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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235]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 강대함의 표현인가 약체 입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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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6-01-09 22:01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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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235]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 강대함의 표현인가 약체 입증인가


문 경 환 기자  자주시보 1월 8일 서울

 ■ 시내에서 밀려나 변두리 뒷골목을 어슬렁거리는 불량배

■ 베네수엘라를 대상으로 전면전을 못 하는 미국
■ 중국, 러시아 견제? 글쎄…
■ 나토 파괴로 이어지나
■ 윤석열의 뒤를 밟는 트럼프 

 

 

21세기도 사반세기가 지나는 시점에 한 나라의 군대가 남의 나라에 들어가 대통령을 납치하는 야만적인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미국이 특수부대를 보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납치한 것입니다. 새해 벽두에 일어난 이런 국제 불량배의 행패에 전 세계가 경악하고 있습니다. 

 

▲ 베네수엘라 침공 작전을 지켜보는 트럼프와 루비오. [출처: 백악관]


그런데 사건을 일으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뻔뻔하게도 ‘매우 탁월했고 놀라운 군사 작전이었다’, ‘미국이 최강이다’ 자랑합니다. 우리나라의 ‘윤 어게인’ 무리는 백악관 소셜미디어에 ‘이재명도 체포해 달라’는 글을 올리며 미국을 전지전능한 하나님으로 떠받들고 있습니다. 

 

과연 이번 일은 미국의 강대함이 과시된 사건일까요? 혹시 반대로 미국이 약체임을 입증한 사건 아닐까요?

 

시내에서 밀려나 변두리 뒷골목을 어슬렁거리는 불량배

 

원래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서둘러 끝내고 중국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러면서 원래 2027년으로 점지했던 대만전쟁 시점을 앞당기려는 움직임까지 보였습니다. 트럼프가 집권한 후 보여준 대외 행보 가운데 대만전쟁과 관련된 게 많았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궁리해도 중국과 전쟁을 하는 게 무리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지난해 12월 8일 뉴욕타임스는 미국 국방부작전평가국의 기밀 문건 ‘군사우위 보고서’를 입수해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대만전쟁에 미군이 개입한다고 상정하고 모의 전쟁을 진행했는데 “미군이 중국군에게 반복적으로 패배한다”라는 결과가 나왔다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중국이 미국의 첨단 무기를 대만 해역에 접근하기도 전에 파괴할 능력을 갖췄다”라고 평가했다고 합니다.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려고 한 것도 현실적으로 러시아를 도저히 이길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는 미국이 준비한 종전안에 동의하라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윽박지르면서 “전쟁에서 패배하고 있다”, “의심할 여지 없이 러시아가 우위에 있다”, “시간을 끌면 우크라이나 전사자만 늘어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는 북한과 아예 전쟁할 생각도 못 합니다. 그래서 대화에 매달리며 애걸복걸합니다. 그러면서 “핵무기를 가진 북한과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합니다. 

 

한마디로 정리해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이 뜻하는 것은 미국이 북·중·러에 밀린다는 걸 공식화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미국이 앞으로 북·중·러와 전쟁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끊임없이 공격의 기회를 만들려 하고 대리전이나 저강도 분쟁, 비전통적·비군사적 전쟁(하이브리드 전쟁) 등을 일으키려 할 것입니다. 하지만 북·중·러에 정면으로 맞설 수는 없습니다. 

 

미국이 북·중·러를 피해 베네수엘라를 침공한 것은 힘없는 깡패가 시내로 나가지 못하고 동네 뒷골목이나 어슬렁거리며 힘자랑하는 추악한 꼴불견에 불과합니다. 

 

베네수엘라를 대상으로 전면전을 못 하는 미국

 

미국은 제럴드 R. 포드 핵항공모함과 순양함 2척, 구축함 10척, 강습상륙함, 핵추진 잠수함 등 엄청난 규모의 해군 무력을 베네수엘라 앞바다에 배치했으며 전략폭격기들도 대기시켜 놨습니다. 1994년 아이티 위기 개입 이래 최대 규모의 카리브해 군사 파견이라고 합니다. 전면전을 치르고도 남을 엄청난 병력입니다. 

 

그런데 정작 미국은 전면전이 아닌 대통령 부부 납치만 했습니다. 남의 나라 대통령 부부를 납치했다는 행위가 워낙 충격적이라 모두 놀랐지만 냉정하게 따져보면 좀 이상합니다. 아니, 대통령 부부를 납치해서 뭐 어쩌겠다는 건가요? 그걸로 전쟁에서 승리했다는 건가요?

