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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245] 북핵 때문에 한반도에 전쟁이 안 난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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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6-03-13 09:37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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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245]  북핵 때문에 한반도에 전쟁이 안 난다는데…

문 경 환 기자  자주시보 3월 8일 서울  


북한 핵무기에 대한 한국 정부의 태도는 누가 집권하든 상관없이 ‘핵폐기’였습니다. 북한은 우리의 ‘적’이고, ‘적’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으면 우리 안보가 위태롭다는 논리입니다. 여기에는 북핵이 공격용, 침략용이라는 인식이 내재해 있습니다. 만약 북핵을 방어용이라고 생각했다면 우리가 북한을 침공하지 않는 한 북핵을 맞을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정말 북한은 침략용으로 핵무기를 개발했을까요?

 

북한은 2005년 2월 핵보유 선언을 했고 2006년 10월 첫 핵시험을 했습니다. 이어 2017년 11월 대륙간 탄도미사일 화성포-15형 시험발사에 성공한 후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습니다. 

 

▲ 화성포-15형 발사 장면.


그렇다면 2017년 11월을 기준으로 그 전후에 북한의 태도가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만약 침략용이었다면 더 거칠어졌을 것이고, 북한의 주장처럼 방어용, 전쟁 억제용이었다면 뭔가 다른 모습을 보였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친구를 괴롭히기 위해 무술을 배운 학생은 주변 사람을 함부로 대하면서 위협하거나 때릴 것이지만, 반대로 자신을 지키기 위해 무술을 배운 학생이라면 조용히 무술을 연마하며 평소에는 공부에 집중할 것입니다. 

 

북한이 국가 핵무력을 완성하기 전에는 미국을 위협하는 거친 표현이 종종 나왔습니다. 

 

2017년 8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며 경고하자 북한 전략군 대변인이 성명을 통해 중거리 탄도미사일 화성포-12형 4발로 미국 군사기지가 있는 괌 주변에 포위사격을 단행할 수 있다고 위협했습니다. 워낙 구체적인 계획까지 공개했기 때문에 당시 미국은 정말 미사일이 날아올까 봐 잔뜩 긴장했습니다. 한 달 뒤에는 리용호 외무상이 ‘태평양상에서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할 수 있다고 발언해 또 미국을 발칵 뒤엎었습니다. 

 

그런데 국가 핵무력을 완성한 뒤 실제로 괌 포위사격이나 태평양상 핵시험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북핵이 침략용이라면 이런 위협 행위를 하기가 한결 수월했을 텐데 말입니다. 당시에는 북한이 실제로 이런 행위를 단행하리라 예측했던 사람도 적지 않았습니다. 나아가 하와이 포위사격을 할 수도 있고, 아예 워싱턴 D.C. 앞바다에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전 세계를 파괴하는 미국의 횡포를 반대한 사람 중에는 내심 북한이 저런 강력한 대응을 해주기 바랐던 이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국가 핵무력을 완성하고 고도화하면서 오히려 한·미·일이 ‘도발’이라고 규탄할 만한 행동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전에는 북한의 군사 행동 때문에 미국이 수시로 유엔 안보리 회의를 소집하고 규탄 성명을 내느라 바빴는데 이제는 갈수록 그런 일이 없습니다. 

 

지금 미국은 2월 11일~3월 9일 미일연합훈련 ‘강철 주먹(아이언 피스트)’을 진행하고 있으며 또 연이어 3월 9~19일 한미연합훈련 ‘자유의 방패(프리덤 실드)’를 진행합니다. 이 와중에 이란 침공을 시작했는데 미국의 구상과 달리 장기전으로 번질 분위기입니다. 한미연합훈련에 써야 할 무기까지 수송기에 실어 중동 전선에 투입하려 한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미국이 한반도에 힘을 쏟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북한 처지에서는 지금이 한국을 공격하기에 전술적으로 가장 유리한 상황 아닐까 싶습니다. 한미연합훈련이 대북 적대 훈련이라는 명분도 있습니다. 실제 전쟁까지는 아니더라도 위협을 최대로 끌어올리기만 해도 한국과 미국을 상당히 곤혹스럽게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북한은 내부 경제 성장에 집중하는 분위기입니다. 2월에 있었던 조선노동당 제9차 대회에서도 향후 5년의 총적 목표를 두고 북한 사회의 “안정 공고화 단계, 점진적인 질적 발전 단계”를 만드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즉, 북한 사회를 안정적으로 다지면서 질적 발전을 이루는 데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북한은 건설 부문에 힘을 쏟고 있는데 건설을 통해 “국력 강화의 토대를 다지고 인민들을 새로운 문명으로 인도하며 복리를 증진”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지난 5년 동안 평양 화성지구 등에 6만 세대 규모의 신도시를 건설했는데 여기서 멈추지 않고 향후 2년 동안 화성지구를 “행정구역의 표본으로 전변시키기 위한 건설을 더 진행”하겠다고 했으며 “전국의 도 소재지들을 시대적 요구에 맞게 개변시키는 사업을 연차별로 추진”한다고 합니다. 

