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준56] 신념이 되어 버린 , 북한 붕괴론, 현실은? > 정세분석

본문 바로가기
정세분석

[정조준56] 신념이 되어 버린 , 북한 붕괴론, 현실은?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4-04-27 19:21 댓글0건

본문


[정조준56] 신념이 되어 버린 ‘북한 붕괴론’, 현실은?


문 경 환 기자 자주시보 4월 27일 서울 

수십 년을 이어 온 ‘북한 붕괴론’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4월 18일 한반도의 통일은 갑자기 찾아올 것이라며 보수와 진보 어느 쪽이 정권을 잡든 통일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한반도 통일이 북한 정권의 종말 또는 북한 주민에 대한 중국의 국경 개방 등 두 가지 방식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도 했습니다. 북한 내부 붕괴를 주장한 것입니다.

 

이와 같은 ‘북한 붕괴론’은 새삼스러운 게 아니고 오랫동안 반복되었던 주장입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1990년대 북한의 ‘고난의 행군’ 때 ‘3일 아니면 3개월, 그것도 아니면 3년’ 후에 북한이 붕괴할 거라는 이른바 ‘3-3-3 가설’을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북한은 붕괴하지 않았습니다.

 

최근에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 보좌관이 조선일보와 대담에서 북한을 두고 “공산 독재 체제가 매우 불안정한 기반에 놓여 있다”라며 북한이 곧 내부적으로 붕괴할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 군부가 반란을 일으켜 북한 체제를 붕괴시킬 것이라고 몇 년째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계속해서 북한 붕괴론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런 일은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물론 아직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으나 이번에는 다르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이번에는 이전과 다르다고 주장하려면 어떤 징후를 제시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북한이 군사적으로 급속히 약해지거나 경제적으로 빠르게 몰락하거나 정치적으로 내란, 소요, 시위가 일어나거나 탈북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등의 징후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 북한에서는 이런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북한은 군사적으로 핵과 미사일을 가진 전략국가가 되었고 경제적으로는 대북 제재를 뚫고 자립경제를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정치적으로도 내란, 소요, 시위 등이 없이 매우 안정적으로 보입니다. 탈북자 수도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오히려 북한은 사회 전반 영역에서 발전하고 있으며 어떤 영역에서는 눈부시다고 할 정도의 것도 있습니다.

 

북한은 미국도 개발하지 못한 극초음속 미사일, 차량 이동식 대륙간 탄도미사일, 핵 무인 수중 공격정 등을 속속 개발하고 실전배치했습니다. 북한군은 러시아 국방부장관이 “세계 최강의 군대”라고 칭찬할 정도로 발달해 있습니다. 

 

또 북한이 연말연시를 비롯해 주요 계기마다 진행하는 정치문화행사를 보면 내용과 형식, 규모가 다른 나라에서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독특하고 화려합니다. 수많은 청년이 군대나 돌격대, 험지에 탄원할 정도로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걸 당연히 여기는 문화가 있을 정도로 국민대통합도 잘 되어 있습니다. 

 

▲ 2024년 1월 1일 신년경축대공연 모습.


또 평양에 매년 1만 세대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고 있는데 사진을 보면 선진국 대도시의 중심가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으리으리합니다. 어느 나라든 대도시가 먼저 발전하고 시골 마을은 뒤떨어지기 마련인데 최근 북한의 농촌 마을을 보면 대도시 교외의 전원주택 단지가 연상될 정도로 고급스럽습니다. 

 

▲ 올해 4월 16일 준공식을 한 화성지구 2단계 1만 세대 아파트 단지.


최근 북한이 완공한 대규모 온실 농장을 보면 첨단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팜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강동종합온실농장 원통형 채소 재배 장치.     

 

이런 북한의 모습에서 ‘북한 붕괴’의 징조를 찾는 건 불가능합니다. 

 

전에 없던 ‘붕괴 징조’가 나타나기는커녕 ‘붕괴 안 할 징조’만 보이는데도 왜 전문가들은 북한 붕괴론에 매달릴까요? 이들은 마치 어떤 신념에 가득 찬 듯합니다. 차 석좌를 비롯한 미국 북한 전문가들이 현실과 무관하게 반복해서 북한 붕괴를 주장하는 것은 그것이 신념이기 때문이라고밖에 해석할 수 없습니다. 