 

▲ 베네수엘라 침공 작전을 지켜보는 댄 케인 합동참모본부 의장(왼쪽)과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장관. [출처: 백악관]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일개 전투의 승리를 넘어 정치·경제·군사적 성과가 있어야 합니다. 트럼프가 시종일관 말해 온 것처럼 베네수엘라에 친미 정권을 앉히고 미국 마음대로 약탈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이번 사건을 계기로 베네수엘라 민심과 정권의 반미 성향이 더욱 강해진다면 성과는커녕 역효과만 낳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 이라크전쟁이나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두고 많은 이들은 ‘미국이 전투에서는 이겼지만 전쟁에서는 패배했다’고 평가합니다. 당장 정권을 무너뜨리기는 했지만 분노한 반미 민심을 꺾지 못해 결국 미국이 큰 피해만 보고 쫓겨났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미국이 베네수엘라에서 어떤 성과를 냈다고 확언하기 어렵습니다. 베네수엘라 민심이나, 정권이 친미로 돌아섰다고 할 상황은 아닙니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된 부통령이 미국과 협력한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미국에 2차 공격의 빌미를 주지 않으려는 조처로 볼 수 있으며 친미로 돌아섰다고 규정할 단계는 아닙니다. 오히려 베네수엘라 전역에서 반미 시위가 일어나고 정부는 반미 항전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마두로를 지지하지 않던 국민까지 거리에 나서서 자국의 자주권을 짓밟은 미국에 분노를 터뜨리고 있습니다. 

 

▲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이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출처: 베네수엘라 대통령실]


미국이 마두로 정권을 축출한 뒤 대통령에 앉힐 것으로 모두가 예상했던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를 두고 트럼프가 “차기 지도자 역할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국내 지지 기반도, 존경도 받지 못하고 있다”라고 했습니다. 베네수엘라 국민의 반미 감정을 건드릴까 봐 우려하는 것입니다. 이걸 보면 미국은 아직 베네수엘라를 제대로 장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분출하는 반미 움직임에 직면해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베네수엘라와 전면전을 하고 지상군을 투입해 나라를 완전히 점령하고 군정을 실시하는 등 이라크, 아프간처럼 하지도 못합니다.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뻔히 보이기 때문입니다. 

 

중국, 러시아 견제? 글쎄…

 

여러 전문가는 미국이 이번 사건을 일으킨 목적 가운데 하나로 중국, 러시아 견제를 꼽습니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5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서반구(아메리카 대륙)를 장악하고 중국, 러시아의 접근을 막는 이른바 트럼프식 먼로주의인 ‘돈로 독트린’을 공식화했습니다. 지금 베네수엘라를 비롯한 중남미 여러 나라에 중국, 러시아가 진출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의 제재를 받는 베네수엘라의 석유는 대부분 중국에 수출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미국이 중남미에서 반미 기운이 강한 나라 가운데 하나인 베네수엘라를 본보기로 장악해 중국, 러시아의 중남미 영향력을 차단하고 서반구를 확실히 장악하려 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해 12월 베네수엘라에 정박했던 중국(홍콩) 소유 유조선을 나포했고 7일에는 러시아 소유 유조선을 북대서양에서 나포했습니다. 중국은 아직 공식 반응이 없지만 러시아는 즉각 “21세기 해적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남미에서 중국, 러시아를 몰아내겠다는 미국의 의도가 먹히고 있는지는 아직 판단할 징조가 충분히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만약 베네수엘라 안에서 반미 여론이 강해지면 미국에 대항하기 위해 중국, 러시아에 더 밀착하려는 기운이 고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이 5일 임시 대통령으로 취임했는데 취임 선언에서 “나는 오늘 이 자리에서 약속한다. 본인의 주된 사명은 모든 외교적 수단과 모든 국제적 무대를 동원하여, 내 형제이자 내 대통령인 니콜라스 마두로 모로스를 반드시 우리 조국으로 다시 데리고 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외교를 통해 국제 사회에 지원을 호소하겠다는 것입니다. 취임식에서는 가장 먼저 중국, 러시아, 이란 대사가 차례로 축하 인사를 전했습니다. 베네수엘라는 이들 나라에 더 밀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쿠바, 브라질, 콜롬비아 등 중남미의 다른 나라들 안에서는 미국에 공포를 느끼고 굴복하자는 사람들이 나올 수 있지만 반대로 미국의 깡패짓에 분개해 반미 기운이 더 고조되고 그에 따라 중국, 러시아에 더 밀착하려는 기운이 강해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이번 사건은 결과적으로 미국의 의도와 반대로 중남미를 중국, 러시아 편으로 밀어버리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또 세계 여러 전문가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국이 중국의 대만 통일 의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수군사작전’에 명분을 줬고 이를 막을 수 없게 만들었다고 평가합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4일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과의 대담에서 “이제 미국엔 러시아를 비판할 형식적인 구실조차 없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여러 유튜브에 출연해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을 규탄하지만 화장실에서는 웃고 있을 것”이라며 이번 사건으로 오히려 중국, 러시아가 유리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나토 파괴로 이어지나

 

미국은 베네수엘라 다음 목표로 그린란드를 지목했습니다. 