 

이와 함께 지방발전 20×10 정책에 따라 매년 20개 시군에 지방공업 공장과 종합병원, 복합쇼핑몰, 양곡관리소를 건설합니다. 또 농촌 마을을 고급 주택단지로 바꾸는 사업도 계속되는데 이 사업은 지난 4년 동안 11만 3천 세대를 건설하는 성과를 냈다고 합니다. 또 신의주온실종합농장과 같은 대규모 온실 단지,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와 같은 관광·휴양 시설, 탄광촌과 바닷가 등 지리적 특성에 맞게 특화된 시설 건설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마디로 북한 전역이 건설로 들끓는 상황입니다. 

 

워낙 건설 계획이 방대하게 잡혀서인지 9차 당대회를 마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처음으로 현지지도한 곳은 상원시멘트연합기업소였습니다. 시멘트 생산이 원활해야 건설을 계획대로 할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런 걸 보면 북한이 자신의 핵무기를 침략용이 아닌 방어용, 전쟁 억제용이라고 한 주장에 맞게 행동하고 있다고 북한 스스로 평가할 수도 있겠습니다. 북한의 논리는 국가 핵무력을 완성했기 때문에 미국이 침공을 못 하고, 그래서 경제 건설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북한 국민은 아마도 ‘우리 핵무기는 미국의 침략용 핵무기와 달리 집도 주고 공장도 주는 인민 사랑의 핵무기’라고 여길 수 있습니다. 북한 언론도 북한의 핵개발을 두고 “인민 사랑의 결정체”라고 주장했습니다. 

 

올해 들어 미국이 베네수엘라와 이란을 침공하자 어떤 이들은 ‘다음은 북한 차례’라는 얘기를 합니다. 북한이 군사적으로 미국을 가장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고 전 세계 반미운동의 선두에 있으므로 미국이 벼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는 미국의 북한 침공이 비현실적이라며 고개를 젓습니다. 북한에는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핵무기가 있으므로 안 된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6월 미국이 이란을 공습했을 때도 일각에서 ‘다음은 북한’이라는 소리를 했습니다. 그러자 당시 주한 미국 대사 대리였던 조셉 윤은 2025년 6월 24일 한국언론진흥재단 세미나에서 “세상은 원래 불공평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상대국에 핵무기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미국의 행동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북한의 핵무기 때문에 미국이 침공을 못 한다는 말은 북핵 덕분에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로도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의 이란 침공을 두고 은우근 광주대 교수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트럼프 효과: 사람들은 북핵이 한반도에서 전쟁 억제에 도움이 된다고 여기게 될듯”이라고 적었습니다. 이런 주장에 공감하는 사람이 꽤 있을 것입니다. 

 

윤석열이 계엄의 명분 때문에 어떻게든 북한을 도발해 전쟁을 일으켜 보려고 했지만 끝내 실패한 것도 결국 북한 핵무기 때문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만약 북한에 핵무기가 없었으면 윤석열이 무인기로 끝내지 않고 직접 북한을 침공했을 것이고 미국도 이를 승인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걸 보면 북한의 핵무기가 한국의 민주주의에도 도움을 준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이 글의 초반에 만약 북핵이 방어용이라면 우리가 북한을 침공하지 않는 한 북핵을 맞을 일이 없어서 우리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논리를 소개했습니다. 다시 보니 북핵 때문에 힘을 쓰지 못하고 피해를 본 건 북한을 침공하고자 했던 트럼프와 윤석열 정도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난 2일 이재명 정부에서 이상한 일이 있었습니다.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초대 대표였던 배우 명계남 씨가 황해도지사에 임명된 것입니다. 

 

황당하지만 우리 정부의 행정안전부 산하에는 이북5도위원회라는 게 있어서 황해도, 평안남도, 평안북도, 함경남도, 함경북도 도지사를 임명합니다. 우리 헌법상 북한지역도 한국 영토라서 형식적으로 지자체장을 임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북한 땅에 무슨 행정력이 미치는 건 아니니 명예직이나 다름없지만 그래도 차관급으로 억대 연봉을 받습니다. 그래서 이북5도위원회를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실제로 관련 국회 청원도 올라옵니다. 

 

북한 관계 개선에 의욕을 보이는 이재명 정부가 여전히 이북5도위원회를 가동하고 친노 인사로 유명한 명 씨를 황해도지사에 임명한 건 매우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입니다.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한국이 직접 통치하겠다는 굳은 의지의 표명이기 때문입니다. 이보다 더한 북한 멸시가 어디 있으며, 이보다 더 흡수통일 의욕을 시위하는 게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고 보면 북한이 이번 9차 당대회에서 “한국의 현 집권 정권이 겉으로 표방하는 유화적인 태도는 서투른 기만극이고 졸작”이라고 평가했는데 그 정당성을 이재명 정부가 대주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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