나려 하지 않은 건 엄연한 문재인 정부의 잘못입니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미국의 그늘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지 않은 게 아니라 스스로 그늘에 들어가려고 노력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이 대통령은 실용주의를 표방하며 국익 중심의 외교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대미 외교 정책을 보면 문재인 정부와 다르지 않습니다. 대통령 당선 전부터 한미동맹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더니 취임사에서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한·미·일 협력을 다지”고 “한미군사동맹에 기반한 강력한 억지력으로 북핵과 군사 도발에 대비”하겠다고 했습니다. 

 

지금 미국은 ‘한미동맹 현대화’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주한미군과 한국군을 미국의 패권 전략에 따라 세계 어디든 파병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두고 22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우리가 생각하는 한미동맹의 현대화는 안보가 더 튼튼해지는 방향으로의 현대화이자 한미 연합 방위 태세가 더 강화되는 것”이라면서 “한미동맹 현대화는 이번 미국 방문의 목표 중 하나”라고 했습니다. 미국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할 분위기입니다. 

 

지난 한미 관세 협상도 우리 정부는 미국에 모욕을 당해가면서 저자세로 일관했습니다. 미국 협상단이 일방적으로 회의를 취소해 버리고 유럽으로 가자 쫓아다니면서 협상했습니다. 일본 협상단이 ‘마가(MAGA)’ 모자를 쓰고 굴욕적인 협상을 한 걸 본떠서 우리 협상단은 ‘마스가(MASGA)’ 모자를 쓰고 미국의 환심을 사려 했습니다. 그 결과를 두고도 ‘미국에 예상보다는 덜 뜯겼다’며 자화자찬하는 분위기입니다. 

 

우리 조선업도 위기인데 미국 조선업을 살리기 위해 무려 200조 원을 투자하는 것을 비롯해 미국에 무려 340조 원을 투자해야 합니다. 그것도 부족해 이번 정상회담에서 추가 투자를 약속해야 한다는 압박까지 들어옵니다. 말이 좋아 투자지 미국은 어디에 투자할지도 자기들이 정하고 투자 수익의 90%도 자기들이 가져가겠다고 합니다. 이쯤 되면 그냥 강탈입니다. 

 

물론 미국의 횡포를 이재명 정부가 모두 막아내는 게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현실을 있는 그대로 국민에게 설명하고 함께 미국의 횡포를 막자고 호소했어야 합니다. 하지만 거꾸로 협상이 매우 잘 됐다고 미화하면서 오히려 미국이 좋은 투자 기회를 줬다고 고마워하는 투라서 문제입니다. 

 

대북 정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재명 정부는 대화를 하자면서 여러 정책을 내놓았습니다. 대북 전단 살포도 중단하고 대북 확성기도 철거했습니다. 북한에서 연달아 남북대화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그래도 대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그러면서 또 한편으로는 북한을 점령하는 내용의 한미연합훈련을 진행합니다. 또 “한미군사동맹에 기반한 강력한 억지력으로 북핵과 군사 도발에 대비”하겠다고 말합니다. 얼마 전까지 무인기를 날리며 도발한 게 한국인지 북한인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이렇게 보면 이재명 정부의 대북 정책은 야누스의 두 얼굴 같습니다. 한 손에 총, 칼을 들고 휘두르며 동시에 얼굴에는 미소를 띠고 사이좋게 지내자고 하면 그건 사이코입니다. 

 

▲ 18일 열린 을지국무회의 장면.  © 대통령실


이처럼 한미동맹을 신성시하며 대북 정책을 한미동맹에 종속시키는 모습은 문재인 정부와 다르지 않습니다. 

 

대일 외교

 

이 대통령이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나눈 대담이 21일 공개되자 각계의 우려가 쏟아졌습니다. 이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도 국민이 뽑은 국가 대표이며 그들이 합의했거나 이미 이행하고 있는 정책을 내가 뒤집을 순 없다”라며 윤석열 정권의 대일 정책을 계승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의 대일 정책에 대한 국민의 반발을 “불만, 불평”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이런 충격적인 발언은 사실 8.15광복절 경축사에서 이미 예상이 됐습니다. 이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일본은 마당을 같이 쓰는 우리의 이웃이자 경제 발전에 있어서 떼놓고 생각할 수 없는 중요한 동반자”라고 강조하면서 과거사 문제는 “일본 정부가 과거의 아픈 역사를 직시하고 양국 간 신뢰가 훼손되지 않게 노력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는 말로 넘어갔습니다. 