 

트럼프는 4일 “우리는 그린란드가 필요하다. 국가 안보 관점에서 그렇다”, “현재 그린란드는 온통 러시아와 중국 선박들로 둘러싸여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장관도 5일 의회 비공개 브리핑에서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트럼프 정부의 목표는 침공이 아닌 ‘매입’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참모들에게 그린란드를 획득하기 위한 새로운 계획을 제출하라고 지시했다고 합니다. 

 

6일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획득이 미국의 국가 안보 우선 과제이며, 북극지역에서 우리의 적들을 억제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팀은 이러한 중요한 외교 정책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다양한 선택지를 논의하고 있다”라며 “미군을 활용하는 것은 언제나 최고사령관의 선택지의 하나”라고 했습니다.

 

미국의 다음 목표가 북·중·러가 아닌 그린란드인 이유는 뻔합니다. 미국은 힘이 없는 만만한 상대만 고르기 때문입니다. 인구 6만 명에 이미 미군기지까지 존재하는 그린란드는 미국의 상대가 안 됩니다. 그린란드가 속한 덴마크의 상비군은 고작 2만여 명에 불과합니다. 베네수엘라보다 더 간단히 먹어 치울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미국이 그린란드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가 북극항로 등 전략적 가치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전략적 가치만 따지면 북·중·러가 훨씬 큽니다. 

 

그런데 미국이 그린란드를 차지하려 하면 나토가 붕괴합니다. 

 

덴마크는 나토 가입국이며 나토는 가입국 중 어느 한 나라가 공격받으면 나토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공동 대응합니다. 그런데 그런 나토를 주도하는 나라가 미국입니다. 따라서 나토 차원에서 대응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유럽 나라들이 들고 일어날 게 뻔합니다. 

 

유럽 7개국은 6일 긴급 공동성명을 발표해 그린란드의 미래를 결정하는 건 덴마크와 그린란드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유럽 국가들도 외무부장관 공동성명을 통해 그린란드는 덴마크 땅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나토가 시끄러워지면 이 기회에 미국이 나토를 탈퇴해 나토가 붕괴할 수도 있습니다. AP통신은 7일 트럼프의 그린란드 관련 발언에 관해 “나토에 전례 없는 도전을 제기하며 동맹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사태로까지 번질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도 “미국의 동맹국 침공은 나토의 종말을 의미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는 2024년 12월 8일 대통령 두 번째 당선 이후 가진 첫 인터뷰에서 “나토 탈퇴를 적극 고려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유럽 나라들도 부랴부랴 자체 방위 계획을 논의했습니다. 나토 해체는 이미 논의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그린란드를 둘러싸고 미국과 유럽 나라들 사이에 전투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사실 2차 세계대전 때까지만 해도 미국과 유럽은 그런 관계였습니다. 둘 사이에 전쟁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습니다. 그동안 미국을 정점으로 자본주의권이 단결해 있었던 것이 오히려 비정상적인 상황이었습니다. 

 

이번 사건을 두고 유럽에서는 미국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쏟아졌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미국의 무력 작전은 국제법을 위반했다”라고 했으며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국제법을 준수해야 한다”라고 했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모든 해결책은 국제법과 유엔 헌장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했으며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미국은 자신이 취한 조치를 정당화해야 할 것”, “우리는 항상 국제법의 지배를 수호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유럽에서 미국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이렇게 쏟아진 건 거의 처음 있는 일입니다. 특히 영국 총리조차 미국 편을 들지 않았는데 매우 이례적입니다. 

 

이건 유럽이 갑자기 국제 정의에 눈을 떴기 때문이 아닙니다. 유럽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 미국이 발을 빼려고 해서 안 그래도 불만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일을 계기로 미국이 서반구에 집중한다며 유럽을 버릴까 봐 저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입니다. 유럽도 이제 미국과 자신이 더 이상 한배를 탄 운명이 아님을 깨달은 듯합니다. 

