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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기획특집:북한 신년사 분석] 올해 북한 신년사의 파격적인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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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9-01-03 15:14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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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기획특집:북한 신년사 분석] 올해 북한 신년사의 파격적인 특징

프로파일 주권연구소 ・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의 2019년 신년사가 발표되었다. 올해 북한 신년사는 그 어느 해보다 많은 관심이 모였고 특히 미국과 청와대는 신년사에 어떤 내용이 담길 것이냐를 두고 초조하게 바라보았다. 그만큼 이제 북한 신년사는 북한 내부용의 의미를 벗어나 한반도 질서와 국제사회에 큰 영향력을 끼치는 위상을 갖게 되었다. 따라서 북한 신년사의 내용을 깊이 분석하는 것은 향후 한반도 정세를 파악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이에 자주시보, NK투데이, 주권연구소는 공동으로 기획특집을 준비하였다. 특집은 ▲올해 신년사의 특징 ▲북미관계 전망 ▲남북관계 전망 ▲북한의 강국건설 구상 순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올해 북한 신년사의 파격적인 특징

올해 북한 신년사는 내용보다 발표 형식에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하였다. 북한이 1월 1일 9시에 방송한 영상은 그날 0시에 녹화한 것을 여러 자료화면과 함께 편집한 것이었다. 0시 종이 울리면서 노동당사 정면을 비춘 화면은 점점 당사 안으로 들어가더니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 발표를 위해 수행원들과 이동하는 장면으로 바뀐다. 집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시청자들은 잠깐 눈을 의심하였다. 집무실 내부 인테리어가 상상 밖이었던 것이다. 정면에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는 대형 사진이 걸려있고, 옆면에는 책이 빼곡이 꽂혀 있다. 벽면과 바닥, 응접세트 모두 고급스럽고 위엄이 느껴졌다. 인테리어에 상당한 신경을 썼음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신년사 낭독은 기존의 서서 연설하듯 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소파에 앉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그리고 지난해보다 자료화면이 훨씬 풍부해서 영상을 보는 내내 집중하게 만들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 내용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종이를 들고 있었지만 거의 보지 않았다. 방대한 내용의 신년사를 암기한 것인지, 프롬프터를 사용한 것인지 파악하기 힘들었다.

파격적인 발표 방식에 담긴 의미

확 바뀐 신년사 발표 방식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어쩌면 올해 신년사의 핵심이 여기에 있을지도 모른다. 크게 여섯 가지 의미를 찾아보았다.

첫째, 북한이 전략국가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북한은 2017년 11월 29일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포하면서 스스로 전략국가가 되었다고 평가하였다. 전략국가란 미국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강대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그에 걸맞은 국제적 영향력과 위상을 갖는 나라를 말한다. 이번 북한의 신년사에 세계적 관심이 쏠린 것 자체가 이미 북한의 영향력이 상당한 높이에 있음을 보여준다. 북한은 전략국가의 위상에 맞게 위엄 있고 세련된 공간에서 신년사를 발표하였다. 신년사 서두의 인사말에도 각국 수반에게 보내는 인사를 추가해 이런 인상을 강하게 풍겼다.

둘째,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대화를 압박한다. 언론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집무실 분위기가 트럼프 대통령의 집무실을 연상시킨다고 보도하였다. 김정은 위원장이 앉은 소파 옆에는 소파가 하나 더 있었다. 마치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자리를 연상시킨다.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여기 와 앉아서 한 번 얘기해보자”는 메시지를 보낸 것 아닐까? 신년사에 담긴 대미 메시지에는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강한 의지가 들어있었다.

셋째, 선대 지도자를 계승해 유훈을 관철하겠다는 의미를 갖는다. 집무실 벽에 걸린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대형 사진이 가장 눈에 띈다. 이는 김정은 위원장이 당과 국가 운영에서 선대 지도자의 유훈을 관철하는 계승성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을 부각시킨다. 선대 지도자의 유훈은 자주노선, 선군정치, 사회주의 완성, 조국통일로 압축할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집무실 배경을 통해 이를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넷째, 자세를 낮추고 국민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간다. 서서 연설하는 방식에서 앉아서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듣는 이에게 더 친근하게 접근하게 되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국민 위에 군림하지 않고 대중 속으로 들어가 함께 이야기하는 겸손하고 소탈한 태도를 보여주었다. 이는 신년사 내용을 봐도 알 수 있다. 당간부들에게 대중 속으로 깊이 들어가 호흡을 같이 하라고 강조하였다.