 

이 대통령이 일본에 저자세를 보이는 것도 한미동맹 때문입니다. 이 대통령은 요미우리신문에 “한국에 있어서 한미동맹이 지극히 중요하며 일본도 일미동맹이 매우 중요한 기본적인 축이다. 이것을 바탕으로 한 한·미·일 3개국의 협력이 지극히 중요하다”라면서 “경제든 안보 환경이든 기본적인 축이 되는 것은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관계”라고 했습니다. 한미동맹이 절대적 기준이다 보니 미국이 원하는 한·미·일 협력도 중요하고 그러니 한일관계도 빨리 발전시켜야겠다는 것입니다. 

 

냉정하게 말해서 이재명 정부의 대일 외교 정책은 문재인 정부보다도 못하며 박근혜, 윤석열 수준입니다. 

 

이재명 정부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심상치 않습니다. 정부는 주권자 국민이 과연 무엇을 바라는지 심각하게 들여다봐야 할 것입니다. 

 

검찰개혁

 

윤석열 검찰독재 정권을 무너뜨린 국민이 이재명 정부에 바란 것은 철저한 개혁입니다. 그리고 산적한 개혁 과제 가운데 가장 시급하다고 본 것은 검찰개혁입니다. 그래서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때 검찰개혁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으며 민주당은 대선이 끝난 직후인 6월 11일 검찰청법 폐지, 공소청 신설, 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 신설, 국가수사위원회 신설을 담은 4개 법안을 발의하면서 3개월 이내에 입법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새로 민주당 대표가 된 정청래 의원은 추석 전에 입법을 마무리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올해 추석은 10월 6일입니다. 

 

민주당의 4개 법안은 검찰청을 해체해 공소청과 중수청으로 분리하는 게 핵심 내용입니다. 법무부 산하의 공소청은 공소에 관한 업무를 하는 곳으로 사실상 기존 검찰청에서 수사권만 뺀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그 수사권은 행정안전부 산하 중수청이 가져갑니다. 그리고 경찰, 중수청, 공수처 등 여러 수사기관의 조율을 위해 국가수사위원회를 설립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검찰개혁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중수청을 행안부가 아닌 법무부 산하에 두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된 것입니다. 

 

7월 2일 자 노컷뉴스 기사 「[단독]중수청 ‘법무부 산하’ 무게…국정위 집중 검토」에 따르면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는 행안부 산하에 경찰청과 중수청이 모두 들어가면 수사권이 과도하게 집중된다며 중수청을 법무부 산하 외청으로 편제하는 방향에 무게를 싣고 논의했다고 합니다. 

 

검찰개혁의 핵심은 검찰에 집중된 권한을 쪼개는 것이며 따라서 핵심 권한인 공소권과 수사권을 분리해야 합니다. 그런데 공소청과 중수청을 같은 법무부 산하에 두면 애써 분리한 의미가 없게 되며 ‘도로 검찰청’이 됩니다. 공소청과 중수청을 다른 부처에 두는 게 검찰개혁의 기준입니다. 행안부가 비대해진다는 우려가 있으면 그것에 맞게 대책을 세우면 됩니다. 중수청을 법무부에만 안 보내면 됩니다. 

 

한편 위의 기사에는 “중수청의 행안부 편제 논의 배경에는 과거 검찰 출신 법무부장관들의 수사 개입·남용에 따른 불신이 깔려있다”라며 “비(非) 검찰 출신인 정(성호) 의원이 법무부장관으로 임명되면 이 같은 불신이 상당 부분 해소될 거라는 기대감이 크다”라는 한 여권 관계자의 발언도 나옵니다. 

 

그러면 법무부장관이 다시 검찰 출신으로 바뀌면 그때 가서 또 법을 바꿔 편제를 옮긴다는 말인가요? 말도 안 되는 얘기입니다. 게다가 법무부는 장관뿐 아니라 차관과 그 아래 고위공무원도 대부분 검사 출신입니다. 이런 실정을 뻔히 알면서도 저런 얘기를 한다면 다른 의도가 있을 것입니다. 

 

법무부도 중수청을 행안부 산하에 설치하는 것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민주당에 전달했습니다. 법무부 권한이 줄어드는 게 싫었을 것입니다. 

 

보완수사권도 논란입니다. 보완수사권이란 수사기관의 수사가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검사가 보완수사를 할 수 있는 권한입니다. 보완수사권은 사실상 수사권입니다. 그래서 지금 검찰도 보완수사권은 없고 수사기관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만 있습니다. 민주당은 공소청에도 보완수사권을 주지 않기로 했는데 여권 일각에서 보완수사권을 줘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러면 공소청이 검찰보다 오히려 권한이 커집니다. 

 

다만 공소청에 보완수사요구권은 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보완수사요구권도 수사기관을 통제하는 수단이 될 수 있으니 공소청장 직선제를 도입해 견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검찰개혁을 둘러싸고 이런저런 논란이 계속되자 신중론이 나옵니다. 

