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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244] 북한과 이란 사이에는 핵보유보다 더 큰 차이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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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6-03-09 19:23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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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244] 북한과 이란 사이에는 핵보유보다 더 큰 차이점이 있다

문 경 환 기자 자주시보 3월 6일 서울 

미국이 이란을 침공한 것을 보고 4일 안철수 국힘당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란 문제가 해결되면 다음은 북한”이라면서 미국이 북한을 침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안 의원 말고도 극우세력 내에서는 미국의 북한 침공을 기대하거나 아예 침공해달라고 요청하는 목소리가 심심찮게 나옵니다. 

 

하지만 다수의 전문가는 북한과 이란은 다르다며 미국의 북침 가능성을 낮게 봅니다. 

 

미국은 북한을 무너뜨려야 할 적으로 여깁니다. ‘악의 축’이니 ‘불량국가’니 온갖 규정을 하면서 대북 적대 정책을 폈고 실제 침공하려고 한 것도 여러 차례입니다. 심지어 지금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1기 때 북한을 핵공격하려다 참모들의 만류로 포기했다고 합니다. 

 

트럼프 1기 때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존 켈리는 2023년 공개한 마이클 슈미트 뉴욕타임스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집무실 문 뒤에서 끊임없이 전쟁을 원한다고 말했다”라면서 “용감하게도 북한을 상대로 핵무기를 사용하는 아이디어를 논의했다”라고 증언했습니다. 켈리가 왜 북한을 공격할 수 없는지 설명했지만 트럼프는 짜증을 내면서 여러 차례 전쟁하자고 조르다가 결국 포기했다고 합니다.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지 못하는 이유

 

그렇다면 대통령 참모들은 왜 북한 공격을 말렸을까요? 바로 북한에 핵무기가 있고 그걸 미국 본토까지 날려 보낼 미사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수의 전문가도 이렇게 분석합니다. 

 

미국의 한미경제연구소(KEI) 엘렌 김 학술부장은 3일 세미나에서 “이란과 북한은 상당히 다르다”라며 “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어 미국이 군사작전 옵션을 선택하는 건 훨씬 더 위험하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존 햄리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소장도 “이란과 북한의 핵심적인 차이는 핵무기 보유 여부”라며 “만약 미국이 이란과 유사한 방식으로 북한을 공격할 경우, 북한은 한국을 향해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 화성포-20형 대륙간 탄도미사일.

 

브루스 클링너 맨스필드재단 선임연구위원 역시 “이란 공습이 가능했던 이유는 미국에 광범위한 보복을 입힐 이란의 능력이 제한됐기 때문”이라면서 “이미 북한은 50기 이상의 핵무기와 미국을 타격할 미사일을 비롯해 한국과 주한미군에게 중대한 피해를 줄 재래식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게 미국 정보기관의 분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3일 YTN 라디오 ‘김준우의 뉴스정면승부’에 출연해 “이란 같은 경우는 핵을 개발하는 과정이었고 북한은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을 갖고 있다”라며 “북한이 갖고 있는 군사적 능력이나 전략적인 능력을 보면 이란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런 차원에서 실제 북한에 대한 핀셋 공격은 쉽지는 않다고 본다”라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기 전에는 어땠을까요? 그때는 왜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지 않았을까요?

 

미국이 북한 핵시설을 폭격하겠다고 공공연히 위협하던 1991년에 있었던 일입니다. 당시 김일성 주석이 회의를 소집해 인민군 고위 간부들에게 “전쟁이 일어나면 이길 수 있느냐”라고 묻자 간부들이 “이길 수 있다”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김일성 주석이 “자신이 있느냐”라고 다시 물었고 당황한 간부들이 대답을 못 하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일어나 “우리는 이긴다. 조선[북한]이 없는 지구는 필요 없다. 우리 공화국이 지는 경우에는 지구가 깨어져 망할 때”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NK리포트] “조선 없는 지구 깨버려야 한다”」, 조선일보, 2003.1.14.)

