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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231] 2025년 특집 ① 북한이 중심에서 다극화에 변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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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5-12-24 08:19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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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231] 2025년 특집 ① 북한이 중심에서 다극화에 변화를


문 경 환 기자  자주시보  12월 22일 서울

■ 북·중·러가 다극 체제의 중심을 확고히 차지
■ 북한이 들어가면서 다극화가 반제자주화로 성격이 바뀜
■ 북한의 힘과 영향력의 근원은 첫째, 자주

 

 

다극 체제의 진화

 

9월 3일 오전 ‘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기념 열병식’(중국 전승절)이 열리는 베이징 천안문광장.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천안문 망루에 서자 지축을 뒤흔드는 대충격파가 세계를 강타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옆에 나란히 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습은 곧바로 전 세계로 퍼져나갔습니다. 

 

 

각국 언론과 전문가는 입을 모아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중국 열병식 최대 승자”, “글로벌 사우스 진영의 리더”, “글로벌 플레이어”, “세계의 중심에 섰다”, “세계적 정치 지도자”,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전승절의 주인공”, “국제 사회에서 강력한 힘을 지닌 지도자”라고 인정했습니다. 이는 한편으로 ‘칭송’의 표현이자 처지에 따라 공포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만큼 북한이 세계 질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반영합니다. 

 

세계는 미국 중심의 ‘일극 체제’에서 여러 강국이 주도하는 ‘다극 체제’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일극 체제의 상징인 주요 7개국(G7)이나 이게 확대된 G20의 영향력은 크게 줄어들었고 대신 세계는 브릭스, 상하이협력기구 등의 동향을 더 주목하고 있습니다. 

 

올해 중국 전승절은 북·중·러가 다극 체제의 중심을 확고히 차지한 계기가 됐습니다. 북·중·러 정상이 앞장에 서고 그 뒤에 다극 체제를 지지하는 여러 나라 정상이 뒤를 따르는 모습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일극 체제는 미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독보적인 우위에 서서 세계에 강한 영향을 끼치는 국제질서를 말합니다. 이에 반해 다극 체제에서는 미국이 독보적인 우위에 있지 않고 미국과 비슷한 영향력을 가진 나라가 여러 개 출현해 자기 목소리를 냅니다. 이들 나라는 미국의 제국주의 패권에 맞서면서 영향력을 키웠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반미, 탈미 성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다극 체제에 어떤 질서와 체계가 있지는 않고 각자 자기 목소리를 내며 서로 다양한 방식으로 공조, 협력하는 수준입니다. 그렇다 보니 그동안 우크라이나 전쟁, 미중관세전쟁, 중동전쟁, 동북아의 한·중·일 갈등 등 미국과의 대결이 각개격파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그래서 미국이 확실히 몰락하고 있는데도 패권을 뺏기지 않고 버틸 수가 있는 것입니다. 미국을 확실히 무너뜨릴 축이 없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극 체제의 중심, 거점으로 브릭스, 상하이협력기구, 동방경제포럼 등 여러 기구를 꼽습니다. 이들 기구는 대체로 러시아, 중국이 중심이 되어 미국 중심의 일극 체제에서 벗어나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다극 체제를 상징하는 사진을 보면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함께 서 있는 장면이 많습니다. 이런 차원에서 러중정상회담도 주목을 받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진이 세계에 충격을 주지는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이들은 미국과의 공존, 협력을 전제로 다극 체제를 구상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미국식 자본주의 체제를 통해 공리를 누린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중국은 미국 중심의 경제 질서인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뒤 지금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습니다. 러시아는 한때 나토 가입을 추진했을 정도로 미국과 공존, 협력을 중요하게 여겨 왔습니다. 다극 체제의 또 다른 중요한 축을 구성하는 인도는 쿼드(4자 안보 대화)를 통해 미국과 안보협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북한이 들어가면서 성격이 바뀌었습니다. 다극화가 반제자주화로 성격이 바뀌고 질적으로 발전하게 된 것입니다. 중국 전승절 천안문 망루는 미국을 철저히 배제하고 억제하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응을 보면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처음에 트럼프 대통령은 북·중·러 정상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소식을 듣고 기자들에게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당신들이 미국을 상대로 공모하는 와중에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나의 따뜻한 인사를 전해주기 바란다”라고 썼습니다. 북·중·러 정상이 모여서 반미 공모를 할 거라며 긴장한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열병식이 끝난 뒤 “그들은 내가 보기를 바랐을 거고, 나는 (열병식을) 보고 있었다”라고 했습니다. 굉장히 신경을 쓰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답변 중에 기자에게 화를 내기도 했습니다. 미국이 열병식 자리에 끼지 못한 것을 두고 안타까워하는 모습이 드러났습니다. 

 

북한이 들어가면서 다극 체제의 성격이 바뀐 것을 보면 북·중·러가 병립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북한이 세 나라의 핵이 되어 다극 체제의 중심축을 이루게 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천안문 망루에 선 모습이 세계에 충격을 준 것입니다. 북한을 이번 중국 전승절의 승자, 글로벌 플레이어라고 평가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앞으로 북한은 반제자주, 협동, 공영의 방향으로 세계의 변화를 이끌어가려 할 것입니다. 천안문 망루의 장면은 이것이 실물로 확인된 대단히 충격적인 모습이었습니다. 이런 취지에서 북한의 힘과 영향력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살펴보려 합니다. 

