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준267] 한국의 전작권 환수를 북한이 촉진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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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6-08-24 10:44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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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267] 한국의 전작권 환수를 북한이 촉진하고 있나?
정부는 전작권 환수 의지가 있나?
이재명 대통령이 3월 27일 국방부에서 열린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에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에 관해 발언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한미동맹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필수적 요소인 것은 맞지만, 과도한 의존은 금물”이라면서 “한반도 방위에 있어 우리 군이 주도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 둬야 한다”라고 했습니다. 이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회복이 조속히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물론 이 대통령은 전작권을 환수하고 싶어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위의 발언 이후에 특별히 전작권 환수를 위한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정말 전작권 환수 의지가 있다면 조직, 계획, 시기에 관한 징후가 나타나야 합니다.
첫째, 미국과 전작권 환수에 관한 협의체를 만들어야 합니다.
전작권은 주권국가라면 당연히 행사해야 할 권리입니다. 한국이 전작권 환수를 선언하면 그걸로 바로 환수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대통령은 그런 방식을 택하지 않고 미국과 협의를 해서 전작권을 환수하려고 합니다. 그렇다면 미국과 협의할 실무 기구를 구성해야 합니다.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최종적으로 환수를 결정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전작권 환수를 위한 준비에 필요한 실무 기구가 필요할 것입니다. 이 대통령이 이런 실무 기구를 꾸리기 위한 절차에 착수하라고 해당 단위에 지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은 나타나고 있지 않습니다.
둘째, 한국군의 독자적인 작전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군대는 작전계획에 따라 전쟁 준비와 훈련을 합니다. 한국군은 미국에 전작권을 넘겨준 이후로 독자적인 작전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작전계획이 없다면 당장 전작권을 넘겨받는다고 해도 군대를 운영할 수가 없습니다. 전작권을 환수하면 독자적으로 바로 군대를 운영하기 위해 작전계획을 세우기 위한 준비가 필요할 것입니다. 이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국방부에 전작권 환수에 대비해 한국군의 독자적인 작전계획 수립을 위한 기구를 꾸리고 연구에 착수하라고 지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이 없습니다.
셋째, 불가역적인 전작권 환수 시기를 확정해야 합니다.
2007년 노무현 정부 때 2012년 4월 17일부로 전작권을 환수하기로 미국과 합의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에서 2015년 12월로 연기, 박근혜 정부에서 조건이 충족될 때까지 무기한 연기를 했습니다. 이렇게 확정하고도 연기한 사례들이 있기 때문에 조건이 없고 불가역적인 환수 시기를 확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에서는 이런 노력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처럼 최근 전작권을 환수하겠다는 발언 이외에는 구체적인 행동이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대통령은 실제 전작권 환수에 대한 독립적인 의지가 있는 것이 아니라 뭔가 다른 차원에서 전작권 얘기를 했다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올해 1월, 남·북·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나?
고 이해찬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1월 25일 베트남 방문 도중 서거했습니다. 출국 전에도 건강이 좋지 않았는데 무리해서 베트남을 방문했다고 합니다. 고 이해찬 수석부의장은 베트남에서 자신만이 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일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현근택 변호사는 1월 27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이 전 총리가) 어디 개인적으로 들었는데 ‘김성혜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 실장이 자기 안부를 묻더라. 이해찬 총리 잘 계시냐고.’”라고 소개하면서 “(이 전 총리) 본인이 북한과의 인간적인 관계를 통해서 뭔가 풀어갈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아마 여기(베트남)를 가신 것 같아요”라고 말했습니다. 고 이해찬 수석부의장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베트남에 간 것으로 추정한 것입니다.