 

실제로 2003년 1월 10일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한 뒤 노동신문은 12일 사설을 통해 “조선이 없는 지구는 깨버려야 한다”라고 했습니다. 

 

▲ 1991년 회의 장면을 담은 북한의 그림.  © Corbis

 

알려진 바에 따르면 당시 핵무기도, 대륙간 탄도미사일도 없던 북한의 전략은 미국이 핵공격을 할 경우 전 국민이 지하로 대피하고 주한미군 기지들과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며 한국 곳곳에 있는 핵발전소를 타격해 핵폭발을 능가하는 피해를 주고 지구가 깨져나가도록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1994년 빌 클린턴 정부가 북한을 폭격하려고 할 때 김영삼 당시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반대했다고 합니다. 

 

핵무기가 없을 때도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지 못했는데 핵무장을 한 지금 북한을 공격한다? 정신 나간 소리입니다. 

 

북한과 이란은 미국을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

 

지금 이란은 핵무기가 없습니다. 이란은 최고 종교지도자의 칙령(파트와)에 따라 핵개발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수시로 침공했고 이제는 아예 전면전이 벌어졌습니다. 반면 미국은 북한이 핵개발을 하기 전에도 침공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지금의 이란과 핵개발 이전의 북한은 어떻게 달랐는지 좀 더 자세히 비교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첫째, 미국을 대하는 태도가 다릅니다. 

 

이란의 교리는 ‘이에는 이, 눈에는 눈’입니다. 그동안 이란은 미국이나 이스라엘이 공격하면 똑같은 수준으로 반격해 왔습니다. 심지어 주고받는 폭탄 개수를 일치시키기도 했습니다. 

 

2020년 1월 3일 미국은 이란 혁명수비대의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을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 근처에서 무인기로 공격해 살해했습니다. 전시도 아닌데 제3국에서 요인을 살해한 명백한 테러 행위였습니다. 5일 후인 8일 새벽 이란은 ‘순교자 솔레이마니 작전’을 진행했습니다. 이라크에 있는 미군기지 2곳에 탄도미사일 15~16발을 발사한 것입니다. 하지만 미리 이라크에 공격을 예고해 미군이 대피할 수 있도록 보장했습니다. 이른바 ‘약속대련’을 한 셈입니다. 이란 외무부장관도 곧바로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라는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서로 공격을 주고받았으니 이쯤 해서 끝내자는 것입니다. 

 

지난해 6월에 있었던 ‘12일 전쟁’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시 이스라엘은 수많은 이란 지휘관과 핵과학자, 정치인을 테러로 살해했고 다수의 민간인 사망자도 나왔습니다. 미국은 이란 핵시설 3곳을 폭격했습니다. 이에 이란도 550발 이상의 탄도미사일과 1천여 대의 자폭형 드론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했고 카타르에 있는 알우데이드 미군기지에도 14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그런데 이란 언론은 미국 측에 공격 좌표를 미리 전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란의 공격 직후 세 나라는 휴전에 합의했습니다. 이번에도 ‘약속대련’을 한 것입니다. 

 

이처럼 이란은 한 대 맞으면 한 대 때리고 사태가 확대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미온적 대응을 했습니다. 그러니 미국은 필요할 때마다 이란을 때립니다. 이란의 대응 방식이 미국에 공격할 여지를 준 셈입니다. 

 

반면 북한의 교리는 ‘천백 배 보복’입니다. 

 

1997년 5월 26일 북한 평양방송은 한·미·일이 자신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기어이 전쟁에 불을 지른다면 우리 인민군대와 인민은 천백 배의 보복을 안길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2009년 3월 4일 노동신문은 “우리의 영토를 0.001밀리미터라도 침범한다면 모든 잠재력을 총발동하여 천백 배의 보복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2016년 2월 12일 박영식 북한 인민무력부장(한국의 국방부장관에 해당)은 “미제와 그 추종세력들이 우리 공화국의 자주권을 조금이라도 침해한다면 원수들을 씨도 없이 모조리 죽탕쳐 버리겠다”라고 경고했습니다. 