다섯째, 대중매체의 특성을 잘 살려 국가의 발전상을 남김없이 보여준다. 예년에 비해 자료화면이 훨씬 늘어났다. 대부분 지난해 북한의 대표적 성과들이다. 집무실 인테리어에도 드러난다. 고급스런 자재와 분위기를 통해 북한의 발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전반 영상 연출 수준도 높다. 0시 종소리를 배경으로 노동당 청사 장면, 김정은 위원장이 집무실로 걸어 들어가는 장면, 신년사 낭독 장면, 자료화면 등 하나하나에 많은 의미를 담았고 상당히 신경 써서 세밀하게 연출, 편집하였다. 김정은 위원장이 대중매체의 특성을 잘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섯째, 밝고 희망찬 분위기,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 낭독을 위해 수행원들과 걸어가는 장면을 보면 긴장된 분위기가 전혀 없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시종일관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띠었다. 지난해 평가가 승리적이고, 올해 전망이 밝고 희망차다는 것이 신년사 낭독 전에 이미 드러났다. 그만큼 높은 자신감을 느낄 수 있다.

신년사에서 주목할 네 가지

올해 북한 신년사 내용에서 크게 주목할 부분이 세 가지 있다. 첫째는 자력갱생, 자립경제를 강조했다는 것이다. 올해 구호도 ‘자력갱생의 기치높이 사회주의건설의 새로운 진격로를 열어나가자’고 하였다.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이 경제 개발을 위해 미국과 관계개선을 해 대북제재를 해제시키고 외자유치를 추진하리라고 여긴다. 이른바 ‘뇌피셜’(자기 생각을 공식적인 사실인양 이야기하는 것)이다. 북한은 한 번도 해외의존경제를 언급한 적이 없다. 북한은 시종일관 자체 힘으로 경제를 건설하자고 주장해왔다. 올해 모든 목표와 과제들이 자립경제를 어떻게 이룰 것인지에 맞춰져 있다.

두 번째로 주목할 부분은 북미정상회담을 제안하면서 동시에 미국에 제재와 압박을 지속하면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도 있다고 완곡하지만 분명한 경고를 던졌다는 점이다. 여기에 미국은 상당한 중압감을 느꼈을 것이다. 북한 신년사가 발표된 직후 미국이 아무런 입장도 내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북한이 말한 ‘새로운 길’이란 무엇일까? 핵 활동을 재개하고 병진노선으로 복귀하는 것은 ‘과거의 길’이지 ‘새로운 길’이 아니다. 앞으로 북한이 구상하는 새로운 길이 무엇인지에 많은 관심이 모일 것이다. 물론 새로운 길로 가지 않고 미국이 합의를 잘 지켜 북미관계가 발전하는 게 가장 좋은 수다.

세 번째로 주목할 부분은 한국 정부에게 조건 없고 대가 없는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재개를 제안한 것이다. 이 부분은 지난해 신년사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제안만큼 파격적인 것이다.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이 환호성을 질렀고 국민들도 큰 기대를 보였다. 다만 한국 정부가 과연 미국의 대북제재 압박을 이겨낼 수 있느냐가 문제다. 여기서 한 가지 눈에 띄는 건 ‘대가없이’라는 표현이다. 개성공단이나 금강산관광이 대북제재에 걸리는 이유는 북한에 현금(달러)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북한이 한국 국민들을 위해 통 크게 아무런 대가도 받지 않고, 그래서 대북제재 문제에 걸리지 않고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문제를 풀겠다는 뜻인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네 번째 주목 지점은 평화적인 통일방안을 적극 모색하자는 제안이다. 교류와 협력, 평화와 번영을 넘어 이제는 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단계에 들어서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북한이 신년사에서 통일방안을 언급한 적은 1991년 이후로 처음이다. 한국 정부나 정계는 통일을 먼 미래의 일로 치부하고 그저 평화유지, 경제협력 정도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이런 입장이 ‘영구분단론’이라고 비판하며 궁극적으로 통일을 실현해야 평화도, 번영도 이룰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신년사에 통일방안이 언급된 이상 2000년 6.15공동선언에서 합의한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의 공통성’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신년사의 파격적인 내용과 발표 형식만큼이나 올해 한반도 정세는 지난해를 능가하는 중대한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그 변화가 평화, 번영, 통일을 향하느냐의 여부는 우리 민족 모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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