 

‘북한 붕괴론’을 신념으로 만든 세 가지 요인

 

왜 이런 신념을 갖게 되었을까요? 

 

먼저, 소련 붕괴라는 역사적 경험에서 이런 신념을 갖게 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1991년 소련이 붕괴하였습니다. 미국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대결에서 완전히 승리했다고 선언했습니다. 차 석좌는 소련 붕괴의 경험을 북한에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소련과 북한을 똑같이 보면 소련도 붕괴하였으니 북한도 붕괴할 것이라는 신념이 생길 수 있지요.

 

차 석좌는 북한과 소련의 차이점을 보지 못했습니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저서 「사회주의는 과학이다」에서 북한과 소련의 사회주의가 다르다고 이미 밝혔습니다. 즉, “여러 나라에서 사회주의가 무너진 것은 과학으로서의 사회주의의 실패가 아니라 사회주의를 변질시킨 기회주의의 파산을 의미한다”라는 것입니다. 북한은 자신의 사회주의는 과학적 사회주의이며 소련은 변질된 사회주의, 즉 사회주의가 아니라 기회주의라고 규정하며 그래서 소련이 망했다고 하였습니다.

 

차 석좌가 이런 내용을 검토하지 않았거나, 검토하였더라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였거나, 이해는 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자신의 신념으로 돌아와 버린 것일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인간에 관한 철학적 관점에서 이런 신념을 갖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의 신념은 ‘사회주의는 망할 수밖에 없다, 자본주의가 승리하고 흥한다’고 보는 신념일 것 같은데, 이런 신념은 인간에 대한 나름의 철학적 관점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사상적 토대는 개인주의입니다. 미국은 인간을 개인의 욕망을 추구하는 개인적인 존재로 생각합니다. 차 석좌는 개인의 욕망을 무시하고 집단을 우선하는 사회주의는 반드시 망한다고 생각한 듯합니다. 

 

또 기독교의 관점에서 사람은 원죄를 가지고 태어난 나약하고 의존적인 존재며 신에게 의탁해야만 살아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신에게 의존하지 않고 사람의 힘으로 살아가겠다는 사회주의는 기독교에 ‘악마’나 다름없습니다. 신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믿는 기독교의 관점에서 무신론자의 사회인 사회주의를 심판하는 것도 신의 뜻이 됩니다. 

 

그러나 북한은 인간을 사회적 존재로 생각합니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로서 가지는 자주성, 창조성, 의식성이라는 사회적 속성을 가지고 있고 집단주의를 구현해야 그 속성이 실현되고 발전한다는 게 북한의 인간관입니다. 또 인간은 누구에게 의존할 필요가 없으며 자기 힘으로 자연과 사회를 자기에게 이롭게 바꿀 수 있다고 봅니다. 북한의 이런 관점에 따르면 사회주의가 인간의 본성에 맞고 오히려 자본주의는 인간의 본성에 맞지 않습니다. 

 

차 석좌는 ‘사람은 개인주의적 존재며 돈과 쾌락, 욕망의 노예다. 사람은 선악과를 몰래 먹은 아담과 이브의 원죄를 이어받은 죄인이며 신의 구원을 받아야 하는 나약한 존재다’라는 미국식 철학에 빠져 북한의 인간에 대한 철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끝으로, 북한 붕괴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이런 신념을 갖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군사·경제 압박으로 북한을 붕괴시키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3일, 3개월, 3년이 아니라 30년이 지나도 그냥 건재합니다. 오히려 군사·경제적으로 더 발전하고 있습니다. 모든 방법을 다 동원했는데도 북한을 무너뜨리지 못했습니다. 이제 남은 방법은 북한 스스로 무너지는 것밖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차 석좌와 같은 사람들은 북한이 내부적으로 붕괴한다는 것을 신념으로 삼지 않으면 자기모순에 빠져 미쳐버릴 수도 있습니다. 자기 마음의 평안을 위해 북한 붕괴를 신념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페이지  |   코레아뉴스  |   성명서  |   통일정세  |   세계뉴스  |   기고

Copyright ⓒ 2014-2024 [정조준56] 신념이 되어 버린 , 북한 붕괴론, 현실은? > 정세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