 

이게 단지 말로만 끝나지 않습니다. 실제 북미대결 과정을 봐도 북한은 ‘천백 배 보복’을 했습니다. 

 

1968년 미국의 정찰선 푸에블로호가 북한 영해를 침범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미국의 정찰기나 정찰선은 다른 나라 영공, 영해를 제 집 드나들 듯 침범했습니다. 그래도 ‘감히’ 항의하거나 군사적 대응을 하는 나라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순간의 주저함도 없이 곧바로 공격해 나포했습니다. 북한은 핵공격 위협을 하며 배와 승무원을 내놓으라는 미국의 요구를 거절하고 ▲잘못을 인정하라 ▲사과하라 ▲재발 방지 약속을 하라며 미국을 압박했습니다. 그리고 끝내 3가지 요구를 관철한 뒤에도 배는 전리품이라며 돌려주지 않았습니다. 

 

1969년 미국의 EC-121 정찰기가 영공을 침범했을 때도 북한은 곧바로 격추해 버렸습니다. 불과 1년 전 푸에블로호 사건으로 전쟁 접경까지 갔다가 극적으로 해결됐지만 그런 걸 고려하지 않고 미국에 바늘구멍만큼의 여지도 보이지 않은 것입니다. 

 

1976년 판문점 도끼 사건 때도 북한은 자신의 동의 없이 가지치기하는 것을 제지했고 미군이 이에 응하지 않고 도끼를 휘두르자 육박전을 벌였습니다. 이 사건으로 주한미군 장교 2명이 사망했고 여러 병사가 중경상을 입었지만 미국은 보복을 하지 못했습니다. 핵항공모함 전단을 보내고 전략폭격기를 띄웠지만 북한이 준전시상태를 선포하며 강경하게 대응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북한은 아무리 조그만 일이라도 자신의 주권을 침해한다고 여기면 초강경 대응을 해왔습니다. 이런 일을 반복해서 겪은 후 미국은 북한을 대할 때 극도로 조심하게 되었습니다. 

 

북한과 이란은 대미 협상을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

 

둘째, 북한과 이란은 미국과의 협상을 대하는 태도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이번에 미국은 이란과 협상을 하면서 항공모함을 비롯해 미국 해군 전력의 3분의 1가량을 투입해 이란을 위협했습니다. 모두가 전쟁이 임박했다고 예고할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예상대로 충분한 병력이 집결하자 전쟁을 개시했습니다. 협상은 시간 벌기에 불과했습니다. 

 

사실 미국은 지난해 12월 이란을 침공하기로 이스라엘과 합의하고 차근차근 준비했습니다. 이란과의 협상에서는 농축 우라늄 폐기, 미사일 폐기 등 이란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요구를 했는데 이란이 수용하지 않으면 그걸 명분으로 전쟁을 하려는 의도였습니다. 

 

물론 이란도 미국이 침공할 수 있다는 걸 예상하고 대비했습니다. 협상은 ‘우리도 전쟁을 피하고자 최대한 노력했다’는 걸 국제 사회에 인식시키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협상을 중재한 오만의 주장에 따르면 이란은 전쟁을 피하고자 미국의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이란 최고 수뇌부가 모여 최종 협상안을 논의하는데 미국이 그곳을 공격해 수뇌부를 한 번에 사살했습니다. 마치 협상이 타결되면 안 된다는 것처럼 행동한 것입니다. 이걸 보면 미국은 애초에 이란이 협상에서 무릎을 꿇어도 침공할 계획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면 북한은 협상에 미련을 두지 않고 미국의 태도에 따라 언제든 협상장을 박차고 나갔습니다. 