 

이 대통령은 18일 국무회의에서 정성호 장관에게 “민감한 핵심 쟁점의 경우 국민께 알리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라며 “최대한 속도를 내더라도 졸속화하지 않게 잘 챙겨달라”라고 했습니다. 국민은 검찰개혁을 하자고 몇 년을 싸웠는데 이제 와서 공론화 과정부터 다시 밟으면 시간이 얼마나 더 걸릴지 모를 일입니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여당 간, 검찰개혁을 주장해 온 각 정당 간 조율할 시간을 충분히 갖는 게 좋겠다”라고 했습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도 “신중하고 꼼꼼하게 해야 한다”라고 거들었습니다. 

 

문진석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0일 “입법이 완료되는 건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추석 전에 입법을 마무리하겠다는 정청래 대표 발언을 두고는 “정치적인 발언 메시지로 이해”하라고 했습니다. 

 

결국 20일 이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 등 민주당 신임 지도부 만찬에서 참가자들은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중수청 설립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9월 내 처리하고 나머지 세부적인 내용은 그 이후에 추진하는 걸로 절충했습니다. 

 

검찰개혁 신중론은 이 대통령의 뜻입니다. 이 대통령은 취임 한 달을 맞아 연 기자회견에서 공직 사회를 로봇 태권V에 비유했습니다. 로봇이 아무리 힘이 세도 누가 조종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걸 검찰에 적용하면 검찰도 결국 공무원이니 대통령이나 법무부장관이 잘 조종하면 괜찮은 것 아니냐는 결론이 나옵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2월 27일 SBS ‘정치컨설팅 스토브리그’에 출연해 한 발언도 있습니다. 당시 이 대통령은 “검찰을 없애면 기소, 공소 유지는 누가 하겠나. 제도는 필요한데 지휘하는 사람이 문제”라며 “칼은 잘못이 없다. 의사의 칼이 되기도 하고 강도의 흉기가 되기도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지휘만 잘하면 되니 검찰 해체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속도를 내던 검찰개혁에 신중론, 속도조절론을 가지고 제동을 걸면 검찰이 부활할 틈이 생깁니다. 이러면 문재인 정권이 검찰개혁에 실패한 전철을 그대로 밟게 됩니다. 

 

당시 문재인 정권은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한다는 ‘검수완박’을 구호로 걸고 법안을 마련했습니다. 그러다 국힘당과 검찰 등 적폐세력이 강하게 저항하자 ‘중요 범죄’의 수사권을 남겨두는 걸로 타협했습니다. 

 

그런데 법안 통과 막판에 그 ‘중요 범죄’의 규정을 “부패범죄, 경제범죄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에서 “부패범죄, 경제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로 수정해 버렸습니다. 앞 문구는 부패범죄, 경제범죄 2개로 ‘중요 범죄’를 한정하는 것이지만 뒤 문구는 2개 범죄를 포함해 범위를 무제한 넓히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석하는 게 상식입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런 우려를 두고 아무런 근거나 논리도 없이 ‘그렇게 해석할 수 없다’고만 우겼습니다. 그리고 윤석열 정권은 대통령령을 통해 검찰 수사권을 마구잡이로 넓혀버렸습니다. 검찰개혁을 한다고 요란을 떨었지만 타협을 거듭한 끝에 걸레짝이 된 것입니다. 

 

대미 외교

 

많은 이들이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을 평가하면서 남북정상회담으로 좋은 기회를 만들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승인 없이 한국은 아무것도 못 한다”라며 통제하는 바람에 실패했다고 이야기합니다. 미국이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을 통제한 건 맞지만 그렇다고 문재인 정부에 면죄부가 주어지는 건 아닙니다. 한미동맹을 절대시하면서 미국을 추종하며 미국의 통제에서 한 치도 벗어나려 하지 않은 건 엄연한 문재인 정부의 잘못입니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미국의 그늘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지 않은 게 아니라 스스로 그늘에 들어가려고 노력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이 대통령은 실용주의를 표방하며 국익 중심의 외교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대미 외교 정책을 보면 문재인 정부와 다르지 않습니다. 대통령 당선 전부터 한미동맹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더니 취임사에서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한·미·일 협력을 다지”고 “한미군사동맹에 기반한 강력한 억지력으로 북핵과 군사 도발에 대비”하겠다고 했습니다. 