같은 시기 김민석 민주당 대표(당시 총리)는 1월 22~26일 미국을 방문했습니다. 이는 41년 만에 이뤄진 국무총리의 단독 방미입니다. 주로 내치를 담당하는 국무총리가 단독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것은 그만큼 흔치 않은 일입니다. 당시 언론은 김 대표가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만났고 이 자리에서 남북관계를 위해 대북 특사 파견을 제안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김 대표는 3월 13일 한 달 반 만에 다시 미국을 방문했습니다. 총리가 이렇게 짧은 기간에 미국을 두 차례 방문하는 것 역시 극히 이례적이고 놀라운 일입니다. 김 대표의 두 차례 미국 방문 자체만 놓고 보더라도 매우 중요한 사안이 있었다고 유추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이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직접 만났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주고받은 대화도 매우 흥미롭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지도자와 판문점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주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자랑하면서 북미대화에 관한 의견을 물었습니다. 김 대표는 북미 간 대화 가능성을 살리기 위해 접촉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구체적인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대표의 제안에 깊이 흥미를 보였고 보좌관에게 제안에 관해서 즉시 파악하고 조치를 검토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김 대표에게 한국에서 국무총리의 권한이 구체적으로 어떤지 질문하기도 했습니다. 제안에 관해서 실행 가능성을 타진해 본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란전쟁 때문에 5월로 연기되기는 했으나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4월 초 미중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중 기간에 북미정상회담을 몹시 하고 싶어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편지조차 접수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북한과의 접촉에 바늘구멍 하나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떻게든 북한에 의사를 전달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의 국무총리가 북한과 대화할 방안을 제안했다는 것입니다.
남북이 2월에 이미 접촉하고 있었다?
올해 2월 오영훈 제주도지사(당시)와 북한 관계자인 리호남이 중국 베이징에서 만났다고 6월 8일 자 조선일보가 단독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오 전 지사는 2월 16일 실무 협의를 거쳐 2월 27일 리호남과 만나 남북협력을 논의했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신장 투석기, 소나무재선충 약 등을 3월 말쯤 중국 다롄항을 거쳐 5월 초 북한 남포항으로 보냈다고 합니다. 또, 3월 넷째 주 평양 방문을 목표로 통일부에 방북 신청을 했으나 북한의 공식 초청장이 없어 실제 방북은 성사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아마 이 대통령의 지원이 있었을 것입니다. 남북관계가 꽉 막혀있는 상황에서 제주도지사 혼자서 추진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에 바늘구멍조차 없다고 했는데 사실은 접촉이 있었던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편지 하나 전달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 대통령은 북한과 직접 접촉하고 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사실을 알았을 때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이게 기회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을 수 있습니다.
남북대화를 위해 전작권을 환수?
종합해 볼 때 올 상반기에 한국, 북한, 미국 간에 북미대화를 놓고 치열한 수싸움이 있었다고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 전작권 문제를 넣어봅시다.
북한은 한국을 주권이 없는 나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국과 어떤 합의를 해도 미국이 틀어버리면 무위로 돌아간다고 판단할 것입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많은 협의를 하였지만 미국의 반대로 모두 파괴되었습니다. 북한은 이 대통령도 문 전 대통령과 다를 것이 없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 대통령이 북한에 대화를 타진할 때마다 북한은 ‘너네는 주권이 없어서 대화할 수 없다’고 하면서 ‘군대에 대한 지휘권조차도 없지 않은가, 그것이 무슨 나라인가’라고 근거를 댈 수 있습니다. 이 대통령이 생각해도 그 비판은 객관적으로 타당성이 있습니다. 세상에 자기 나라 군대에 대한 지휘권이 없는 나라가 독립국이라고 존재할 수가 있겠습니까? 누가 봐도 말이 되지 않는 비정상입니다.
그래서 이 대통령은 전작권 환수를 얘기했고 이것은 북한과 어떻게든 대화의 끈을 마련해 보려는 시도였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즉, ‘우리도 정상국가가 되기 위해 전작권을 환수할 것이다, 두고 봐라, 그러니 우리하고 대화하자’고 북한에 말하려는 것입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같은 얘기를 했을 수 있습니다. 북한과 대화해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하려고 하는데 북한이 우리를 인정하게 하려면 전작권 환수를 추진하는 것처럼 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좋다고 했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당시 이 대통령이 전작권 환수를 제기하자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사령관이 반대했는데도 국힘당과 조중동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결국 북한이 대미, 대남 강경 입장을 견지하면서 한국과 미국의 대화 제의를 거절하고 있는 것이 한국에서 대통령이 전작권 환수를 대놓고 제기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북미대화를 추진할 때마다 전작권 환수 말이 나올 것입니다.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을 축소하면서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또다시 이 대통령이 전작권 환수를 꺼내 드는 것을 보면 꼭 그렇게 들어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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