 

심지어 일본에서도 미국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정부는 아니지만 여당인 자민당의 오노데라 이쓰노리 안전보장조사회장이 “미국 정권에 의한 베네수엘라 침공은 ‘힘에 의한 현상 변경’ 그 자체이며 미국이 중러를 비난하는 논거와 모순”이라고 지적하며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일본 역시 중국을 자극하면서 대만전쟁을 준비하고 있는데 함께 준비하던 미국이 갑자기 발을 뺄 것 같으니 당황한 것입니다. 

 

이번 사건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을 정점으로 유럽, 일본이 묶여있던 자본주의권의 동맹 질서가 무너지는 것을 재촉할 것입니다. 

 

윤석열의 뒤를 밟는 트럼프

 

이번 사건의 배경에는 트럼프 탄핵 위기도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민주당 정권을 비난하며 집권한 트럼프는 물가를 잡겠다,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겠다, 정부 부채 문제를 해결하겠다, 마약을 차단하겠다며 호기를 부렸지만 온 나라를 들쑤시고 세계를 혼란에 빠뜨렸을 뿐 뭐 하나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7일에도 미네소타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이 30대 여성을 총으로 쏴 사살하는 사건으로 미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습니다. 트럼프는 “급진 좌파” 때문이라는 황당한 해명을 했습니다. 거기다 트럼프는 엡스타인 사건으로 민주당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트럼프는 6일 워싱턴 D.C.에서 있었던 공화당 하원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우리가 중간선거에서 이기지 못하면 그들(민주당)은 나를 탄핵할 이유를 찾아낼 것”, “나는 탄핵당할 것”이라며 위기감을 드러냈습니다. 중간선거는 올해 11월에 있는데 지금 공화당은 하원에서 민주당에 불과 6석 많은 219석을 차지하고 있어 언제든 뒤집힐 수 있습니다. 

 

지금 트럼프의 처지와 하는 행동들을 보면 윤석열 판박이입니다. 자신의 실정으로 탄핵 위기에 몰리자 ‘반국가세력’ 탓을 하며 전쟁을 유도하고 계엄을 선포한 윤석열과 마찬가지로 트럼프도 탄핵 위기에 몰려 ‘급진 좌파’ 타령을 하며 전쟁을 일으켰습니다. 이민자 단속을 핑계로 민주당 성향의 도시들에 군대를 투입하는 등 계엄을 방불케 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윤석열이 나라를 망치고 끝내 내란을 일으키자 많은 이들이 ‘윤석열 때문에 우리나라가 하루아침에 후진국이 됐다’며 개탄했습니다. 이걸 보면 미국도 윤석열의 뒤를 따라가는 후진국입니다. 트럼프는 미국이란 나라가 얼마나 후진적이고 약체인지 그 실상을 적나라하게 입증하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 침공 이후 미국 내에서는 반대 시위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언론과 정치권도 일제히 트럼프를 비판하고 규탄합니다. 로이터 통신이 여론조사 업체 입소스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직후 이틀간 여론조사를 한 결과 미국의 군사 작전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33%, 반대가 34%, 모르겠다가 33%로 오차범위 내에서 반대가 약간 높게 나왔습니다. 미국 여론이 양분된 것입니다. 나아가 ‘미국이 베네수엘라 문제에 너무 깊이 관여할 것을 우려하느냐’는 질문에는 72%가 그렇다, 25%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대다수 미국인이 더 이상 베네수엘라 문제에 개입하지 않기를 바란 것입니다. 

 

▲ 뉴욕 타임스퀘어에 모인 반전 시위대.  © SWinxy


트럼프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세력 내에서도 의견이 갈립니다. 베네수엘라 침공은 마가세력이 내세웠던 고립주의, 불개입주의에 반하는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마가세력은 원래 민주당을 ‘네오콘’, ‘글로벌리스트’라 부르며 바이든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을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미국은 다른 나라 문제에 개입하지 않는 미국 우선주의를 추구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는 이란을 공습한 데 이어 이번엔 베네수엘라를 침공했습니다. 

 

마조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의원은 “트럼프가 미국 우선주의 신조를 버리고 있다”라면서 “마가 대다수가 전쟁을 끝내기 위해 투표했지만 우리가 착각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토마스 매시 공화당 의원은 “주권국가의 대통령을 1934년 총기법 위반으로 체포하는 것은 헌법적으로 문제”라고 비판했습니다. 유명 보수 논객 캔디스 오언스는 엑스에서 베네수엘라 공습이 “글로벌리스트 사이코패스들의 사주를 받은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트럼프 공화당과 미국은 이번 일로 더 깊은 내분에 빠져들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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