 

‘자주’

 

북한은 자주를 생명으로 여기는 나라입니다. 북한의 정치 철학은 “자주성은 나라와 민족의 생명”이며 “자주성을 견지해야 나라와 민족의 존엄을 지켜낼 수 있으며 부강한 새 사회를 건설할 수 있다”라고 규정합니다. 그러면서 정치, 경제, 국방 분야에서 자주성을 구현하려면 “정치에서 자주, 경제에서 자립, 국방에서 자위”를 기본 원칙으로 지켜야 한다고 제시합니다. 

 

‘정치에서 자주’란 외세의 간섭을 배제하고 대외관계에서 완전한 자주권, 평등권을 행사하는 것입니다. ‘경제에서 자립’이란 외부에 기대지 않고 자기 힘과 기술, 자원으로 자립경제를 수립하는 것입니다. ‘국방에서 자위’란 자주국방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북한이 자주를 강조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남에게 기대면 자기 힘을 키우지 못하며 위기가 닥쳤을 때 누구도 도와주지 않아 결국 망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소련이 붕괴하자 따라서 몰락한 동구권 나라들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하지만 제국주의 국가들이 다른 나라를 침략하고 약탈하는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한 나라가 자주성을 지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많은 나라가 강대국의 압박과 위협에 밀려 국익에 반하는 결정을 하거나 단기적인 경제적 혜택에 넘어가 자주성을 포기합니다. 유엔총회에서 강대국의 요구에 따라 투표하는 나라들, 자국 산업이 몰락할 걸 알면서도 시장을 개방하는 나라들, 외국 무기를 수입하고 외국 군사 고문을 초빙해 군대를 양성하는 나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북한은 미국의 직접적인 위협과 압력을 받으면서도 가장 견결한 반미자주 노선을 초지일관 지켜왔습니다. 북한은 국제무대에서 모두가 미국의 눈치를 볼 때에도 앞장에서 미국의 횡포를 규탄했습니다. 러시아나 중국이 비핵화하라고 설득해도 듣지 않고 독자 노선을 걸었습니다. 또 미국이 경제 지원을 미끼로 비핵화를 요구할 때도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2018년 북미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하면 미국이 제재를 풀고 지원해서 경제 번영을 누릴 수 있다는 내용의 영상을 보여주며 유혹했지만 북한은 선 비핵화 요구를 단호하게 거절했습니다. 

 

북한은 미국과 공존과 협력을 통해 경제를 발전시키지 않았습니다. 올해 10월 10일 당창건 기념일을 계기로 북한을 방문한 여러 외국인은 북한 경제가 몰라보게 발전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평양에 승용차가 너무 많아서 번호판을 기준으로 홀짝제를 운용할 정도라고 합니다. 또 ‘중앙이 지방을 부러워하고, 도시가 농촌을 부러워하게’를 구호로 내걸고 10년을 목표로 북한의 모든 지역에 지방발전 공장과 종합병원, 복합쇼핑몰 등을 건설하고 있으며 농촌 마을에도 고급 주택단지를 보급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일은 미국이 ‘역사상 최강’이라 자랑하는 대북 제재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천조국’이라 불리며 세계 최강을 자처하는 미국의 군사력에 맞서 자립으로 무기를 개발하고 군대를 양성했습니다. 특히 핵무기나 미사일 같은 전략무기는 동맹이라 해도 기술을 전수하지 않습니다. 북한은 철저히 고립된 속에서도 독자적인 연구를 통해 극초음속 미사일, 핵 무인 수중 공격정, 차량 이동식 대륙간 탄도미사일 등 세계에서 가장 앞선 수준의 첨단 무기들을 개발했습니다. 최근에는 전략무기뿐 아니라 군함, 전차, 총과 같은 재래식 무기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는데 내년 1월로 예상되는 9차 당대회에서 ‘핵무력과 상용(재래식) 무력의 병진 노선’을 선포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북한은 철저히 자기 뜻에 따라, 자기 힘으로 나라를 발전시키며 미국에 맞서 싸웠습니다. 

 

‘세계 일극’을 자처하던 미국은 자주를 앞세운 북한을 무너뜨리는 데 실패했습니다. 북한은 강대국에 휘둘리는 정치 체제가 아니다 보니 러시아, 중국을 통해 압박하려는 미국의 외교 공세가 먹히지 않았습니다. 자력갱생을 통한 자립경제 체제다 보니 대북 제재도 통하지 않았습니다. 국방을 외부에 기대지 않으니 핵·미사일 개발을 막을 방법이 없었습니다. 

 

결국 북한과의 대결에서 연전연패한 미국은 내부 분열과 쇠퇴 몰락의 길로 빠져들었습니다. 

 

이에 세계 각처의 반미세력은 북한의 승리를 보며 자신감을 얻고 북한의 뒤를 잇고 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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