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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 북한이 주도한, 일본 핵오염수 해양투기, 규탄 유엔 안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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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3-08-27 17:13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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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주도한 ‘일본 핵오염수 해양투기’ 규탄 유엔 안보리


박 명 훈 기자  자주시보  8월 27일 서울

한·미·일이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를 규탄하려 소집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공개회의에서 북한이 일본의 핵오염수 해양투기를 강하게 규탄했다. 이 때문에 안보리는 일본을 규탄하는 무대가 됐다.

 

지난 8월 25일(현지 시각)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회의는 본래 지난 24일 북한이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 로켓 ‘천리마-1형’에 실어 발사한 것에 관한 대응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번 회의는 북한을 규탄하는 결의나 의장 성명을 채택하려는 한·미·일에,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 주변에서 한·미·일이 북한을 적대하는 군사 활동을 벌인 데 따른 대응이라고 맞받아치면서 지난번 회의처럼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하고 끝나는 듯했다.

 

그런데 당사국 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한 김성 유엔 주재 북한 대사가 작정하고 발언에 나서면서 흐름이 달라졌다 

 

김성 대사는 미사일 발사는 북한의 자위권이자 주권사항이므로 안보리 결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서두를 뗀 뒤 “일본이 대량의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핵오염수 해양투기 결정으로 인류의 안전과 안보, 생태 환경을 극도로 위협하고 있다”라면서 “일본의 극악무도한 반인륜적 범죄를 규탄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긴급히 발언 신청을 한 이시카네 기미히로 유엔 주재 일본 대사는 “북한이 오늘 주제와 관련 없는 얘길 했는데 분명히 언급해두고 싶다”라면서 “(핵오염수 문제가) 정치적 논의의 대상이 돼선 안 된다. 과학적 근거가 없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김성 대사는 “핵오염수 해양투기는 유엔 안보리의 의무와 직결된 문제다. 핵오염수 해양투기는 해양 생태 환경을 파괴하고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명백한 범죄”라고 또다시 강조했다.

 

중국도 북한과 함께 일본을 규탄했다.

 

겅솽 유엔 주재 중국 부대사는 “중국은 일본이 국제사회의 반대를 무시하고 여론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원전 오염수를 해양에 투기해 전 세계에 핵 위협을 전가하는 것에 강력히 반대한다”라면서 “원전 오염수를 인위적으로 해양투기한 건 전례도 없고 지금까지 기준도 없었다. 건강과 환경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눈에 띄는 건 당황한 투가 역력했던 일본이 북한과 중국에 비슷한 답변을 되풀이하는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이 전혀 도와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황준국 유엔 주재 한국 대사와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를 비판했을 때와는 다르게 따로 발언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

 

북·중·러를 겨눈 한·미·일의 공동 대응을 강조해오던 한국과 미국이 일본을 돕지 않고 내내 침묵을 지킨 건 의아한 일이다.

 

이는 해양투기가 전 인류의 건강과 관련한 민감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괜히 일본을 두둔하고 나섰다가 손해만 볼 것이라는 계산이었을 공산이 크다. 특히 한국과 미국 정부는 일본의 해양투기 결정을 지지했는데, 안보리에서도 해양투기를 지지했다는 비판을 받느니 차라리 가만히 있는 게 상책이라는 판단을 했을 법하다.

 

한·미·일은 북한이 일본의 핵오염수 해양투기 문제를 꺼낼 거란 예상을 하지 못하고 허를 찔린 것으로 보인다.

 

26일 미국 국영 방송 미국의소리는 일본의 핵오염수 해양투기에 관한 내용을 쏙 빼고 회의 결과를 보도했는데, 미국에 불리한 사안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한·미·일이 소집한 회의를 일본의 핵오염수 해양투기 규탄에 활용한 북한과 뒤따라 가세한 중국의 공동 대응은 통했다. 이번 회의는 안보리를 통해 핵오염수 해양투기의 심각성과 위험성을 국제사회에 경고했다는 측면에서 일정한 ‘성과’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북한과 중국은 앞으로도 안보리가 열릴 때마다 일본의 핵오염수 해양투기를 성토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여기에 러시아 또한 일본 규탄에 힘을 모은다면 파장은 더 확산될 것이다.

 

최근 몇 년 새 북한을 규탄하기 위해 미국이 주도한 안보리는 어김없이 ‘빈손’으로 끝났다. 일본의 핵오염수 해양투기 문제를 꺼낸 북한에 이렇다 할 대응조차 하지 못한 미국이 안보리에서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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