 

1993년 북미핵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북한을 굴복시키기 위해 팀스피릿 한미연합훈련을 재개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자 북한은 곧바로 협상을 중단하고 최고사령관 명령으로 준전시 상태를 선포했고 연이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도 선언했습니다. 

 

북한은 상대가 총칼을 들고 침공 준비를 하는데 대화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본 것입니다. 상대가 전쟁 준비 시간을 벌고 전쟁 명분을 쌓기 위해 협상을 이용하는 것이므로 북한은 협상을 깨서 주도권을 쥐고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끌어가려고 합니다.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을 대하는 태도는 미국에 대한 관점에서 출발합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월 19~25일 진행한 조선노동당 제9차 대회에서 대미관을 밝혔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우리에 대한 미국의 태생적인 적대적 시각과 강권으로 체질화된 불량배적 성질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일시 감출 수는 있어도 바꿀 수는 없는 것이 바로 침략자의 본성”이라고 했습니다. 

 

즉, 북한은 미국이 기본적으로 북한을 침공해 무너뜨리려 하며 자신의 야욕을 일시적으로 감추고 협상을 하더라도 그 본성이 바뀌지는 않는다고 봅니다. 이건 북한이 최근에 새로 정리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뚜렷하게 가지고 있던 관점입니다. 따라서 미국과의 협상도 협상 타결을 통해 어떤 성과를 기대한다기보다 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본성을 폭로해 미국의 구상을 파탄 내는 데 집중합니다. 

 

북한과 이란은 전쟁 교리가 다르다

 

셋째, 북한과 이란은 전쟁 교리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이란은 항상 미국, 이스라엘에 선제공격을 당한 뒤 반격합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침공할 징후가 뚜렷이 보여도 선제 대응하지 않고 끝까지 기다립니다. 이런 이란의 모습은 공격자가 되지 않기 위한 노력일 수도 있고, 혹시라도 전쟁이 나지 않고 지나갈지 모른다는 기대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수많은 이란 국민이 죽고 국토가 파괴됩니다. 확실히 이란의 전쟁 교리는 소극적이고 수세적입니다. 

 

반면 북한은 2022년 9월 8일 핵무력법을 채택해 선제 핵공격 교리를 명시했습니다. 북한을 향해 중대한 공격이 예상되면 먼저 핵무기로 공격하겠다는 것입니다. 특히 비핵국가라도 핵보유국과 연합하여 비핵공격을 하려고 하면 핵무기로 선제공격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북한은 국민과 국토가 조금이라도 다치는 걸 미리 방지하겠다는 매우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전쟁 교리를 채택했습니다. 

 

지난해 6월에 있었던 ‘12일 전쟁’을 보면 사람들의 예측과 달리 이란이 상당한 성과를 냈습니다. 특히 이스라엘은 상당한 타격을 받고 서둘러 휴전에 나서야 했습니다. 이번에도 이란은 이스라엘과 미군기지에 미사일을 쏟아부으며 중동 군사강국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그러나 전쟁 첫날 기습 공격으로 수백 명의 이란 국민이 죽고 여러 군사시설이 파괴되었습니다. 여러 군사 지휘관이 사망했으며 175명의 초등학생이 학살당했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좋은 것은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일부 전문가는 이란이 ‘12일 전쟁’에서 휴전을 뒤로 미루고 더 강력한 보복을 했다면 이번 전쟁이 나지 않았을 거라고 주장합니다. 한 대 맞으면 한 대 때리는 식의 대응으로는 전쟁을 막을 수 없습니다. 이미 전쟁광으로 정평이 난 미국을 상대로는 더욱 그러합니다. 

 

미국 처지에서는 베네수엘라, 이란보다 북한을 더 공격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베네수엘라나 이란은 미국 본토를 위협하지 못하지만 북한은 위협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미국에 시종일관 초강경 대응을 했기에 전쟁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이 땅에서 전쟁이 나지 않기를 바라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북한의 대미 행보를 주목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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