 

지금 미국은 ‘한미동맹 현대화’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주한미군과 한국군을 미국의 패권 전략에 따라 세계 어디든 파병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두고 22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우리가 생각하는 한미동맹의 현대화는 안보가 더 튼튼해지는 방향으로의 현대화이자 한미 연합 방위 태세가 더 강화되는 것”이라면서 “한미동맹 현대화는 이번 미국 방문의 목표 중 하나”라고 했습니다. 미국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할 분위기입니다. 

 

지난 한미 관세 협상도 우리 정부는 미국에 모욕을 당해가면서 저자세로 일관했습니다. 미국 협상단이 일방적으로 회의를 취소해 버리고 유럽으로 가자 쫓아다니면서 협상했습니다. 일본 협상단이 ‘마가(MAGA)’ 모자를 쓰고 굴욕적인 협상을 한 걸 본떠서 우리 협상단은 ‘마스가(MASGA)’ 모자를 쓰고 미국의 환심을 사려 했습니다. 그 결과를 두고도 ‘미국에 예상보다는 덜 뜯겼다’며 자화자찬하는 분위기입니다. 

 

우리 조선업도 위기인데 미국 조선업을 살리기 위해 무려 200조 원을 투자하는 것을 비롯해 미국에 무려 340조 원을 투자해야 합니다. 그것도 부족해 이번 정상회담에서 추가 투자를 약속해야 한다는 압박까지 들어옵니다. 말이 좋아 투자지 미국은 어디에 투자할지도 자기들이 정하고 투자 수익의 90%도 자기들이 가져가겠다고 합니다. 이쯤 되면 그냥 강탈입니다. 

 

물론 미국의 횡포를 이재명 정부가 모두 막아내는 게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현실을 있는 그대로 국민에게 설명하고 함께 미국의 횡포를 막자고 호소했어야 합니다. 하지만 거꾸로 협상이 매우 잘 됐다고 미화하면서 오히려 미국이 좋은 투자 기회를 줬다고 고마워하는 투라서 문제입니다. 

 

대북 정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재명 정부는 대화를 하자면서 여러 정책을 내놓았습니다. 대북 전단 살포도 중단하고 대북 확성기도 철거했습니다. 북한에서 연달아 남북대화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그래도 대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그러면서 또 한편으로는 북한을 점령하는 내용의 한미연합훈련을 진행합니다. 또 “한미군사동맹에 기반한 강력한 억지력으로 북핵과 군사 도발에 대비”하겠다고 말합니다. 얼마 전까지 무인기를 날리며 도발한 게 한국인지 북한인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이렇게 보면 이재명 정부의 대북 정책은 야누스의 두 얼굴 같습니다. 한 손에 총, 칼을 들고 휘두르며 동시에 얼굴에는 미소를 띠고 사이좋게 지내자고 하면 그건 사이코입니다. 

 

▲ 18일 열린 을지국무회의 장면.  © 대통령실


이처럼 한미동맹을 신성시하며 대북 정책을 한미동맹에 종속시키는 모습은 문재인 정부와 다르지 않습니다. 

 

대일 외교

 

이 대통령이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나눈 대담이 21일 공개되자 각계의 우려가 쏟아졌습니다. 이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도 국민이 뽑은 국가 대표이며 그들이 합의했거나 이미 이행하고 있는 정책을 내가 뒤집을 순 없다”라며 윤석열 정권의 대일 정책을 계승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의 대일 정책에 대한 국민의 반발을 “불만, 불평”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이런 충격적인 발언은 사실 8.15광복절 경축사에서 이미 예상이 됐습니다. 이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일본은 마당을 같이 쓰는 우리의 이웃이자 경제 발전에 있어서 떼놓고 생각할 수 없는 중요한 동반자”라고 강조하면서 과거사 문제는 “일본 정부가 과거의 아픈 역사를 직시하고 양국 간 신뢰가 훼손되지 않게 노력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는 말로 넘어갔습니다. 

 

이 대통령이 일본에 저자세를 보이는 것도 한미동맹 때문입니다. 이 대통령은 요미우리신문에 “한국에 있어서 한미동맹이 지극히 중요하며 일본도 일미동맹이 매우 중요한 기본적인 축이다. 이것을 바탕으로 한 한·미·일 3개국의 협력이 지극히 중요하다”라면서 “경제든 안보 환경이든 기본적인 축이 되는 것은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관계”라고 했습니다. 한미동맹이 절대적 기준이다 보니 미국이 원하는 한·미·일 협력도 중요하고 그러니 한일관계도 빨리 발전시켜야겠다는 것입니다. 

 

냉정하게 말해서 이재명 정부의 대일 외교 정책은 문재인 정부보다도 못하며 박근혜, 윤석열 수준입니다. 

 

이재명 정부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심상치 않습니다. 정부는 주권자 국민이 과연 무엇을 바라는지 심각하게 들여다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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